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13] 살아있는 육아 정보는 대화에서 나온다 … 육아맘 특화 SNS ‘베이비프렌즈’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후 SNS는 빠질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중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한 SNS가 존재했던가?
베이비프렌즈 류민희 대표는 출산 후 우울증과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보고, 엄마들의 소통채널을 고민했다고 한다. 창업 전후 만 명의 엄마들을 만나면서 확신이 들었고, 지역을 기반으로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연결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기존 세계와 다른 세계에서 생활하는 영유아 엄마들의 고민을 풀어나가는 회사, ‘베이비프렌즈’를 만나보자.
대표님 본인 소개 및 ‘베이비프렌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육아맘들의 SNS ‘베이비프렌즈‘를 서비스하고 있는 류민희입니다. ‘베이비프렌즈’를 창업하기 이전에는 그루폰에서 유아동을 관리했어요. 작년 9월 ‘우아한언니들’과 합병하여 올해 6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근황부터 여쭙겠습니다. ‘베이비프렌즈’의 최근 이슈는 무엇인가요?
6월달에 안드로이드 리뉴얼 버전을 마켓에 올렸어요. 이전에는 쪽지 기능만 가능했었다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처럼 실시간으로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채팅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하여 육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iOS 버전은 현재 심사 중이라 8월 중으로 서비스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베이비프렌즈’의 팀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직원은 총 7명이예요. 저를 제외하고 개발자 2명, 디자인 2명, 마케팅 1명, 경영 지원 1명이 있습니다. 그중 엄마가 3명, 아빠가 3명입니다. 다양한 육아 경험을 한 엄마, 아빠들이 서비스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다들 나이가 있는 경력자다 보니 자기 관리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뛰어나요. 더불어 아이를 키우는 팀원이 다수이기에 회사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하지만 업무 집중도는 정말 뛰어나요. 근무시간을 이렇게 정한 것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베이비프렌즈’를 창업하기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창업은 늘 하고 싶었어요. 베이비프렌즈가 8번째 창업이예요. 대학 시절부터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주로 전자상거래 쪽 일을 많이 했었어요. 여러 번의 실패를 겪고 들어간 곳이 그루폰이었어요. 회사에서 카테고리를 하나 맡아달라고 했는데, 그때 마침 아이가 태어날 시기라서 소비자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 유아동 카테고리를 맡겠다고 했죠.
그루폰에서 일할 당시, 업무량이 너무 많아 아내를 제대로 챙겨줄 틈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남편은 바쁘고, 아이가 없는 친구들과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어지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그런 상대를 찾기가 힘들다고요.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같은 니즈를 가진 육아맘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제 아내와 같이 외딴 섬에 홀로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육아맘에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육아맘의 니즈를 살펴보면 엄마 나이보다는 아이의 나이가 중요하고, 비슷한 취향의 친구를 찾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엄마와 엄마를 연결하는 매개체는 아이고요. 그래서 ‘베이비프렌즈’에서 아이 사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에요. 아이가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엄마의 센스를 알 수 있고, 비슷한 수준의 살림인지 알 수 있죠.
기존 육아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아무래도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라고 보는데요.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베이비프렌즈’만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는 기존의 사회관계를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에 목적이 있어요. 하지만 엄마들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예요. 해외에 나가면 컬처 쇼크를 겪게 되듯 엄마가 되고 나면 매일매일이 새로운 컬처 쇼크예요. 엄마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하거든요. 기저귀 가는 법, 젖 먹이는 법도 배워야 하죠. 이런 것들은 다른 문화라고 생각해요. 이전의 문화에서 쓰는 것이 카카오톡 등이었다면, 엄마가 된 이후의 문화에서 쓰는 것이 ‘베이비프렌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 주변에서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을 연결해주어 새로운 사회관계망을 구축해주는 것이죠. 저희의 목적이기도 하고요.
저희는 특별한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아니예요.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UX 디자인이예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요. 내부에서는 그것을 ‘감성 기술’이라고 불러요.
지난해 ‘우아한언니들’과 합병을 했는데요. 당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두 회사가 갑자기 합병이 되었다면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시간을 들여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맞춰갔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보다 익숙한 과정이 더 많았죠. 당시 세 달간 한주도 빠짐없이 우아한언니들에 찾아가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했죠. (웃음)
베이비프렌즈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외부적으로 마케팅하고 기획하는 것이라면, 우아한언니들의 역량은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다지고 디자인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두 회사가 합쳐졌을 때 그 시너지 효과는 굉장하다고 봤어요. 실제 그렇게 되고 있고요.
‘베이비프렌즈’의 이용자 수치를 말씀해 주세요.
다운로드 수는 8만 5천 정도 됩니다.저희는 가입 절차가 조금 까다로운 편이에요. 엄마 정보, 아이 정보, 거주지 정보, 사진까지 등록해야 가입이 승인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가입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사는 지역, 아이 나이에 따라 그룹방에 초대돼요.
얼마나 끈끈하게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어요. 리뉴얼 이전 앱에 한번 들어오면 평균적으로 사용자가 머무는 시간이 1분 정도였다면, 현재는 평균 9분 정도도 늘었어요. 일간 5회 정도 접속을 하고있기에 사용자 한 명이 하루에 한 시간 전후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거죠.
베이비프렌즈는 육아 관련 정보도 나누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엄마들의 해우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0~3세 엄마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100%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예요. 남편을 포함해 남성들은 저희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요. 엄마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인데 남성들의 가입이 허용되면 아무래도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해야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사진 정보가 이상하거나 불건전한 목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확인하고 바로 차단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서비스를 알리는 마케팅이 중요할텐데요.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가요?
베이비프렌즈 리뉴얼 이후 마케팅 관련 고민이 많았는데, 운 좋게 얼마전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함께 하면 더 좋은 시작 2015‘에 선정되었어요. 향후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또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근일 저희 서비스만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려 해요.
서비스에 집중할 시기지만, 비즈니스 모델(BM)이 있을텐데요.
현재는 SNS 기능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중에 시도할 수 있는 BM은 굉장히 다양해요. 커머스, 교육, 키즈까페, 이유식 배달 등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그런 것을 이룰 수 있는 서비스 잠재력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부차적인 부분이예요. 저희는 그것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BM이 주가 되는 순간 본질적인 서비스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용자에게 먼저 신뢰를 받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IDG벤처스코리아 이희우 대표과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로부터 엔젤 투자를 받았는데요.
시작 단계에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어요. 그래서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 고벤처포럼에서 1년간 자원봉사를 했고, 이희우 대표님이 진행하는 ‘쫄지마! 창업스쿨’도 들었고, 나중에는 ‘쫄지말고 투자하라’에도 출연했죠. 그러다가 우연히 이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됐고, 선뜻 제안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투자까지 이어지게 되었죠.
추가로 투자를 유치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아직은 추가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은 없어요. 일단 저희가 목표하고 있는 가입자 수치(10만)를 달성한 후에 생각을 하려해요. 이 시장에는 아직 기존 플레이어가 없어요. 저희가 처음이죠. 그래서 VC들도 저희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서 확실한 지표를 가지고 논리 있는 주장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투자는 미뤄둘 생각입니다.
해외에 진출할 계획은 있으신가요?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면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를 고려하고 있어요. 서양에서도 산후우울증이 빈번한 상황이기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미국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LA에 있는 한인 엄마들을 타겟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 서비스 내에서 육아 관련 정보를 넣지 않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해외 진출을 고려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웹이나 모바일에서 육아 관련 정보 검색하면 참 많은 정보가 있어요. 다만 내용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점이 없죠. 저희는 정말 유용한 정보는 경험에 의한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그런 정보들은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가장 살아있는 정보들은 대화에서 나와요. 베이비브렌즈는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특별한 것은 없어요. 사용자가 대화를 편안하고 활발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베이비프렌즈’가 어떤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고 싶으신지를 말씀해주세요.
엄마들의 ‘애플’, 엄마들의 삶 속 ‘필수 아이템’이 되고 싶어요. 엄마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신뢰감을 바탕으로 서비스하는 기업이 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