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15] 삶에 여유를 주는 블랜딩 티 브랜드, 알디프
이 ‘차(茶)’브랜드 기업은 우리가 흔히 접했던 형태와는 조금 다릅니다.
우선 독특한 패키징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재료가 조합된 차를 소개합니다. 브랜드 명칭은 고유명사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새로운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고, 로고 디자인은 작은 습관의 변화가 곧 삶의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금 간 모양을 형상화 했습니다. 제품엔 제작한 계기와 이를 어떻게 마시면 좋을 지도 각각 기록해뒀습니다. 또한 차를 넘어 향수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대표는 5년간 국내 뷰티 기업에서 브랜딩을 담당한 브랜드 전문가입니다. 그는 쉬어 가고 싶던 때 차를 즐겼고, 이후 차와 화장품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기획했습니다. 2017년 첫 출시 이후 2030 여성 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삶, 생명의 존엄성과 다양성, 자유 등을 모두 포함한 블랜딩 브랜드 ‘알디프’의 이야기 입니다.
‘알디프’ 소개 부탁 드립니다.
티&라이프스타일(Tea Life Style) 브랜드이자 기업입니다. 브랜드명 알디프(ALTDIF)는 예술, 삶, 차, 존엄성, 다양성, 자유(art, life, tea, dignity, diversity, freedom)등 여러 단어를 하나로 담은 거예요.
로고도 여러 뜻이 있어요. 소설 데미안에서 ‘알’은 한계를 깨는 데 사용되는데요. 그런 것처럼 차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알을 깰 수 있다는 것 즉, 삶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한 입 먹은 것처럼 금이 간 모양으로 형상화했죠.
브랜드와 로고에 많은 의미가 부여됐네요.
화장품 회사에서 5년간 브랜딩을 한 것의 영향이에요. 그때도 브랜드 하나를 맡으면 제품 군을 형성하는 것부터 모든 제품마다 이야기를 부여했죠. 타깃이 2030여성인데다 뷰티 업계는 변화가 빠르잖아요. 매번 시장조사를 하며 깨우쳤어요. 지금 제품에도 그 경험이 그대로 반영됐고요.
요즘 유행하는 작은 책방 같은 느낌의 브랜드에요.
정확히 보셨어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독립 서점과 편집샵에 입점하는 걸 목표로 했어요. 그 결과 북바이북, 독서모임 트레바리에도 저희 차가 소개돼있어요. 이외에도 책과 영화, 음악과 엮어 콘서트를 열거나 차와 어울리는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해요. 알디프의 ‘A’가 아트를 뜻하는 만큼 보다 다양하게 저희 색을 가져가려고 해요.
왜 ‘차’ 사업이었나요.
제가 29살이 되던 해 뒤를 돌아보니 쉼없이 달려왔더라고요. 한 번도 휴학 한 적 없었고, 취업도 졸업도 바로 했기 때문이었어요.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내면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죠.
그러다 퇴사하고 1년 정도 집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었어요. 17살 때 중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차를 가까이 하기 시작했어요. 대학도 중국에서 나왔고 일을 하면서도 1년 정도는 중국에 있었죠. 차 문화는 그때 접했는데, 여유가 느껴져 좋더라고요
사업을 결심하며 몇 개의 가치를 염두에 뒀어요. 일하던 동안 얻은 여러 시사점과 평소 좋아하는 걸 합쳐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죠. 저는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해요. 예쁜 것도요. 그 결과 ‘차’를 떠올렸고 차와 뷰티를 결합한 티퍼퓸을 출시했어요.
기존 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보수적인 경향이 있을듯 싶기도 한데.
참석한 곳에서 저희 제품이 차냐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전통있는 분야를 재해석 하는 사업이라면 흔히 겪는 진통인 듯 해요. 하지만 그런분들도 우리 제품 맛을 보면 생각을 달리해 주세요. 알디프는 기존 업계의 파이를 나누는 형태가 아니에요. 많은 업체가 취급하는 싱글티와 달리 알디프에선 여러 차를 섞은 블랜딩 차를 다뤄요. 이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해 시장 전체를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요.
경쟁 업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있다면요.
경쟁업체를 신경쓰기보다 시장 상황을 신경 쓰고 있어요. 그래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희 말고 많은 업체가 그럴 거예요. 이야기를 입히고 블랜딩 티라는 브랜딩을 하고 나면 다른 업체도 비슷하게 출시해요. 업계 표준, 선두주자가 되느냐가 중요해요.
대기업에서도 프리미엄 티 브랜드를 출시했습니다만,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진 못 하고 있어요. 성장이 용이한 시장은 아닌듯 싶은데요.
프리미엄 티 시장은 자리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차 우릴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소비자 성향 등 관습을 바꿔나가야 확산이 될겁니다. 규제도 사업 발전의 관건이에요. 국가는 수입한 원료에 40%의 관세를 매겨요. 국산 제품을 쓰면 원가가 비싸고요.
여러 이유로 급성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저흰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해요. 츠타야 서점이 종합 브랜드가 된 것처럼요.
국내는 커피에 비해 차를 즐기는 이들이 적은 편입니다.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나요.
탄탄한 제품력과 브랜딩을 통해 꾸준히 알리려고 해요. 외형이 아무리 좋아도 알맹이가 없으면 소용 없어요.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브랜드가 올라서야 오래도록 유지되는 브랜드가 됩니다. 저희 제품의 품질과 맛은 보장할 수 있어요. 맛과 향을 감별하는 덴 재능이 있거든요. 화장품 브랜딩을 할 때 수백 가지 제품을 만드는 동안 많은 향을 맡아봤어요. 아울러 시각적으로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노력했죠. 차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그 결과 좋아해주는 소비자가 많았어요. 크라우드펀딩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죠.
사업을 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 인가요.
예상한 시장 규모와 달라서 당황한 적이 있어요.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의 커피와 티 주문 빈도를 분석하고 가늠을 했는데요. 결과는 달랐어요. ‘이야기가 있는 프리미엄 티’ 시장보단 저렴한 티백을 찾더라고요. 이 외에도 운영상 여러 고민이 많아요. 하지만 재밌어요. 지금은 사업 운영 방향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기인데요. 현명하게 해결하고 싶습니다.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요.
매출은 몇 억 원정도 기록했지만 만족스럽진 않더라고요. 내부 살림을 잘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가 너무 많은 걸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일을 제대로 나눠서 해야 모두 성장할 수 있고요. 제가 하려는 게 올바른 것인지 선배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성장에 장애물이 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가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어요. 알디프는 개인의 취향과 존엄성, 다양성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수익의 일부를 인권단체에 기부하기도 했고요. 그런 점에서 알디프를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흰 철저히 영리 사업을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가치를 지켜가며 성장하는 것에 고민이 있어요.
존엄성을 중요시하는데요. 소셜벤처의 지향점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요.
사회 문제에 용기를 내는 브랜드가 늘어나야 한다고 봐요. 사람을 위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오래 운영하기 힘들 거예요.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니까요.
철학을 담아 하나의 집약체로 만들었는데요.
저희 뿐 아니라 모두들 그렇게 만드는 듯 해요. 자기 표현의 결과물이 포트폴리오잖아요. 이를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충 만들면 안 되죠. 그런 의미에서 알디프는 저와 다르지만 고마울 때가 많아요. 예쁘게 봐주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요.
대개 스타트업 대표는 자신과 사업을 동일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념을 분리해서 생각하시네요. 어떤 의미인가요?
제 일부와 사회와 만나면 알디프가 된다는 입장이에요. 물론 저도 처음엔 안 그랬어요. 24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지도 모를 정도로 힘들게 지냈죠. 그 결과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취미 생활도 한 번을 못 즐겼고요. 평소와 마찬가지로 길에서 끼니를 때우다 ‘뭐 하려고 이렇게 살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업을 하려는 이유가 여유를 주고 존엄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하는건데 말이죠. 그 때부터 사업과 저를 분리하고 덜 조급해하는 연습을 하며 지냈어요. 운동을 시작했고 일주일에 최대 2번은 쉬려고 노력했어요. 그 결과 생활이 안정화됐어요.
팀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계시다고요.
저희 디자이너는 5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재택근무를 해요. 매니저는 일본에 자주 가야 해서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쓰고 있어요. 이런 것들은 업 외에 신경 써야 할 일이에요. 하지만 일을 위해선 꼭 합의해야 하는 것들이죠. 여유가 있어야 성장이 있다고 보니까요. 의식적으로 처음 결심한 게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알디프가 지향하는 미래 비전은 뭔가요.
사람들은 명상, 습작, 다도 등 다양하게 각자의 내면을 알기 위한 행위를 하고 있어요. 이를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자신의 일상을 챙겼으면 좋겠어요. 여유를 가지라는 말과 같아요. 그래야 의견이 달라 충돌해도 예민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동시에 사업을 돌아볼 수도 있겠죠. 작지만 좋은 습관은 삶을 반드시 변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