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23]구직자의, 구직자에 의한, 구직자를 위한 플랫폼 ‘더팀스’
네 명으로 시작한 팀이 여덟 명으로 늘었다. 일본서 대학을 나와 현지 증권사에서 일하던 이도,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던 마케터도, 청소년 진로교육 사업을 하던 인재도 팀의 비전에 공감해 기꺼이 팀 합류를 자처했다. 공감 채용 플랫폼 ‘더팀스’ 구성원 이야기다.
더팀스는 구직자 중심 플랫폼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으로 설립이후 2년 간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HR 시장 파이를 넓힌 선두 업체들 틈 사이에서 구직자와 기업 담당자간의 합을 알아보는 ‘캐주얼미팅’, 내부 팀원이 바라보는 기업 이야기를 담은’ 팀터뷰’ 등 이색적인 콘텐츠가 특징이다. 종내엔 블록체인을 활용해 투명한 구인구직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더팀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팀스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사진=플래텀DB
여러 분야 경력자로 팀구성이 되어 있다. 작은 기업에 인재가 모인 요인은 무엇이었나.
권진 대표(이하 ‘진’): 팀빌딩 컨셉이 ‘사람에게 끌리는 팀 만들기’다. 문화를 강조했고, 그 결과 지금 팀원을 만났다. ‘좋은 사람과 합심해 일하고 싶다’는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이해한 인재들이고. 잘 하는 분야가 각기 달라 지금의 팀 형태를 갖추게 됐다.
권소라 운영이사(이하 ‘소라’): 더팀스에서 직함은 외부 사람을 만날 때 업무를 구분하는 것 정도의 의미다. 권리와 의무는 같고 주인 의식이 투철하다. 회사의 성장과 본인의 성장을 동일시 하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최무희 CMO(이하 ‘무희’): 구직자의 자아 실현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며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자부한다. 명예, 명성을 좇아 무조건 대기업에서 많은 연봉을 받는 게 아닌,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이들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주려고 노력 중이다. 더팀스는 이 부분에 집착한다.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이기도 하고.
최기영 개발자(이하 ‘기영’ :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회사에 애정이 있다. 다들 시기를 맞춰 일의 순서를 정한다. 길을 짜듯 의견을 조율한다.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내가 꿈꾸던 기업과 같다.
더팀스는 구직자 중심의 서비스로 설계돼 있다.
진: 구인구직 플랫폼은 대부분 기업 입장에서 구성되어 있다. 연봉, 근무조건, 풀어야 할 문제 등으로 구직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린 그 반대다. 지원자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는 지 등 근무에 관한 플로우로 이뤄져 있다. 일과 사람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더팀스를 통해 입사한 경우 근속연수가 긴 편이다. 10명정도일 때 입사해 6,70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잘 다니는 사람도 있다. 우리 플랫폼이 가진 선한 힘을 바탕으로 채용 시장의 문제를 잘 풀고 있다고 자평한다.
현재 구체적인 수익모델은 뭔가. 얼마전까지 유료 인터뷰 콘텐츠가 있었다.
진: 팀터뷰와 같은 인터뷰 콘텐츠는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 사진 촬영부터 취재, 편집까지 하기에 비용을 받았다. 지금은 완전 무료다. 대신 우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사용자에 한해 월 정액으로 비용을 받는다. 이외 리크루팅 행사를 진행할 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 비용도 있다. 부스임대부터 면접시 필요한 시스템 및 행사장 타임테이블까지 망라한 솔루션이다. 박람회에서 쓸 수 있는 중소기업용 솔루션이 없다. 유명한 솔루션은 쓰기에 무겁고. 지원자가 확보된 상황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작년에 많은 기업이 우리 것을 활용했다.
지원자가 확보된 채용 행사는 일반 채용 박람회와 무엇이 다른 건가.
무희: 말 그대로 당장 입사 가능한 지원자를 확보해놨다는 의미다. 기존 행사는 대개 기업은 섭외하지만, 구직자는 온라인에서 공고를 보고 온다. 기업에 적합한 구직자가 참여할 지 행사가 열리기 직전까지 모르는 거다. 그에 비해 우린 DB화된 인력 풀이 있다. 현장에서 각 이해관계자가 만나지 못해도 시스템 상에서 온라인 프로필을 확인해 행사 이후에도 지원하거나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 측과 지원자 모두 놓치지 않고 구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일례로, 최근 A컴퓨터학원과 코워킹스페이스 간 구직 행사를 열었다. A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 수강생과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해있는 스타트업를 매칭해준 거다.
행사를 줄이고 구독료 모델로 운영하는 게 올해 전략이다. 매출 및 성장에 영향을 줄 듯 한데.
진: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행사 등으로 파이를 키워갈 생각이다.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합’을 찾아주며 우리의 수익을 얻는게 목표다.
최근 싱가포르 HR스타트업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커리어와 경력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걸보고 느끼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열광하는 건 정보가 투명하게 분산 관리되는 것과 수익이 적절히 돌아온다는 기술이 주는 희망 때문 아니겠나. 채용 플랫폼에 더없이 어울리는 기술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내부에서 테스트 중이다.
무희: 신뢰도가 있으면 스팀잇과 같은 블록체인 리크루팅 보상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그게 가능한 건 콘텐츠를 모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고민 중이다.
더팀스에 스팀잇 방식이 적용된다면 어떤 형태일까.
무희: 라쿠텐은 자사 마일리지 시스템 ‘라쿠텐 슈퍼 포인트’를 ‘라쿠텐 코인’이라는 암호화폐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우리도 블록체인을 간접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전제 조건은 우리 브랜드가 블록체인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존 채용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도 헤드헌팅 방식을 통해 몇명을 채용시킨 뒤 수수료를 받은 적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금방 회사를 그만뒀다는 점이다. 구직자가 원하는 기업이 아니었을 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여러 채용 플랫폼에 기업 ‘뒷담화’가 올라오는 건, 결국 구직자가 처음부터 그 회사에 가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라 본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기업 문화를 개인이 바꾸기란 힘들다. 거기에 적응하려다 실패하면 앙금만 쌓인다. 이제는 기업 정보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누가 일하는 지 등도 투명하게 노출하는 게 맞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역시 더 좋은 구직자와 파트너를 만나는 길이라고 본다. 이 부분을 블록체인을 활용해 풀고 싶다.
사정상 많은 정보 공개가 부담스러운 기업도 있을텐데.
진: 인사담당자 세미나를 열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하고 안내하고 있다. 기업이 터놓고 속사정을 말하지 않으면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 팀터뷰, 커리어피드 등 활동을 하고 있다.
무희: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던 ‘클린그린’이라는 기업이 있다. 기업의 대표가 직접 장단점을 진솔하게 적었던 게 특징이었는데, 그 기업에 지원서가 폭증했다. 반면에 인지도가 있었던 기업의 일반 채용공고엔 구직자의 반응이 적었다. 여기서 매력적인 구직자를 확보하는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었다. 구직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도 이 이유다.
손이 많이 가는 커리어피드를 쓰게 유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 인재를 찾을 때 대기업에선 적극적으로 직무를 알린다. 스타트업에서도 대표 및 코파운더, 혹은 마케터 등이 비전과 방향, 투자 유치 등 회사 소식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셜네트워크에 올린다. 전형적인 채용공고만으로 좋은 인재가 오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채용 플랫폼 외 다른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팀스에선 기업에게 긍정적인 채용을 위해 커리어피드를 쓰라고 권유한다. 실제로 그렇게 작성한 기업일수록 지원율이 높다.
최근 원티드랩이 크레딧잡을 인수하는 등 HR스타트업에서도 이합집산이 펼쳐지고 있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진: 각 플랫폼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 우리는 크진 않지만 유의미한 펀딩을 받았다. 우리는 HR 니치 분야를 선점한 뒤 사세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생각이다. 이는 일본 구직시장으로도 연결 된다.
일본의 구직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가 더팀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예상되는데.
한상현 영업이사(이하 ‘상현’): 몇몇 업체가 헤드헌팅 방식으로 일본에 진출한 것으로 안다. 우리와는 방식이 다르다. 일본의 취업시장에서 ‘헤드헌팅’방식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 현재 일본은 신입 중심으로 구인구직 시장이 형성돼 있다. 신입사원을 헤드헌팅 방식으로 채용하진 않는다. 게다가 근속연수도 긴 편이다. 심지어 퇴직금도 입사 3년을 채운 이들부터 지급받을 수 있도록 계약돼 있다. 이직도 금융, 컨설팅과 같은 특수직에 집중돼 있다. 이직을 장려하는 구조도 아니고 시장 자체도 작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린 헤드헌팅 방식보다 팀원 서로를 이해하고 일에 대한 이해도를 담은 ‘콘텐츠’가 이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봤다.
진: 일본에서 콘텐츠 기반 구인구직 사이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기업의 블로그도 대부분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우린 세밀하게 타겟팅하려고 한다. 몇몇 업체와 논의 중에 있다.
상현: 일본의 채용 문화엔 ‘OB모임’이라는 게 있다. OB방문은 모교에 선배가 방문해 후배를 만나는 걸 뜻한다. 이 자리에서 기업의 장단점이 기탄 없이 교환된다. 우리는 그게 더팀스의 ‘캐주얼미팅’과 같다고 봤다. 지원자와 기업 담당자가 편한 시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회사를 알아가는 것이다. 일본은 이 문화가 정착돼있는 반면에 한국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조직문화 및 채용 시스템이 일본에서 건너온 것을 감안하면 OB방문 문화 역시 조만간 국내에 퍼질 가능성이 높다. 이 영역을 선점해 성장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더팀스도 여느 스타트업처럼 수평적 의사소통은 지향한다. 의견조율 및 사업 방향은 어떻게 결정되나.
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한다. 별도의 회의든 점심시간이든 시간을내 서로가 생각하는 발전방향을 이야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할 수 없는 일은 지금 왜 할 수 없는지, 나중에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공유하며 나아가고 있다. 모든 걸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기본이다.
팀원 각자의 목표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진: 우선 팀원 모두에게 고맙다. 우리 비전이 맞았다는 걸 시장에서 입증하고 실현하고 싶다.
무희: 10년뒤 모두가 각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서포트하는 데 힘 쓰겠다.
정우: 우리 서비스는 인문학적인 외형을 띄지만 내부에 고도화된 기술이 많이 들어간다. 이를 데이터화해서 유저에게 전달되게 노력하겠다.
현진: 좋은 팀원과 함께 일 하고 있다. 같이 성장해 분야 전문가는 물론 자아실현까지 하고싶다.
상현: 더팀스의 비전에 공감해 합류했다. 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기영: 채용시장 1위 플랫폼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조은: 현재 브랜딩 작업 중이다. 좋은 사람과의 협업을 지향하는 대표의 철학을 더해 이 길이 성공한다는 걸 알리고 싶다.
소라: 우리 서비스 팬을 늘리는 게 최대 목표다. 우리 서비스 유저가 많아질수록 구직 문화의 흐름이 바뀐다고본다. 바뀌는 변화를 눈으로 보며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