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도구 ‘페이스북 스타일’
페이스북에 주로 올라오는 콘텐츠는 음식, 여행지, 아기 사진에 대한 것이다. 매우 개인적이지만 한편으론 조금 자랑하고 싶은 내용이다.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궁금해 하며 자연스럽게 페이스북 활동 시간도 점차 늘어 간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느슨한 관계(weak tie)를 만들어 가며, 그들이 한 번 필터링한 소식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네트워크를 넓혀간다. 그리고 더 나아가 공개/ 비공개 그룹과 메세지 기능을 활용하여 관심이 비슷한 사람들도 더 많이 만나게 되고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 협업도 하게 되면서, 어느새 컴퓨터를 키고 항상 이메일 확인하듯이 페이스북도 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페이스북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북은 너무나 친숙한 일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어려워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공개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외부 어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승인하고 쓸 수 있는지, 행여 다른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은 메세지가 가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이러한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필자가 생각 하기에, 우리가 이미 ‘다음 카페’나 ‘싸이월드 미니홈피’ 그리고 일반 블로그 스타일에 이미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온라인 커뮤니티케이션/협업 도구를 써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그럴 것이다.
[페이스북 facebook]
기존 카페나 블로그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 정보를 교류했다면, 페이스북은 나를 중심으로 내 주위 사람들이 생산해낸 이야기들을 교류하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이 매우 다르다. 더구나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경험(온라인 상에서 ‘나’와 ‘내 주위’를 중심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 익숙해지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도구로써 기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게시판 스타일’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어떤 형태의 UI를 얘기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듯이, 앞으로는 ‘페이스북 스타일’ 이라고 하면 어떤 기능들을 얘기하는지 쉽게 이해할지도 모른다. 즉 ‘게시판’이 묻고 답하는 가장 기본적인 UI로 많은 웹사이트에서 활용되듯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도구로 ‘페이스북 스타일’이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야머 yammer]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icorosoft)가 12억 달러(약 1조 4천억) 인수한 야머(yammer)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야머가 기업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라고 하지만, 사실 직원들의 동기, 사기진작, 보상, 효율적인 업무 협업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매우 기능 위주의 기존 ‘사내 전산망’ 온라인 도구들과 많이 차이 난다. 이미지화된 ‘뱃지’나 순위표(leaderboard), 진척도(progress bar)를 통해 사용자 인게지먼트를 높이며, ‘좋아요’와 ‘칭찬/보상’ 기능이 있어서 마치 페이스북처럼 또는 게임처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을 할 수 있다.
[스콜로지 schoology]
스쿨로지(schoology)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4월 6백만달러(약 67억)를 투자받은 온라인 교육 플래폼으로써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과제, 토론, 수업내용에 대한 피드백과 보상, 평가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이다. 콘텐츠가 교육에 특화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서비스이다.
위와 같은 서비스들이 성공적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서비스 표준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매우 익숙한 UX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툴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나마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페이스북 스타일을 단순 차용한 것인지, 아니면 페이스북 스타일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협업 툴로써 정말 유용하기 때문인지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점점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스타일의 UX에 친숙해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온라인 커뮤티케이션/협업 툴로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매우 대중적인 협업 서비스를 기획하려고 한다면 ‘페이스북 스타일’을 정확하게 분석해 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