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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업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것 5가지

스타트업 하기 좋은 시절이 왔습니다. 이제 아이디어만 있으면 바로 사업이 가능하고, 돈도 벌고, 투자도 받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스펙쌓기 일환으로 어학연수나 대기업 인턴이 아니라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만큼 창업하기에 적기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기업에서 창업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창업을 말리고 싶은 분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만 두라거나 폐업하는 편이 낫겠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기대감을 꺽을 논리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업의 어려움, 특히 사업기회 발굴과 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는 정도입니다.

창업은 단순히 실패하는 것으로 끝나기 않습니다. 경제적인 것을 비롯하여 꽤나 복잡한 문제들이 남아서 괴롭힙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기업에서 창업자를 돕는 입장이자 벤처창업에 동참했던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만 나열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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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 쓸 계획을 정확히 하고 사업을 시작하라

사업을 시작하면 누구나 다 성공만을 바라보며 달리게 됩니다. 작지만 자본금도 마련했을 것이고, 주변엔 최소 한 두 명의 동업자 혹은 직원을 두게 될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창업자는 최소한 현금의 흐름에 대한 분명히 계획을 세우고 일을 벌려야 합니다.

자본금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보유한 자본으로 몇 명이 얼마나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6개월, 1년을 버티려면 얼느정도 자금으로 사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돈이 타들어가면 속도 타들어 간다는, 너무나도 간단한 원리는 충분히 이해하고 사업해야 합니다.

‘캐시 플로우(Cash Flow)’를 잘 계획하는 것은 사업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사업을 위한 직접비 외에 인건비도 반드시 계산해서 창업자와 그를 따르는 팀원을 굶지 않게 해야 합니다. 사업은 수익창출이 기본 아니겠습니까.

돈을 얼마나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은 분명 목표를 요구합니다. 6개월 후, 1년 후에 어떤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지, 창업자는 분명히 설정해야 합니다.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사업에 의미가 부여됩니다. 직원 월급 준 것으로는 사회적 봉사 활동이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돈의 흐름을 계산해 두고 움직여야 하고, 반드시 인건비를 제외한 직접비와 운영경비 등의 비용을 줄이는 것에 신경써야 합니다.

2. 투자는 쉽게 받을 수 없다. 하지만 투자자는 자주 만나라

스타트업을 하는 많은 분들이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보다 투자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투자는 스타트업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요, 아사 직전 배고픔을 달래는 빵이며, 생명줄이긴 합니다.

하지만, 투자세계에 눈 먼 돈은 없습니다. 적당한 사업 아이디어나 단순한 기술로 투자를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본인이 누군가의 사업에 투자를 하겠다면 어떻게 할 지 생각해 보세요. 투자자들은 나보다 열 배, 아니 수십 배는 꼼꼼하게 내 사업에 대해 들여다 본 뒤에 투자를 결정합니다. 투자도 엄연한 사업입니다.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자선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자선사업가는 많지 않습니다.

투자자를 만난다면, 현명하고 수익률 높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투자는 최종적인 선물이지만, 그 투자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창업자에게 이득입니다. 투자자에게 내 사업에 대해 진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냥 괜찮은 아이템이라는 겉치레 칭찬보다 진지하고도 냉정한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투자자를 만나보고, 그들이 말하는 공통점을 발견하는게 좋습니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받는 것입니다. 칭찬보다 사업의 문제점이나 충고를 해주는 투자자의 말에 더욱 귀 기울이세요. 물론 투자자가 나보다 잘 모르거나, 사업을 잘 이해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듣기를 포기하세요. 그 뒤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겁니다. 불가능을 증명하게 되면 투자자가 틀리고, 자신의 생각이 맞는 거니까 결국 성공으로 귀결됩니다. 그럴 자신 또는 확신이 부족하면 투자자의 말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그런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이럴 때는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창업기관 멘토링, 투자상담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투자자도 사람이기에 여러 번 만나면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기 시작하고, 한번 더 살펴보게 됩니다. 사업과는 별개로 말이죠. 투자자들과 친해지세요. 그 커뮤니티에 반드시 낄 수 있도록 해보세요. 그게 CEO가 해야 할 일입니다.

3. 꼭 내가 CEO여야 할 필요는 없다

창업자들의 잘못된 습관 중 하나는 내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입니다. 회사 경영과 창업주의 능력이 반드시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본인의 능력이 경영보다 마케팅이나 개발하는 쪽에 있다면,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또는, 본인이 경영에 자신이 있다면 기획과 마케팅, 개발은 더 믿을 수 있는 분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를 받을 때 투자자들이 보는 것 중 가장 0순위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라는 것은 지분을 많이 가진 창업자를 우선으로 하겠지만, 팀도 항상 살펴 봅니다. 어느 부분이 약하고 어느 부분이 강한지 파악을 하는데 팀원과 팀웍은 투자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투자자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만, 그 다음으로 그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에게 큰 관심을 보입니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업도 창업자나 핵심 인물이 어떠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자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맥이 좋아야 합니다.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이 내게 도움을 줄 지, 해를 끼칠 지는 잘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업은 ‘사람’이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사업 성패의 열쇠라 할 수 있습니다.

4. 아껴라, 그리고 아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라

창업자와 CEO는 늘 가슴 속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구성원들에게 지출할 인건비는 제외됩니다. 함께하는 동료에게 제공되는 대가는 줄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많습니다. 고정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특히 운영비 절감이 중요합니다. 팀이 함께 모여 일 할 수 있는 공간, 사업을 위한 재료비 등의 직접비를 줄이는 일입니다.

그 중에 공간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대부분의 창업지원정책이 공간과 초기 사업비 지원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교통과 환경을 고려해 공짜보다는 작은 금액을 내더라도 여건이 좋은 곳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좋다는 소견이빈다. 입지 조건도 역량의 또 다른 면입니다. 돈을 가진 투자자도, 미래의 내 사업 파트너도 환경이 좋은 곳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재를 모셔올 방법 중 하나는 회사의 위치입니다. 역동적인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 사업하기 좋은 곳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왜 강남 테헤란로로 모이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강남 아니면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무상으로 지원받거나, 각종 비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도 다수 있습니다. 돈이 아니라 가치있는 재화로 환산 가능한 프로그램 역시 많습니다. 돈이 아닌 것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에게 좋은 조건으로 자금만 대는 것은 달콤한 독을 투여하는 것입니다. 돈을 벌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중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사업이 망했거나 흥했을 때 알게 되는 순리입니다. 시간이 답을 알려줄 때는 늦은 겁니다.

5. 많이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라

사업을 하려면 다른 이들과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사람에게서 사업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업자나 파트너 기업을 만날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합니다. 나 혼자 알고 있는 아이디어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그냥 아이디어일뿐입니다.

아이디어가 사업이 되려면 결국 실행력이 관건입니다. 아이디어를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특허 아니면, 실행력입니다. 먼저 해봐야 문제점도 제일 먼저 발견하게 되고, 또 그 경험이 자산이 됩니다. 실패를 줄이고 생각했던 대로 비즈니스를 이끌어내는 실행력, 그것이 바로 사업가의 능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관찰하여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또한 주변에 계속해서 도움을 청하세요. 주변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인맥과 능력에 도움을 청하는 겁니다. 사업의 적(敵)은 의외로 창업자의 나태한 인식입니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습니다. 창업에 대해 관대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죠. 이제 저녁마다 도시의 주요 장소에서 크고 작은 모임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어디를 골라서 갈 것인지 고민스러울 정도죠.

한 두 곳은 고정 멤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나은 사업기회가 생기고, 내 미래의 동료이자 협력 파트너가 생깁니다. 더불어 아이디어도 얻고, 내가 고민하던 문제도 풀립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치 않은 은인을 만날 수도, 피해야 할 유형의 사람들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속에서 기회가 생깁니다. 사업에서 기회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 박병근 차장 / KT창조경제팀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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