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76] ‘한국과 미국 VC로부터 21억 투자유치’ 스파이카 김호선 대표
23일, 500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스타트업이 한국과 미국 VC로부터 총 2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바로 스파이카(대표 김호선)이야기다.
스파이카는 대용량파일 공유 서비스인 선샤인의 개발사(이전 서비스명인 쉐어온(ShareON))로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3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김호선 스파이카 대표는 늦깍이 창업가로서 원활히 사업이 풀리지 않았던 때도 있었지만, 창업초기부터 한국 IT기업으로서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꿈을 안고 부단히 걸어왔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파이카 김호선 대표
스파이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파이카는 2009년 전 세계를 주름잡는 즐거운 회사, 멋진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를 기치로 설립된 회사입니다. 창업 초기부터 장기적 계획을 세운 후 필요 기술을 단계별로 확보하며 플랫폼으로 성장 시켰습니다. 스파이카는 현재 선샤인(Sunshine, 기존 서비스 ‘ShareON’에서 브랜드 변경) 외에 미디어 공유 플랫폼을 삼성, CJ 등에 공급하고 있어요. 94년도에 삼성에 디자인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제가 이제는 삼성에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 거예요.
대표님의 창업 과정은 어떠했는지 짧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 첫 직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상품기획 분야였어요. 2000년도부터는 블루투스, 스마트폰, DMB, PMP, MP3 등을 개발하는 하드웨어 및 반도체 회사에서 마케팅 상품기획팀을 책임졌고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게 됐어요.
창업하기 전 벤처기업에서의 제 10년은 정말 치열했어요. 시멘트 바닥에서 은박 돗자리 달랑 하나에서 자기도 하고, 카드로 직원들 월급 주느라 빚도 지고, 전 세계를 다니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피 말리는 협상을 진행해보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건, 한국의 IT 기업은 기술 경쟁력은 분명 있지만,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거였어요. 선례를 찾기도 어려웠고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도 사라지는 수많은 회사를 지켜보며, 장기적 플랫폼을 만들고 글로벌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기업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렇게 스파이카를 창업하게 됐어요.
서비스 소개 및 스파이카의 현 상황에 대해 들려주세요.
2014년 말 대용량파일 공유 서비스 선샤인 베타를 론칭했어요. 이번 달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아 한국과 미국에서 21억의 투자를 유치 완료 했고요. 현재는 미국투자사 500 스타트업(500Startup)의 샌프란시스코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선샤인은 100GB같이 매우 큰 용량의 비디오나 수백장의 사진을 몇 번의 클릭만으로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앱서비스예요. 저장하기 전 미리보기를 한 후, 원하는 것만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고요.
처음 스파이카가 이 모델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였으며, 현재의 서비스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중간에 사업 모델을 바꾼 것이 아니고, 초기 단계별 계획대로 진행한 것입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의 벤처붐을 겪으면서, 확고한 기반과 전략 없이 투자를 받기보다는 B2B라이센스 비즈니스를 통해 기술과 제품기반을 쌓고 동시에 운영자금 확보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어요. 2011년부터는 미들웨어를 플랫폼으로 확대했고요. 2013년 말 MVP로 마켓 반응을 확인하며 제품의 방향을 정리했고, 마침 그때가 기술, 시장, 유저가 모두 준비된 최적의 상황이라고 판단해 모바일 기기 간 대용량 파일 공유가 가능한 앱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죠. 2014년에 B2B 매출을 줄이고, 투자를 늦어도 2014년 3분기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어요.
돌이켜보면 2014년은 예상했던 대로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자금은 없고, 투자는 계획대비 늦어지고, 제품개발 역시 예상보다 늦어졌죠. 하지만 믿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2014년 10월 선샤인 안드로이드, 윈도우 버전을 론칭했고, 12월에 바로 iOS, 맥 버전을 론칭할 수 있었어요.
현재 모델을 기획할 때 방향성이라면요?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등장과 다양한 OS들의 등장으로 다양한 디바이스간의 파일 공유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판단을 배경으로 현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분명 제조사간의 호환성도 문제가 있을 것이며, 클라우드 서비스는 속도 문제 및 과금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단말기 간의 미디어 공유플랫폼을 만들고자 두 줄로 계획을 세웠어요. 하나가 로컬기반 단말기 간의 공유를 가능하게 하자는 거였고 또 하나가 원격단말기 간의 공유로 장소, OS, 제조사 등에 상관없는 공유 플랫폼을 만들자는 거였죠.
제 이전 회사들에서, MP3, PMP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을 활용한 제품 또는 솔루션을 상용화해 본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단말간의 파일 이동 편이성이 얼마나 유저, 시장, 기업에 영향을 미치며, 폭발적인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는지 직접 겪어왔어요. 비록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는 아이템이었지만, 반드시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여겨 시작했고, 지금까지 완성시켜 나가고 있는 거죠.
2013년 테크크런치 상하이에서 인기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후 어떤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나요?
테크크런치 상하이는 저희 제품을 알리는 계기가 됐어요. 인지도 높은 테크크런치에서 인기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중국 및 해외 언론에 노출되고, 저희 제품 자체가 MVP 단계였지만, 시장의 관심이 더 높아져 해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도 한층 수월해진 듯 해요.
500스타트업 입성기를 들려주신다면요?
치열한 B2C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 2014년 하반기부터 고민 중이었어요. 홍콩, 중국, 일본, 미국등 주요 국가들의 데모데이에 참가하며 다양한 투자 환경, 시장의 차이점등을 파악했죠. 한 나라씩 접근해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접근하는 방법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갈 무렵이었어요. 마침 500스타트업 EIR(Entrepreneur in Residence) 팀 채(Tim Chae)의 제안을 받게 되었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죠. 하지만 투자 계약이 계속 지체되어,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500스타트업에 참가하려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11월 초 샌프란시스코 데모데이에 참가하면서 자금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었는데요. 11월 5일 체류 마지막 날, 호텔 로비에서 차가운 샌드위치를 먹으며, 페이스북을 보고 있을 때였어요. 우연히 버진항공사 사장의 기사를 보는데, 바로 이거다 싶더군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의 기사를 읽으며, 나는 뭐가 두려워서 이렇게 고민을 하나 싶더라고요. 제 비전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라면 어떤 리스크가 있든 뚫고 나가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 이런 좋은 기회가 왔는데 고민으로 날리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바로 비행일정을 바꾸었고 다음 날 500스타트업 사무실을 방문했죠. 팀과 미팅도 하며 프로그램과 투자에 대한 상세 설명을 들었어요. 그 자리에서 1월 배치에 들어가기로 결정 했고요.
12월 한국 투자사분들의 주요 의사 결정이 있었지만 계약 완료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치 참가를 위해 1월 출국했고, 마지막 계약서 및 세부 조율을 통해 최근 한국 투자사 두 곳과 500스타트업으로부터 투자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요. 이 과정에서 프로덕트가 바뀐 부분이 있나요?
500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UI/UX, User Growth, 투자, 네트워킹 등 네 가지 큰 주제로 교육과 멘토링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사용자를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성공적인 엑싯(Exit) 경험을 가진 500 파트너들과 멘토들이 핵심 컨셉을 더욱 심플하게 잡아주고 있죠. 아울러 유저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Data Driven 마케팅에 적합하도록 바꿔주며, 프로덕트 최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저희의 경우 프로그램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고, 선샤인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현지의 영향력 있는 미디어들까지 적극적으로 소개받을 수 있었고요. 특히 초기부터 제품과 회사 밸류를 어떻게 포지셔닝할것인지 전략까지 함께 설계해주어 아주 신나는 변화를 겪고 있어요.
투자유치에 대해 이어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 및 미국 VC로부터 21억의 투자를 유치하셨는데요. 골자는 무엇이었나요?
IMM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 기술투자 각 10억씩, 500 스타트업으로부터 10만 달러를 지원 받았는데요. 제품의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과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제품 포지셔닝을 높게 평가 받은 것 같습니다. 500 스타트업 팀 채가 최근 WSJ 인터뷰에서 밝힌 바를 인용하자면, “선샤인은 모바일과 소셜시대인 이 시대에 드랍박스가 창업됐다면 갖고 있을 모습”이라는 설명을 해줬어요.
투자유치 금액에 대해 한국에서는 시리즈 A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요. 여기에서는 시드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유치는 금액적인 부분 외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있을 텐데요?
투자사들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IMM, Posco를 통해, 국내 네트워크 확보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500 스타트업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 확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투자사 측에서 스파이카의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나요?
경영 참여는 하지 않지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실 겁니다.
이번 투자금의 주요 사용처는 어디인지요?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투자금은 기본 회사 운영 및 신규 인력 채용, 마케팅 등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두 개 국가로부터 함께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흔한 사례가 아닙니다.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우리 스타트업에게 유경험자로서 해주실 말씀이라면요? 어떤 것을 유념해야 할까요?
모든 회사는 각자의 제품과 리소스에 따른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이번에 500프로그램 참석할 때, 많은 분들이 작은 기업이 미국 진출을 너무 급히 하는 거 아니냐는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그러나 저는 이것이 미국 진출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글로벌 사업을 위한 기본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사업의 기본이며, 끈기 있게 길을 찾다보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스파이카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스파이카는 단기적으로는 베타서비스 단계인 선샤인의 사용자가 핵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즐거운 회사, 혁신적인 제품으로 , 글로벌 성장의 성공적 사례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