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16] 사명감을 가지고 생존하겠다는 소셜벤처
째깍악어는 2년 전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한 소셜벤처다. 주력 서비스는 동명의 시간제 어린이 돌봄 매칭 서비스.
재깍악어는 올해 서비스 부모 회원수 1만2천명을 넘어섰고, 교사 지원자는 3,500명 규모다. 지난해 대비 부모 회원은 5배 가량 늘어지만 교사는 20% 줄었다. 엄격하게 다듬은 교사 프로세스에 의해 통과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깐깐하게 좋은 보육교사를 뽑기 때문인지 부모 사용자 이용 만족도는 4.8점(5점 만점)을 상회한다.
재깍악어는 사업 3년차면 겪는다는 데스밸리도 무난히 넘어서는 중이다. 할 발 더 나아가 교사, 고객, 내부 팀원을 위한 모든 UX(사용자 경험)를 다듬고, CS 전담 인력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 기업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무엇일까. 김희정 대표를 만나 운영부터 HR에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째깍악어는 소셜미션을 추구하지만,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건 아니라고.
정부가 인증하는 사회적기업이 되려면 여러 요건이 필요하다. 몇 명의 일자리를 제공했는지,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이를 통해 어떤 이들이 수혜를 입었는지 등 양적 기준이 명확하다.
다만 이 기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경력단절’ 개념과는 다르다. 우리가 정의하는 건 양육 중에 생기는 일을 의미한다. 또 소외 계층도 우리는 장애를 가진 부모에게서 자라난 비장애 아이도 소외 계층이라고 본다. 정부 규정대로 하면 비장애아는 취약 계층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시각 장애인 부모가 아이 알림장을 어떻게 볼 수 있겠나. 면담도 어려울 거다. 어쩌면 말도 어눌하게 배울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을 하루에 30분이라도 도와주면 보다 평등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란 믿음에 시작한 일이다. 사교육 시장의 일부로 포지셔닝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마케팅 했다면 더 잘 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 ‘보육’의 관점에서 사업하고 싶었다.
전문 보육교사의 비율이 예전보다 늘었다.
돌봄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아이를 전문적으로 돌봐주길 원한다면 보육교사를, 놀이에 초점을 맞추면 대학생 선생님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는 전체의 20%가 보육교사지만 비율을 더 늘릴 계획이다.
현재 우리 서비스의 매칭률은 65%다. 나머지 35%는 약속한 돌봄 교사의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 혹은 교통취약지역 및 어려운 돌봄 내용을 적은 것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그런 고객을 위해 상주하는 교사도 채용했다.
기업 규모와 매출이 동반 성장 중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애쓴 점이 있다면.
UX(사용자 경험) 고도화다. 이 사업은 교사 관리가 열쇠다. 우선 공급자가 째깍악어를 좋아하는 게 기본이라고 정의하고 교사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들이 느끼는 보람과 성장 가능성까지 다루려고 했다. 선제조건은 4대보험을 비롯해 정확한 비용 산정, 제공이었다. 동시에 매너 없는 부모 고객은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수준 높은 콘텐츠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미국에서 교육정책을 공부하던 인재가 합류해 육아행동연구소를 만들었다.
보호자 고객도 마찬가지다. 우리 서비스는 엄마를 육아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이다. 하루 중 1시간만이라도 온전히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주변에 털어놓기 힘든 마음이다. 이를 불편하게 느끼지 않도록 설계했다. 엄마 입장에선 쉬고 싶다 해도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아이를 대뜸 맡길 수 없다. 이 의심을 지우기 위해 교사의 프로필을 꼼꼼히 제공한다. 이후 매칭이 불발했을 경우 바로 CS팀에서 연락해 매칭을 돕는다. 총 지원자 중 20%만 등록될 정도로 교사도 까다롭게 뽑았다.
플랫폼의 모든 그룹에 몰두하며 보완한 덕에 꾸준히 2~30% 성장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도 5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아이를 키우며 동시에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켜지고 있나.
나를 포함한 12명의 팀원 중 기혼은 4명이다. 아이를 키우는 팀원은 퇴근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 야근도 지양한다. 업무 외 시간에 일할 경우엔 추가수당을 지급한다.
‘이달의 악어’를 선정해 직원에게 시상도 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거나 활동량이 많은 직원에겐 ‘콜럼버스 상’을,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이에겐 ‘쏠(sol)톤 상’을 준다. 상금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것이 일터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일에서 꾸준히 내적 동기를 찾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가져가되, 내부에도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생각하고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꾸준히 개발할 거다
조직원이 늘다보니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결론만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오해가 생기기 쉽다. 많이 고민하고 말한 것이지만 팀원에겐 통보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부 의사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한 번은 팀원이 인터뷰 기사로 내 성향을 알았다고 말한적이 있어 놀란적이 있다. 그런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 적극적으로 대화 하고 있다. 대표가 가진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스타트업은 평등문화를 지향하는 편이다. 본인은 팀원의 이야기를 잘 듣는 편인가.
반반이다. 초기 기업에서 수평적 의사결정이 늘 좋은 건 아니다. 전략을 결정하거나 판단할 땐 빠른 결정과 실행력이 중요하다. 이외엔 노력해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선 수익모델의 다각화가 필요할텐데.
수요와 공급이 늘어야 안정적으로 운영 되는 게 플랫폼이다. 수익모델이 수수료인 점은 이 구조에서 다소 뻔하다. 이에 다른 기회가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정책에서 협업점을 찾기도 하고, 교구회사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서 얻는 수익 등도 검토 중이다. 돌봄을 진행하는 동안 쌓인 데이터를 응용한 사업도 확장할 수 있을 듯 하다.
데스밸리라 불리우는 시기다. 재정적으로 힘들지는 않나. 빠른 성장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힘을 쓰니 고정비가 상당히 적게 들고 있다. 운영 살림을 꼼꼼히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사업해오는 동안 교사가 고객의 집에 나타나지 않은 ‘노쇼’는 총 2번이었다. 내부에선 꽤 놀라운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화려하고 빠르진 않지만, 차분히 단단히 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째깍악어는 폭발적인 성장보다 이 방식을 따르려고 한다.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이 멀다.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잘 하라고 응원해주는 지지자들에게 늘 고맙다. 돌봄 교사들의 긍정적 피드백은 힘이 된다. 사명감을 가지고 생존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