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4] “예비사회적기업 1년간의 소감과 향후계획” 해피카트 박현명 공동대표
대한민국에서 예비사회적기업은 더 큰 인증사회적기업으로 가는 발판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그 벽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체감하게 해주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런 예비사회적기업 중 대학생의 신분으로 대표직을 맡고 있는 해피카트 박현명 공동대표를 만나 예비사회적기업 1년간의 소감과 향후계획에 관해 들어보았다.
해피카트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2011년 10월 제가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 공부하거나 사례를 찾아보기 위한 정도로 처음 만들었습니다. 시작은 그냥 홈페이지였는데 어느 날 기회가 생겨서 마을기업 비즈니스 업무 기획 일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마을기업이 정부지원 마을기업이 되면서 사외이사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사회적기업이란 부분이 ‘ 어 이런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이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대학을 진학하여 서울을 상경하면서 현재 공동대표인 최두영대표를 만나게 됐습니다. 최두영대표는 나와는 사촌지간으로 오랫동안 안보던 사이였는데(웃음)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는 앞서 언급한 마을기업업무 경험이 있었고 최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을 3년간 계속해오던 찰나에 사회적으로 값진 일을 하고 싶어하던 때였기에 이야기가 잘 통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던 끝에 온라인 유통업이 사회적인 요소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비즈니스모델의 수정은 없었나요?
비즈니스모델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보시면 맞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상품유통을 하면서 취약계층을 고용하자는 BM이었습니다. 그 후 오랜 고민 끝에 매출과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2012년 11월 젠틀라이프라는 쇼핑몰을 런칭하였고 곧 올 6월에는 윤리적편집샵 해피카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피카트는 29cm같은 편집샵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주된 테마가 윤리적상품 취급 및 판매입니다.
6월 오픈예정인 해피카트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반적인 사회적기업 쇼핑몰을 비즈니스모델로 한 업체는 몇 군데 있었는데요. 저희는 일반상품과 더불어 윤리적인 요소의 상품을 결합해서 판매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유통업을 통해서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방식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사회적기업 상품을 팔아주면 되지 않나?’ ‘고용을 많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생각이 생각을 낳는다고 생각이 깊어지더라고요.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왜 판매가 되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니 판로가 가장 큰 문제다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그때 이탈리아의 한 협동조합 사례를 보게 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우리나라 이마트처럼 큰 마트인데 누구보다 싸게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협동조합, 유기농 상품을 일반상품과 함께 판매하고 coop마크를 붙여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해피카트 편집샵에도 이런 요소를 도입해보자라고 떠올리게 됐습니다. 즉, ‘일반상품과 윤리적상품을 함께 판매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비율은 일반상품 7 : 윤리적상품 3 정도의 비율로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리적상품, 사회적기업제품들이 일반상품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요?
왜 패션잡지를 보면 느껴지는 것 있잖아요. 멋있지만 불편한 요소들. 젊은층들은 멋과 외향적인 것을 중요시 여기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상품에 대한 소비도 오히려 젊은층에서부터 먼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아래에서부터 되야 한다고 봅니다.
비슷한 모델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나요?
재활 자활쪽에서 상품을 생산하셔서 온라인으로 유통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서로좋은가게나 아름다운가게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도 유사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업체들은 타깃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젊은이들이라는 확실한 타깃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비즈니스모델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해피카트 6월오픈이 목표이지만 이후에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펼칠 계획입니다.
현재 회사 고용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공동대표2명에 사원8명으로 총10명입니다. 정부정책의 변화가 생겨 하반기부터는 인건비 지원이 현재보다 대폭 적어진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고용인원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2012년6월에 예비사회적기업이 되었으니 거의 1년이 다되어가는데 예비사회적기업이 되기 전과 되고 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도권 밖에서 보던 것과 제도권으로 들어와보니 처음엔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인증사회적기업이었지만 이런 곳이 왜 사회적기업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업체를 보고 실망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니 ‘그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런 실망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 회사는 사회적기업으로 적합한가?’ 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온라인몰이다보니 하루에도 포장용 비닐이 잔뜩 나오는데 이런걸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나? 란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스스로 정의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거치기도 했습니다. 제도권에서 주도를 하는 사회적기업과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과의 간극을 좁혀야 했습니다.
제도권에서는 저희 비즈니스 모델을 호의적으로 보진 않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모델을 추구하던 곳이 부진했었고 예비사회적기업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인증사회적기업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젠틀라이프로 수익을 좀더 추구하는 모델을, 해피카트로 사회적미션을 강화한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내에 좋은기회가 있어서 입점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매출자체는 거의 발생하지 않네요. 출퇴근하시면서 들려서 하나씩 구매하시면 좋을텐데요. (웃음)
현재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직률이 높은 것이 고민이라면 고민입니다.
자발적으로 이직을, 그것도 무슨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니 그런 부분 대처가 힘듭니다. 이직의 이유가 동일하면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 할 텐데 이유도 각기 다릅니다. 애정을 가지고 한명 한명 뽑는데 이직한다고 하니 대단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취약계층이라는 것이 스펙트럼이 꽤 폭이 넓습니다. 월평균가구소득의 60%라고 하면 우리기준에서 못산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취약계층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 그냥 기준에 맞으니 뽑고 그러진 않았거든요. 정말 힘들고 우리와 함께 꿈을 키워나갈 사람을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이직한다고 하면 많이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온라인이 생각한 것을 증폭시키고 발전해 나가는데는 좋은데 온라인몰을 선택한 것이 ‘과연 이게 맞았나?’란 생각이 들때가 가끔 있습니다. 방문자를 많이 오게 하려면 자본이 많이 필요한 분야가 또 온라인이라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대표님은 어떤 꿈이 있나요?
사회적기업을 확산시키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미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와 상품이 많은데 소비자가 선택하고 소비할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쇼핑몰쪽은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입니다. 1인~2인이 하는 곳도 많다 보니 취약계층고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초기엔 고용에 대한 부분을 대단히 신경 많이 썼는데 지금은 초기보다는 신경을 덜 쓰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를 얼마나 더 늘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얼마나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회적기업이라면 고용을 중시하고 고용이 늘어야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저희는 그런 부분을 되도록 배제하려고 합니다. 고용을 중시 여길수록 정부 보조금 등에 기대고자 하는 생각이 커지기 때문에 사전에 그런 부분을 차단하려 합니다.
회사가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매출이 늘고 고용인력이 늘고 있어서 회사가 발전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도 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오히려 더 강합니다. 사회 서비스 분야는 아직도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통업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 항상 생각을 합니다. 사회서비스 분야에 관해서는 제도권 위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는데 온라인 망을 이용해서 소셜워커들과의 프로젝트식의 사회서비스를 준비중입니다. 그래서 최근엔 특별히 지적 받거나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웃음)
아직 사이트 개발관련해서 프로그래밍은 내부적으로 처리를 못하고 디자인과 기본적인 스크립트 정도만 내부에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발전하려면 이런 개발적인 부분도 같이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활을 일과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사업을 해나가다 보니 일이 엄청 늘었습니다. 확실히 학업이 소홀해지게 되어 매학기마다 온라인 수업을 2개 이상 듣습니다. 덕분에 성균관 사이버대생이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참고 : 박대표는 현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 재학중임) 아직은 일 때문에 대학생활을 못한다고 하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하고 좀더 부지런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요?
부족한 제가 무슨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굳이 한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아무리 혁신적인 사업모델이라도 사업은 절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적 목적을 가진 사업은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여야 하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반이라는 것이 자금이건, 사람이건, 혹은 기술이건 그 기반이 확실히 갖춰지지 못한다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일시적이 되기 쉽습니다. 당장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혹은 당장 재무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이에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사업의 기반을 쌓아 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