구글핏과 애플 헬스킷,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구글과 애플은 안드로이드와 iOS로 모바일 OS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결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점차 커지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과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곧 대대적으로 격돌할 것이 분명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웨어로 이미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했고 애플도 아이워치를 내놓으며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할 것이 유력하죠. 그러나, 웨어러블에서는 구글이 먼저 치고 나왔지만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애플이 헬스 앱과 헬스킷을 먼저 공개하면서 구글보다 한박자 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애플 헬스킷
지금까지 출시된 건강 관련 앱은 다양하지만 이들로부터 수집된 건강 정보는 각각의 앱에 나누어 저장되고 각가의 앱에서만 활용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퓨얼밴드를 통해 측정한 건강 데이터는 나이키 퓨얼밴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핏빗이나 런키퍼 역시 자체 측정 데이터는 자체적으로만 활용이 가능했죠.
물론 일부 앱은 다른 앱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모든 데이터를 다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애플이 공개한 헬스킷은 이런 데이터 공유를 한차원 더 발전시켜 모든 건강 관리 및 운동 앱에서 수집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하나의 데이터 베이스에서 통합 관리하고 함께 공개한 헬스앱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애플이 지난 WWDC에서 발표한 헬스킷은 지금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OS 기기로 출시된 여러가지 건강 관련 앱을 통해 측정한 사용자의 심박수와 수면 데이터, 체중, 혈압 등의 건강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일종의 건강 플랫폼입니다.
헬스킷은 조만간 정식 출시될 애플의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8에 포함되는데 헬스킷과 함께 공개된 헬스 앱이 iOS8에 기본으로 내장되어 관련 기능을 수행하게 되죠. 다양한 헬스 기기와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합해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 헬스 앱을 통해 활용하게 됩니다.
헬스 앱은 대시보드, 헬스 데이터, 소스, 메디컬 아이디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건강 관련 데이터를 관리할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가지 앱을 통해 측정한 운동량, 식습관, 칼로리 섭취량 및 소모량, 수면 데이터 및 심박수 측정 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혈압이나 혈당 측정 결과도 알 수 있죠.
여러가지 건강 관련 앱을 모두 열어 볼 필요 없이 모든 데이터를 헬스앱의 대시보드에서 한꺼번에 확인하고 헬스 데이터에 저장하며 어떤 소스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각종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입력하고 수집할수 있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응급카드를 작성할 수도 있죠.
또한, 나이키 ‘퓨얼밴드’ 같은 써드파티 웨어러블 기기와 앱을 통해 수집된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이 발견되면 제휴관계에 있는 클리닉 앱을 통해 주치의에게 보내져 즉각 진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헬스킷은 이러한 건강 및 피트니스 앱들을 서로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해주고 헬스 앱을 통해 더욱 강력한 기능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자 일종의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건강 관리 기능에 특화되어 개인의 건강을 측정할 뿐 아니라 측정한 개인의 건강 정보를 관리하고 건강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처방과 대처법을 제공하도록 하는 통합적인 플랫폼의 역할도 하고 있죠.
아이워치는 이러한 헬스케어 플랫폼의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애플의 관심은 아이워치보다는 헬스킷에 맞춰져 있고 때문에 헬스킷은 iOS8의 핵심 기능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애플이 아이워치를 가볍게 보지는 않을 것이지만 커다란 시각에서 보면 아이워치보다는 헬스킷이라는 플랫폼을 먼저 단단하게 구축하는 것이 아이워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집을 지을때 먼저 터를 단단하게 해주어야 그 위에 올라서는 집이 튼튼한 것 처럼 말이죠.
애플이 아이워치보다 헬스킷을 먼저 선보인 것은 건강 관리 플랫폼이 웨어러블 기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헬스킷을 통해 건강 관련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의료기관이나 건강 관련 기업 및 개발자들에게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웨어러블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웨어러블보다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비즈니스가 더 매력적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봐야 합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여러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의 보조 도구로서 의미가 있을뿐 눈에 띄는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건강 관리 기능은 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다양한 건강 관리 기기 및 프로그램과 별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웨어러블 기기는 그저 비슷한 건강 관리 기기 중 하나일 뿐이고 다른 점이라면 스마트폰과 연동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반면에 헬스케어 플랫폼을 장악한다면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해 다양한 건강 관리 기기 및 프로그램, 서비스 등을 모두 통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죠. 애플이 아이워치보다 헬스킷을 먼저 공개하고 이를 지난 WWDC에서 발표한 이유가 바로 그런 점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구글핏
구글이 I/O 2014에서 선보인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은 애플의 헬스킷과 개념적으로는 비슷하지만 활용에 있어서는 다른 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애플의 헬스킷은 각종 건강 관련 정보를 함께 선보인 헬스 앱에서 통합 관리 및 사용하도록 만들어 주는데 반해 구글핏은 각종 헬스케어 앱에서 생성된 건강 정보를 받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일종의 데이터 중앙 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죠.
예를 들어 기어핏이나 나이키 퓨얼밴드같은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구글핏으로 보낼수 있고 이를 다른 앱이 접근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공유 여부는 사용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구요.
하지만 애플과는 다르게 건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활용하는 헬스 앱과 같은 통합 관리 앱을 외부 개발자가 만들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기본은 같은 안드로이드지만 제조사마다 다른 UI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구글핏은 통합된 건강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하도록 해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다양한 업체들을 파트너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고 헬스킷은 통합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활용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