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5일. AI가 몇초 만에 이미지를 만들고 보고서를 몇 분만에 만드는 시대. 71명의 작가가 며칠, 몇 주, 몇 달 손으로 만든 것을 인정받았다. 제9회 아이디어스 핸드메이드 어워드 시상식이었다.

수상자는 작가의 장인정신(Craftsmanship), 독창성(Creativity), 유일성(Custom-made), 플랫폼 기여도(Contribution)와 함께 매출 성과, 고객과의 소통을 종합 평가해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작가들을 향해 말했다.

“작가의 길은 매우 외롭습니다.”

새벽까지 혼자 손으로 만들고, 주문이 없을 때 느끼는 불안, 작은 고민도 나눌 곳 없는 외로움.

“우리가 이것을 대신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외롭지 않게끔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걸어왔습니다.”

그는 새 이야기를 꺼냈다. 혼자 나는 새는 외롭다. 잠깐 빨리 날 수 있지만 멀리 갈 수 없다. 함께 나는 새들은 훨씬 멀리 날아간다. 기러기와 철새들의 편대비행이 혼자 날 때보다 70% 이상 멀리 가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올해 시상식의 주제는 ‘함께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대상은 식품 부문 작가 ‘정인당’이 받았다. 아이 둘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둘째가 태어났다. 육아와 병행하기 힘든 시기였다. 그럼에도 트렌드를 연구하고 빠르게 제품을 내놓았다. 물론 핸드메이드로.

“제가 특별히 잘한 게 아니라 아이디어스 관계자들과 여기 계신 작가님들, 그리고 좋은 제품을 알아봐 주시는 고객분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속도의 의미가 다르다. AI는 알고리즘을 순식간에 분석한다. 정인당은 연구하고 개발하고 손으로 만든다. 그 시간에는 소통과 신뢰가 담긴다.

패션/잡화 부문 우수상을 받은 ‘세날다’ 제나일 작가는 10월에 그만두려고 했다. 그 와중에 어워드 초대장을 받았다.

“제 현재 상황을 알아봐 준 것 같았어요. 아이디어스는 작가가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작업을 이어가려 합니다.”

객석에서 가장 큰 박수가 나왔다.

지난해 수상자 ‘아비엥또’ 작가는 올해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아들이 군 제대를 하고 딸이 결혼했다. 바쁜 한 해였다.

“그래도 똑같이 일했어요. 눈 뜨면 일하고 눈 감고도 일 생각하고. 가족들이 워커홀릭이라고 하더라고요.”

변하지 않는 일상. 그것이 가치였다.

2025년 아이디어스는 ‘함께’를 구체적 성과로 만들었다.

IP 콜라보로 156개 신제품을 냈다. 디즈니, 산리오, 해태아이스, 오뚜기 등과 협업했다. 해태아이스와 협업한 작가 중에는 매출 1억 원을 기록한 사람도 있었다.

작가들은 미디어 화제도 만들었다.

‘제나일’ 작가의 수제펜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방앗간아이’의 김은 정승재 작가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꼭두도예’는 유퀴즈에 출연했다. ‘세이리’ 작가는 해태아이스 폴라포 향수를 만들었다. SNS에서 “만우절 이벤트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무형무궁 프로젝트는 누적 10억원을 지원했다. 문화재청과 MOU도 맺었다. 전통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작가 프로젝트는 13기까지 진행됐다. 참여 작가 58명 중 48명(83%)이 월 1000만원을 달성했다. ‘리베유’ 작가는 월 6만원에서 1081만원으로 180배 뛰었다. 또 다른 작가는 평균 200만원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매출이 올랐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변화”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d+ 멤버십은 15만명을 넘어섰다. VIP 클럽으로 출발해 최대 14만명까지 갔던 멤버십이 새로운 이름으로 16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최근 6개월 평균 MAU는 500만명이다.

아이디어스-텀블벅-텐바이텐 생태계의 누적 거래액은 2조8000억원이다. 아이디어스만 1조3000억원이다. 세 서비스는 각각 ‘핸드메이드’, ‘크라우드펀딩’, ‘디자인 편집숍’으로 창작자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김동환 대표는 2026년 계획을 밝혔다. 선물 기능 강화, IP 콜라보 확대, d+ 혜택 강화, 그리고 글로벌 진출. 특히 일본은 영문 버전보다 2년 늦게 진출했지만 현재 트래픽이 가장 많다.

1월에는 새로운 IP 콜라보가 공개된다.

AI는 시간을 압축한다. 핸드메이드는 시간을 담는다.

2025년 핸드메이드 작가들은 AI 시대에도 손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AI에 저항하지 않는다. 많은 작가가 마케팅이나 디자인 아이디어에 AI를 쓴다. 하지만 실제 작품은 손으로 만든다.

아이디어스는 10년 넘게 그렇게 함께 날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