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14] 영업직 종사자에게 ‘솔깃’한 스타트업 서비스 ‘워킨맵’
심리학과 4학년생이었던 박예슬 대표는 취업 전 친구들과 함께 해볼 만한 프로젝트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서 영업직 종사자들이 거래처 정보를 일일이 찾아 네비게이션에 넣어 다니는 것을 눈여겨 보게 됩니다.
‘어차피 엑셀 파일화 돼 있는데 앱에서 한 번에 보여줘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기획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거래처 관리 지도 앱 ‘워킨맵’은 베타테스트와 현직 영업사원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난해 7월 법인 설립과 함께 정식 출시됐습니다.
현재 워킨맵은 입소문을 타고 순조롭게 성장 중입니다. 고객은 하루 평균 11.3회 접속하며 신규 고객보다 재구매 고객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하네요. 법인 설립이후 기준 가입자도 4배 이상 늘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돈 주고 쓰고 싶을 만큼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솔깃’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솔깃 박예슬 대표, 박유라 비즈니스 매니저/사진=플래텀 DB
친구들이 모여 졸업 전 희망 사항을 이루려던 게 시작이라고요.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이 뭉쳐서 시작했어요. 각자 대학 졸업 전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스타트업이라는 것도 그때 알게 됐죠. 이후 배우면서 알아가기 시작했고, 사업성이 보여 본격적으로 팀이 만들어졌어요.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용 프로젝트로 사용됐을 수도 있었겠는데요.
전혀요. 취준생 상당수가 전공과 상관 없는 기업에 취업하고,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을 반복하잖아요.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시도도 못하고 졸업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들 그런 생각이 있어서 뭔가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졸업을 2년이나 미룰 정도로 이 일에 빠졌죠. 지금은 모두 졸업했고 지난해 7월부터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처음 베타테스트를 한 것이 2015년, 2017년 7월에 법인을 설립했어요.
2015년엔 졸업작품을 내야 했기 때문에 많이 신경쓰지는 못 했어요. 추스리고 나니 연말이었죠. 확인해 보니 간단히 만든 서비스임에도 사용자 반응이 좋더라고요. 피드백도 정말 많이 왔어요. 과금을 원하는 분도 있었고 직접 개발을 해주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사업성이 있다는 걸 인지했어요. 시장조사부터 다시 했어요. 제대로 해보기 위해 사업을 다시 기획한 거죠. 그게 2016년이에요. 개인사업자도 냈고 고객이 요구한 기능도 넣고 보완하면서 일반적으로 쓰이기 좋은 앱을 만들기 위해 애썼어요. 그리고 2017년 1월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난관이 생겼어요. 당시 저희로썬 감당할 수 없는 트래픽이 생긴거에요. 엎친 데 덮쳐서 개발 부분에서도 빈틈이 생겼고요. 3,4개월이 그냥 지나갔어요. 그러다 6월에 지금의 개발자를 만났어요. 대기업에서 개발만 10년 경력을 가진 인재에요. 서버 이전부터 보안까지 새롭게 정비했죠. 그렇게 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6개월 만에 고객 수가 4배 넘게 늘었다고요.
홍보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도 많은 사용자가 찾아주었어요. 작년 8월과 비교해 매일 사용하는 고객 수도 2배 넘게 늘었어요. 하루 평균 11.3회 정도 방문하고요. 가입자와 활용 빈도, 매출도 달마다 갱신 중이에요. 목표치에 비하면 갈 길이 멀지만 성장 중입니다.
워킨맵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금융, 보험, 부동산 매물 관리, 제약 등 영업직에 몸 담은 인력이 전국에 약 420만명 정도 있다고 추산돼요. 영업직은 한 사람이 많게는 수백개 거래처를 관리해요. 머릿속에 다 기억할 수 없기에 이들에게는 고객명과 연락처, 장소를 적어둔 파일이 있죠. 그 엑셀파일을 워킨앱에 넣으면 위치가 지도 위에 표시돼요. 거기에 각자 데이터를 넣고 개인지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중요고객, 잠재고객이 있는 건물 위치를 선별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고객 정보는 색깔을 달리해서 세분화 할 수도 있어요. 영업 진전 가능성이 없으면 라벨 처리해서 숨길 수도 있게 했고, 영업 하다 필요한 메모도 적을 수 있도록 했어요. 영업 도구를 만들자는 개념이기 때문에 엑셀 파일 추출 및 기기 연락처를 불러와 지도에 표시를 할 수 있고 전화 연결도 가능해요. 이런 이유로 한번 쓴 분들은 계속 쓰세요. 프로토타입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사용자도 있어요.
듣다 보니 제약회사 사원이 쓰면 특히 좋을 서비스 같네요.
저희의 페르소나가 제약회사의 영업 사원이에요. 이들이 평소 고객을 관리하던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가금류를 납품하는 분들, 운동기구 제조기업 사원, 화장품 업체 직원, 호텔업 종사자등 다양한 분야 영업직이 사용하고 있어요.
영업직 외 분야에서도 쓰기에 좋을까요.
회사 내부에 장소 데이터를 보유한 곳이면 어디서든 쓸 수 있어요. 각종 스튜디오,드레스샵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중인 웨딩플래너가 쓰기에도 좋겠죠. 혹은 단기간에 사용하실 수도 있어요. 이를 테면 가게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의 경우, 표시된 위치를 가늠하며 가게를 낼 수 있을 지 확인하는데 쓸 수도 있겠죠.
영업직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요. 타깃 고객층이 바뀔 수도 있는데요.
국내에서 영업직은 정의 내리기 어려운 분야에요. 분야가 워낙 다양해요. 그리고 기업이 존재하는 한, 영업은 지속될 거라 봅니다. 모든 산업에서 영업은 파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들의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면 해요.
사견입니다만, 서비스가 아주 직관적이진 않다고 느꼈어요. 설명을 듣기 전까진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잘 모르겠고요.
아무래도 사용자 스스로 본인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기에 낯설 수 있어요. 앱 개발 초기엔 텅 빈 지도였어요. 아무것도 없어 당황했다는 의견이 많았죠. 현재는 샘플지도도 보여주고, 사용설명서와 튜토리얼을 탑재해 기존 버전보단 친절해졌습니다. 모든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중이에요.
명함 관리 앱 ‘리맴버’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툴이라는 점에선 비슷한 인상을 받을 수 있겠죠. 다만 정의하는 업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희 서비스를 활용하는 분 중에 배송기사도 많습니다. 이들에겐 명함보다 지도가 더 중요합니다. 사람을 알지 못 해도 가야 하는 곳만 명확히 알면 되는 거죠.
워킨앱은 로지스틱스 분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건 아닙니다. 우선은 앞에 놓인 것부터 잘 하고 싶어요. 첫 번째 목표는 ‘플랫폼 구축’이에요. 플랫폼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을 모으고, 각 영업적 측면에서 매출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둘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빈틈 없는 개발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어요.
수익모델은 부분 유료화입니다.
네. 아직까지는 월별 사용료를 받고 있어요. 다만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쌓이면 다른 모델도 도입할 거예요. 각자 만든 데이터를 서로 사고 팔도록 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수익도 얻고 ‘플랫폼’ 역할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투비 영업도 고려하고 있어요. 팀 단위 계약이 가능해지면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할 거에요.
개인정보 유출 방지 등 보안이 철저해야 할 텐데요.
저희가 대대적으로 보완할 때 가장 공들인 게 보안이었어요. 서버를 옮긴 것도 그러한 이유였어요. 문제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개발 스타트업이 외주 제작과 본래 서비스 개발을 병행하기도 해요. 그런 기업의 경우 비중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죠. 솔깃은 어떤가요.
그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기위해 외주를 하지 않아요. 한 번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 서비스 개발이 더욱 더뎌질 거라 생각하거든요. 한 번은 외주 고민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이 있었거든요. 기업 전용 서비스로 만들어 달라고요. 잘 하면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포기했어요. 세부사항을 살펴보니 저희 서비스에서 벗어난 걸 원하더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책임도 져야 하잖아요. 그 일에 뛰어들면 본래 서비스 발전이 어려워질 거라 봤어요.
내부에서 진단한 현재 서비스의 한계점은요.
웹버전이 안드로이드, iOS 버전보다 개발이 덜 됐습니다. 웹/앱에서 모두 자유롭게 사용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것이 커요.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워요. 빠른 성장을 위해 팀원 채용을 진행중이에요.
운영 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요.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 거예요. 각자가 지금 정말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지만 따져요. 일 때문에 힘들 수는 있지만, 사람 때문에 힘든 환경은 안 만들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