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서비스로 하루 살기 #20] “급하면 돌아가지 말고 우리를 찾아달라” 단기일자리 매칭 플랫폼 ‘급구’
(부산행 #5)
“잠깐 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갑자기 알바가 못 나온다고 하면?, 당장 큰 예약이 잡혔는데 숙련된 사람이 필요하다면?”
상공인들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듯한 상황이다. 다급한 인력이 필요할 때는 기존 인력시장이나 구인구직 사이트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 한다. 전화 연락을 통한 질의응답, 현장 면접을 통한 구인 확정 등 프로세스 구조상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급구(개발사 니더/ 공동대표 이지훈 신현식)는 이러한 기존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파고든 단기 일거리 매칭 플랫폼으로 사람이 급한 구인업체와 생활 구직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앱을 이용한 구인 인원 및 지원 인원 관리 등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면접없이 구인이 바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되어있어 신뢰도가 높다. 일견 기존 유력 구인 서비스들을 한 꺼번에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람을 연결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IT 서비스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니더는 신현식 대표를 포함한 4인의 코파운더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급구를 ‘구인구직의 카카오톡, 카카오택시’처럼 발전시키겠다는 신현식 대표를 만나 서비스에 대해 들었다.
여담이지만, 니더 신현식 대표를 처음 만나 통성명을 한 장소는 부산 센텀기술창업타운 건물 밖에 위치한 흡연장소였고, 인터뷰 이후 서울로 올라오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곳도 흡연장소였다. 나중에 들은이야기지만 신현식 대표와 코파운더 3인은 담배를 피우면서 돈독해 졌다고.
니더 코파운더 4인 / (오른쪽에서 첫 번째) 신현식 대표
급구는 어떤 서비스인가?
현재까지는 단기알바 위주로 사업주와 지원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뭔가?
영세한 자영업자는 상시 인력을 고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시점에 급한 인력이 생길 수 있고, 또 그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력이면 금상첨화다. 단기 일자리를 찾는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원할 때만 인력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연결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개발해 2015년 12월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정식버전은 올해 6월에 론칭했다.
사업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겠지만, 급구는 기존 서비스들과 뭐가 다른가? 여러 큰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텐데?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서비스를 구상하던 당시 카카오택시나 김기사 등을 살펴보며 들었던 생각이 선두 플레이어가 있어도 데이터베이스나 큐레이팅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편리한 효용을 준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거라는 거였다.
MVP(최소구현제품) 단계일 때 우연찮게 시청 이사에 필요한 인력을 연결한 일이 있었다. 서비스가 나온 상황이 아니었기에 기존 구인구직 서비스들을 이용해 하루에 10명 씩 10일동안 100명의 단기 알바를 연결했다. 그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야했고, 이력서를 우리가 직접 다 받아서 정리해야 했다. 또 막상 뽑아놓아도 출근을 했는지 결근을 했는지, 임금은 제대로 받았는지 등 직접 가지 않으면 확인할 수가 없더라. 결국 그 모든 과정은 구인업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추적도 안 되었고.
이러한 불편한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우리 서비스는 신뢰도 높은 구인-구직자 DB(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지원자가 어디서 일을 했는지, 전 업체에서 일할 때 업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등 활동내역이 자동으로 기록이 되기에 구인업체가 인력을 찾을 때 그에 걸맞는 인력을 큐레이팅해준다.
서비스 구현 과정을 설명해 달라. 구인업체와 지원자는 어떻게 연결되나?
실시간 푸시 알람 기반이다. 어느지역 업주가 구인 글을 올리면 그 지역 인근 구인자들에게 푸시 알람이 간다. 그 일에 관심있는 구직자들이 지원을 하면, 지원한 내역이 기록된다. 누가 지원했는지,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등을 업주에게 알려준다. 업주는 그 기록과 지원자의 레퍼런스를 살펴보고 적합하다 판단되는 사람을 선택하면 끝이다. 업주가 선택한 지원자에게는 해당 결과를 알람으로 알려주고, 선택이 안 된 지원자에게는 대기인력으로 남을지 아니면 해당 구인건에서 나갈지를 묻는다. 대기인력은 선택된 지원자가 급한 일로 못 가게 되었을 때 연결시킨다.
알바금액 결정은 어떻게 되나? 업주가 정하는 금액인건가?
현재까지 우리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최저시급 이상으로 권유하고 있다. 그리고 금액이 높으면 빨리 마감된다는 건 업주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후 수치 등 KPI를 이야기해 준다면?
10월 현재 지원자는 11000여 명, 급구 의뢰수는 2400여 건, 1억 4천만 원 정도의 임금이 창출되었다.
서울과 부산이 메인 타깃이다. 어떻게 알렸고, 두 지역의 차이점은 뭔가?
부산의 경우 주요상권을 모두 돌며 대면영업을 했다. 서울은 분석해보니 송파, 강남 지역 등이 알바시장의 25%가량이더라. 그 지역만 대면영업을 했다. 영업도 나름 효과적이었고, 우리 서비스를 사용한 업주들의 입소문도 있었다.
활용도로 보면 서울이랑 부산의 비율은 비슷하다. 다만 부산의 경우 연령대가 높은 업주들이 많아서인지 고객센터로 전화가 오기도 하지만, 서울의 경우 한 번도 전화가 온 적없이 앱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더라. 그게 차이라면 차이다.
서비스를 진행하며 받은 조언 중 사업에 적용되었던지, 아니면 금과옥조가 된 부분이 있다면?
투자유치 협상을 하면서 들을 조언 중에 전체시장보다는 특화된 시장에서 킬러 카테고리를 하나 가져가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급구의 킬러 카테고리는 무엇인가?
백화점 인력 매칭이다. 우리 서비스는 지원자가 자신의 이력을 SNS처럼 쓸 수 있게 되어있다. 이력서 페이지 같은거다. 거기에 백화점에서의 근무 이력이 있으면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 백화점에서는 따로 교육을 안 해도 되니 좋은거고. 백화점의 경우 대체휴무나 행사, 팝업스토어 등이 오픈할 때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지역 2개 백화점에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주고 있다.
한편으로, 백화점 인력풀을 확보하면 마트나 마이스, 팝업스토어 인력 등으로 파생될 여지가 있다. 또 백화점 경력이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CS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어디를 가도 선호하는 인력이다. 합당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데도 도움이 되고.
한 번 연결된 업주와 지원자가 급구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따로 연락하며 만날 수 있다. 이에대한 대안이 있나?
시스템적으로는 가상 전화번호 등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우리 서비스 컨셉 자체가 급한 인력이 필요할 때 사람을 찾는 것이기에 업주와 지원자 간 일정이 서로 안 맞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리 서비스 지원자들 패턴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일을 구하다가 휴식기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가 고정적인 일을 찾지 않는다면, 이탈률이 높거나 하지는 않나?
레퍼런스라고 하는 리뷰가 재방문을 하게하는 원동력이 되더라. 레퍼런스가 좋으면 매칭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빠져나가지 않는다. 바로 투입이 되어도 좋은 레퍼런스가 좋은 고급인력만 남게되는 구조로 자연스럽게 퀄리티 컨트롤이 되고 있다.
급구를 거쳐간 지원자 중 특이한 사례가 있다면?
단기알바로 시작해 정규직이 된 사례가 3건 정도 있었다. 연령대로 보면 최고령 매칭은 62세 지원자가 연결된 케이스가 있다. 한 사람이 가장 많이 단기 알바에 지원한 건수는 62건 이었다. 최단기간 매칭 사례는 강남에서 7초만에 연결되었다.
평점이나 지원자의 평가는 공개되어 있나?
지원자는 자신의 평점을 볼 수 없고, 마찬가지로 업주도 본인의 평점을 볼 수 없다. 사업장에 대한 지원자의 평가는 상중하로 구분해서 하게 되어있다.
서비스 의의를 설명해 준다면?
사실 지원자의 믿을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으면 업주들도 최저시급에 고집하지 않고 더 줘서라도 잘 하는 친구랑 일하고 싶어한다. 업주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평점이나 평가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단기알바로 시작했지반 장기로 전환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사례가 더 많이 나온다면 사회에도 더 좋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