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82] 스타트업 기획자들을 만나다
(왼쪽부터)헬로네이처 이승재 실장, 패스트캠퍼스 이성훈 매니저, 플라이앤컴퍼니 한소라-이신웅 팀장, 스트라입스 이창훈 이사
본인 소개 및 서비스 소개 부탁드린다.
스트라입스 이창훈 이사(이하 창훈) : 스트라입스 공동창업자 이창훈이다. COO 역할을 맡고있고, 오퍼레이팅과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다. 전공은 UX로, 콘텐츠 메이킹 등 고객들에게 보이는 측면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고.
스트라입스의 시작에 대해 말하자면, 보통의 남자들이 안심하고 옷을 입을 수 있는 방법이 참 많이 없는 것 같더라. 정장이 필요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현빈이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들어 들어가서 입어봤다고 치자. 내가 현빈이 아니지 않나. 의류 시장은 이런 허상을 팔고 있다고 봤다. 그를 해결키 위해 보통의 남자들이 가장 옷을 쉽게 잘 입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것이 맞춤이라고 왔다. 스트라입스 초기 모델이 이것인 셈이다.
즉, 스트라입스는 남성에게 맞춤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것의 매개체가 셔츠, 정장, 차후에 출시될 니트, 면바지 등 모든 패션 아이템이 될 것이고. 맞춤의 경험을 통해 당당하고 나다워질 수 있는 가치를 선사하고자 한다.
플라이앤컴퍼니 한소라 팀장(이하 소라) : 플라이앤컴퍼니 한소라이다. 서비스 기획 팀 소속이고, 주로 고객 관점에서 기존 서비스의 개선사항을 도출해 내거나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획에 힘을 쏟고 있다.
플라이앤컴퍼니의 대표 서비스는 푸드플라이로, 강남, 서초, 송파 지역에서 배달되지 않는 유명 맛집들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푸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품들도 ‘플라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패스트캠퍼스 이성훈 매니저(이하 성훈) : 패스트트랙아시아 소속으로 일을 하다가 성인 대상 실무 교육 플랫폼 사업은 패스트캠퍼스를 론칭하는 것에 참여하게 됐고, 지금은 패스트캠퍼스 소속으로 강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강사 소싱, 커리큘럼 기획, 수강생 커뮤니티 운영 등이 주 업무이다.
패스트캠퍼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교육과 실무에 괴리감을 느껴지는 것에서 시장성을 발견했다. 기존 기업에서는 이 괴리를 도제식의 개별적 지식으로 알려주는데, 저희는 이걸 시장으로 가지고 나와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테면, 데이터분석이나 브랜딩, 디지털 마케팅 등 대학에서 아직 과목화 되지 않았으나 실무에서는 많이 필요한 교육을 커리큘럼화 해서 교육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헬로네이처 이승재 실장(이하 승재) : 헬로네이처 기획실장 이승재이다. UI/UX/CX/BX 관련된 브랜딩이 주 업무이다. 현재 헬로네이처 서비스의 기본 방향성을 바로잡고, 온라인 트렌드에 맞게끔 재정립하고 설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과거 광고 에이전시에 있었다. 플랫폼에 관련된 키오스크나 일반 디바이스의 콘텐츠 기획을 담당했고, ATL/BTL을 모두 다루는 팀을 꾸리기도 했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기엔 조금 많은 나이일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열정을 태워보자는 마음으로 소개받고 합류하게 됐다.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유기농 식품 전자상거래 서비스로 시작해 최근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로 확장변형 했다.
헬로네이처 이승재 실장
직함과 담당업무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획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스스로 정의하고 있는 기획에 대해 말해준다면?
승재 : 과거 온라인 분야의 기획자라고 하면 AE와 플래너가 존재했다. AE는 광고 기획자를 의미하고 플래너는 플랫폼 기획자를 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를 테면 예전에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 비디오 게임이 존재하지 않았나. 어느 날부터는 게임 하면 온라인 게임만을 상징하고 있고. 그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일반 에이전시의 AE가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 대한 이해 없이 광고적 지식만 가지고 있으니 직군 간 커뮤니케이션 상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를 가운데서 조율하는 리베로적인 AE도 나타나게 됐고. 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광고 에이전시 소속 당시 그런 융화를 만들어냈고, 다른 성향의 기획자들과 함께 팀을 꾸려 PM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광고 에이전시 합류 전 웹 에이전시에서 경험을 쌓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본다.
즉 기획자란 한 마디로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다. 서로와 서로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융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아가 고객과 서비스를 연결시키는 것이고.
성훈 : 교육에서 기획이라고 하면 강의기획을 이야기 하는 건데,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교육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컨텐츠 기획과 커뮤니티 빌딩의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이 두 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 오프라인 교육에서 이 둘을 분리하면 담당자는 편하지만 교육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 관점을 조금 더 확대해서 보자면, 강의 기획자는 결국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는 역할일 거다. 회사 내부의 업무 조율도 있고, 교육을 중심으로 캠퍼스-강사-수강생의 의견을 조율하기도 하고. 기획자는 그 중심에 서서 각각의 오리지널리티가 최대한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만족도를 최대로 올릴 수 있게끔 서포트 하는 역할이다.
창훈 : 회사를 다니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된 입장으로 큰 기업에서의 기획자와 스타트업의 기획자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대기업은 충분한 총알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할 수 있다. 된장처럼 푹 묵혔다가 어느 시점에 오픈을 해서 잘 되는지를 보는 그런 게임인 셈. 반면 스타트업은 일단 총알이 없다. 작게 만들어서 일단 테스트를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다섯가지의 기획안이 있다면 그 중 효율이 좋은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 결국 효율을 기반으로 한 선택과 발 빠른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추상적이었던 이야기를 사례들로 구체화 해보자. 실제 서비스 기획 과정에 대한 것과 그 속에서의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말해 달라.
창훈 : 스트라입스를 하며 한 번 큰 시행착오를 겪은 적 있다. 지금 스트라입스는 방문 신청을 해야지만 저희가 찾아가서 측정을 해드리는 서비스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스트라입스라는 이름이 하나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어떻게든 스트라입스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 최대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희를 어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그 방법으로 기업과 강남 지하철 역 등을 거점으로 삼고 오프라인 영업을 하기 시작했고. ‘저희는 스트라입스인데, 한번만 사이즈를 측정해놓으면 그 뒤로는 온라인으로 편하게 셔츠를 구매할 수 있어요’ 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는 거다.
저희를 본 분들은 신기하고 궁금하니까 사이즈는 다들 재더라. 그런데 그게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스트라입스에 대한 동기가 충분히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측정한 사람이 2-300명이었는데, 구매 전환율이 5%도 되지 않았으니 말 다했지. 너무 비효율이라고 판단했다. 사이즈를 직접 잰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 본질이 느린 비즈니스라고 하더라도, 그럴수록 더 효율을 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거니까.
필요로 하지 않는 100명에게 가는 게 아니라 한 명이라도 우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찾아가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이게 첫 번째 포인트. IT 서비스이므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페이스북)으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바꾸었다. 이게 두 번째 포인트. 온라인 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설득이 된다면 방문 신청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지. 그렇게 신청이 들어오면 ‘아름다운 스타일리스트’가 오프라인으로 방문하는 것이고. 여기가 스트라입스와 고객이 직접 만나는 첫 포인트인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필요했던 서비스를 ‘아름다운 스타일리스트’가 패션 스타일링도 해주고 맞춤 상담도 해주니 만족도가 훨씬 높은 거다. 여기에 감동해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이고. 전략을 바꾼 뒤로 구매 전환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진행했나?
창훈 : 스트라입스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그로인해 고객의 삶이 어떻게 나아지는지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그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사이트를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사람들이 직접 찾지 않는 이상 모르잖아. 그럼 광고를 해야지. 그 채널을 선택하는 기준은 이랬다. 스트라입스가 옷이라는 직접 만져지는 상품을 파는 회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번 사이즈 측정을 하면 이것이 데이터화 되어 이후부터는 언제든지 IT 기술을 활용해 주문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것이 저희의 주 가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바일에 익숙하며 우리의 시스템을 능동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타겟들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채널을 찾았고, 페이스북을 찾았다. 모바일을 가지고 있으면서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는 이들은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해당 타겟에 맞게 적절한 ‘큐’를 던지는 것이 다음 순서였다. ‘아직 기성복을 입으세요?, 현빈이 입은 걸 입었다고 본인이 현빈이 되시나요?’ 등 스스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었다. 주말에 쉬고 싶은데 옷을 사러 백화점을 가야 하고, 비싼 돈 주고 옷을 구입했는데 내 몸에 맞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았던 경험을 했던 이들은 우리의 큐에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후 스트라입스를 찾아 들어오게 되면 스트라입스에 대해 잘 정리된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략을 구상했다. 그 결과 구매전환율에 100%에 달하고 있는 것이고.
패스트캠퍼스에서 답변을 이어준다면?
성훈 : 국내는 특히 첫 직장에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얼마나 하느냐가 이후 커리어에 많은 영향이 준다. 그 첫 선택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데, 이후 이직을 하려고 해도 과거의 경력이 참고가 되다보니 정말 자기가 원하는 걸 뒤늦게 찾더라도 망설이게 되는 게 현실이다. 이를 테면 내가 회계 쪽 커리어를 쌓았는데, 회계 쪽 업무가 답답하고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가정하자. 이미 내 경력은 이미 회계로 쌓여있고 자격증도 이쪽 분야에만 있으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겠나. 이런 하드스킬을 교육받을 수 있는 장이 마땅치 않았던 거다
저희 같은 경우, 교육이라는 건 각자의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를 위해 실용적인 부분에 대해 존재하는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하드스킬 교육을 해야 하겠다고 봤고. 이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보다 나다움을 발현하며 일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 패스트캠퍼스의 취지였다.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지식이 무엇인지 찾고 그걸 강의해 줄 사람을 찾으면 우리가 할 일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관리는 학원처럼 돌아가게끔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럴 일이 아니더라. 기존 교육은 수준 별로 분반이 가능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현재 본인의 영어 수준에 따라 분반이 가능했지 않나. 그러나 패스트캠퍼스 교육의 경우 그게 어려웠던 거다. 이를 테면, 머신러닝 교육을 하는데, 이걸 듣고 싶은 사람은 개발자도 있고, 기획자도 있고 마케터도 있는 거다. 백그라운드와 기본 지식이 모두 다른 것. 그런 편차가 크다보니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게 우리가 마주친 첫 번째 문제였다.
두 번째는 모셔오는 강사들이 강의에 대해 전문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해당 분야에서는 분명 대단하신 전문가이지만, 이는 전달력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즉 아는 건 정말 많은데 전달에 어려움이 있는 강사가 존재한다는 것. 이게 두 번째 문제였지.
첫 번째 문제는, 소수지만 수요가 큰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바꾸었다. 이 경우 모객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일단 와보라고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는 하니까. 그러나 이렇게 지속할 경우 강사들도 어느 수준에 맞춰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지 의문점이 생긴다. 해서 마케팅 메시지를 조금 더 뾰족하게 만들어 소수이되 충성도가 높은 교육생들을 타겟으로 하자는 게 전략이었다.
전달력 부족의 문제는 함께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강사 개인의 입장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 교육생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라고 봤다. 해서 조금 직설적인 피드백이더라도 강사님과 협의 하에 공유하고 있다.
실제 피드백이 공유된 사례를 설명해준다면?
성훈 : 모캠프에서 있었던 일인데, 첫 강의를 하고 피드백 설문지를 받았는데,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은 거다. 이것들을 정리하고 제 의견을 더해 강사님께 전달했다. 처음엔 분명 유쾌해하진 않으셨다. 전문가라는 사회적 인지도가 있으니 당연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해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패스트캠퍼스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두 번째 강의를 하는데, 그 피드백들을 모두 반영하셨다. 자연스레 피드백의 질도 무척 높아졌다. 이전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안했던 어떤 수강생은 직접 찾아와 감사의사를 표하더라. 결국 양 쪽의 만족도가 다 올라가는 거다.
앞으로도 이러한 과정을 계속해서 거칠 예정이다. 더불어 수강생들이 강사에게 어떤 수업은 원하는지 건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는 중이고. 수강생이 기대하는 바와 강사의 강의 내용 간의 괴리가 최대한 없을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그를 위해 많은 교육생이 아니라 딱 30-40명 정도의 교육생들만을 위한 강의로 만들고 있고. 추후에는 현재 교육을 전일제 코스로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수업을 일주일에 4-6시간 정도 운영하고 있는데, 전일제는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교육하는 것. 단기간에 교육생의 포지션을 점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이다.
승재 : 헬로네이처에 합류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획을 함에 있어 원칙이 하나 있다. 서비스나 제품, 브랜드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서 모든 것이 파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4년부터 5년간 니콘 브랜드를 담당한 적 있다. 캠페인부터 광고, 행사 등 정말 많은 기획들을 했지만 ‘역시 니콘’ 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부터 파생된 것들이었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의 CEO로서 세상에 남긴 건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이다. 아이폰을 보면 애플이 떠오르는 이 연상작용 말이다. 맥심하면 안성기가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즉 이러한 아이덴티티가 확립이 되어 있으면 사람들에게 많은 연상작용을 일으킬 수 있거든.
이런 관점에서, 헬로네이처에서 현재 의논하고 있는 카피는 ‘오늘 배송된 것이 아닙니다. 오늘 수확한 겁니다.’ 이다. 기본적으로 신선함, 안전함, 빠름, 믿음, 신뢰 등을 동반할 수 있는 카피들을 생각했다.
이런 것이 포장이라 여길 수 있으나, 제일 중요한 것이 내용물과 포장이라고 본다. 현재 헬로네이처는 내용물에는 자신이 있거든. 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포장에 대해 고민이 깊어야 할 시기이다. 아이덴티티를 잘 확립해야 하는 시기인 것.
소라 : 푸드플라이는 크게 시행착오라고 말할 건 없는 것 같다. 기획 방향에 대해 말하자면, 서비스가 푸드와 아이티의 결합이다. 이 비즈니스에는 레스토랑-고객-푸드플라이 이렇게 세 관계자가 존재한다. 레스토랑의 경우 배달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더 많이 팔기를 원하는 부분이 있고, 고객은 나가야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집에서 편하게 먹고 싶다는 마음이 있고, 서로의 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러한 특별함으로 지금껏 운영해오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모델들이 여럿 나오기 시작하면서 기획 관점에서 차별화된 부분을 나타내려 하고 있는 시기이다.
이 가운데 저희가 놓치고 싶지 않는 키워드는 ‘온라인화’이다.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한 2012년도에는 온라인 주문이 25%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4년 말 기준으로는 전화 주문이 25%이다. 나머지는 모두 온라인 주문인 것. 이는 맛집뿐 아니라 물건 배달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이 관점에서 확장한 서비스가 마트플라이인 셈이다.
패스트캠퍼스 이성훈 매니저
스타트업 기획자가 가져야 할 역량이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훈 : 스타트업은 하고 싶은 건 무척 많은데 리소스는 한정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빼기’의 능력이다. 하고 싶은 그 많은 것들 중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 가를 빼내는 것. 그럼 해야 할 일이 더 명확해지거든.
즉 기획자라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빠르게 선택하는 눈을 가지는 것과 현명하게 정리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스트라입스가 생각하는 기획의 지침이다.
성훈 : 앞서 기획자는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이라 말했다. 그를 위해서는 공감하는 능력과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각 입장마다 원하는 것과 그 깊이가 다르다. 그것을 끝까지 듣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그 후 시장성을 기반으로 결단력 있게 그들과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거고. 그 접점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승재 : What-Why-How to. 이 세 단어를 품고 살아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카피 능력도 있을 것이고 트렌드를 트렌디하게 만들 수 있는 안목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의 마지막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꽤 묵직한 직무인 것.
융합과 협의는 다르다. 융합은 70-30으로 융합이 될 수도 있고, 90-10도 융합이 될 수도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성향에 따라 결단도 내려야 하고. 프로젝트 내에서 디자인이 특히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그쪽으로 힘을 실어야 하는 등의 결단 말이다. 그를 위해 내부 클라이언트(대표 또는 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이 모든 것이 책임과 연결된다. 이러한 소양을 가진 이들이 기획자라고 본다.
소라 : 비슷한 이야기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이거 해보고 저거 해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들을 선택하고 선택했으면 효과를 볼 때까지 하고. 그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이앤컴퍼니 한소라 팀장
마지막으로 추후 서비스 기획 방향 또는 사업 계획을 밝혀달라.
창훈 : 스트라입스는 지금까지와의 서비스와는 그 질이 달라질 거다. 기존에는 맞춤의 경험을 셔츠라는 매체로만 제공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셔츠 외 다른 아이템에 대해서도 스타일링을 원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앞으로는 그 수요에 맞춰 아이템들이 많아질 예정이다. 우선 이달 정장을 론칭한다. 추후 니트, 면바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즉 스트라입스 고객은 맞춤 셔츠뿐 아니라 스트라입스가 제공하는 모든 아이템으로 개인 스타일링의 서비스를 받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가 맞춤에 대한 브랜드 파워를 조금 더 강력하게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 남성의 유니클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승재 : 서비스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생겨나고 변화하는 것이다. 곧 시대의 흐름인 셈이지. 그 중에 변하지 않는 것이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라고 본다.
시대흐름에 맞춰 저희가 가지고 갈 아이덴티티는 개인에 맞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이다. 온라인 서비스도 반응형에서 조금 더 진일보한 리얼라이제이션 형식의 웹사이트를 최초로 구축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리얼라이제이션이라 함은 개인과 스크린에 맞게 콘텐츠가 가변하는 것을 말한다. 실질적으로 반응형 웹의 최종단계라고도 표현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의료원 한 곳에 구현되어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엑스레이부터 보고 싶은데 처방전이 먼저 나온다면 고객에 맞춰진 게 아니지 않나.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인 셈이다.
헬로네이처 역시 그를 기반으로 기존 방문자 또는 최초 방문자에 맞춰 아이템을 분류한다든지 등 관계적으로 설계해 보여드릴 예정이다. 어떠한 로직을 짜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모든 요소를 빅데이터화 해서 분석한다. 현재 헬로네이처는 기존 산지직송 식품 서비스에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로 확대변형 됐는데, 장보기에 최적화되어 사용자마다 다르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단기 마일스톤이다.
성훈 : 제가 만들고 싶은 패스트캠퍼스는 사람들이 직업을 통해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게 돕는 플랫폼이다. 돈은 돈대로 벌고 자기다움은 다른 곳에서 발견하는 분리된 삶이 아니라, 내 직업, 내 일 안에서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