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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하버드대 교수, 분쟁 예측 AI 개발… “파괴가 아닌 평화를 위해”

아나디르 호라이즌 공동창립자 아르비드 벨, ‘평화 기술’로 세계 지도자들의 행동 시뮬레이션하는 노스 스타 소프트웨어 공개

전 세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전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아르비드 벨(Arvid Bell)이 공동창립한 아나디르 호라이즌(Anadyr Horizon)이 개발한 ‘노스 스타(North Star)’ 소프트웨어가 그 주인공이다.

AI로 세계 지도자들의 행동 예측

“나는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뮬레이션하고 싶다. 하지만 세상을 파괴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벨 교수는 말했다.

벨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포함한 많은 분쟁들이 전문가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그의 관찰에서 이 기술 개발 동기가 시작되었다. 그가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분쟁들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세계는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지역에서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들은 상당한 인명 피해를 초래하고 있어, 인류의 파괴적 성향을 예측하고 완화할 수 있는 AI와 같은 혁신적 해결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교한 ‘디지털 분신’ 기술의 작동 원리

노스 스타는 세계 지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다양한 조건에서 시뮬레이션하는 정교한 “디지털 분신”을 만든다. 이 시스템의 놀라운 점은 수면 부족과 같은 세부적인 요인까지 고려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이 보고된 네 시간의 수면으로 활동할 때와 충분한 숙면을 취했을 때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지까지 모델링한다.

이 시스템은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실행하며, 각각은 의사결정자의 인식이나 군사 전략 논의의 구체적인 순서와 같은 약간씩 다른 변수를 가진 독립적인 가상 세계를 나타낸다. 인터페이스는 1970년대의 고전 비디오 게임 “오리건 트레일”을 연상시키며, 시뮬레이션된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기록한 방대한 텍스트를 표시한다.

노벨상 수상팀 참여 물리학자와의 협업과 실제 적용 사례

노벨상 수상 연구팀 참여 물리학자 페렌츠 달노키-베레스와 협력하여 개발된 이 기술은 단순히 결과를 예측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지도자가 비공식 협상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조언도 제공하여 외교적 노력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워싱턴에서 열린 AI+ 엑스포에서 시연된 바에 따르면, 벨은 노스 스타가 미국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경우의 잠재적 결과를 모델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22년에 이 시나리오를 검토했을 때, AI는 러시아의 추가적 긴장 고조 가능성을 60%로 예측했다. 소프트웨어는 심지어 러시아 대외정보청(SVR)의 가상 정보 보고서를 생성하여, 이러한 긴장 고조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을 설명하기도 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영감을 얻은 ‘조기 경보 시스템’

‘아나디르(Anadyr)’라는 이름은 1962년 10월 소련이 쿠바 서안에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를 배치할 때 사용한 작전명에서 따온 것이다. 벨 교수는 만약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노스 스타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유명한 “13일간의 위기”가 아닌 6개월의 대응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 이름을 되찾아 ‘다음 아나디르 작전을 우리가 조기에 탐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조기 감지 능력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며칠이 아닌 몇 달의 대응 시간을 제공하여, 국제 위기 관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평화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벨 교수가 제시하는 ‘평화 기술(peace tech)’은 기존의 군사 기술과는 정반대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 사람이 시작한다”고 그가 LinkedIn에서 언급했듯이,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며, 그 활용 방식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협상 시스템 설계와 위기 의사결정 모델링 분야의 선구자인 벨의 접근법은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중동 등 지정학적 분쟁지에서 정치 지도자들과 함께 일한 그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2023년 벨의 평화기술 관련 학술 연구에서는 이를 “전쟁을 끝내기 위한 디지털 혁신”으로 설명하며, AI 시뮬레이션이 국제 분쟁 예방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업계의 주목과 향후 전망

이 벤처는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를 포함한 기술업계 인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전망에 따르면 평화기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나디르 호라이즌은 이 새로운 분야의 선두에 서 있다.

하지만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오히려 지정학적 긴장을 의도치 않게 높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 교수는 자신의 의도가 근본적으로 평화적임을 강조하며, 첨단 AI를 더 효과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역학을 충분히 이해하여 이를 예방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이 파괴가 아닌 평화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노스 스타는 앞으로 국제 분쟁 예방과 외교 전략 수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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