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유통 현황#2] 역세권, 학세권…그리고 ‘허세권(盒区房)’
중국 부동산 시장에 ‘허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허세(虛勢)가 아니라 허세(盒區, 허취팡:盒区房)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전문매장 허마셴셩(盒马鲜生)의 배달 가능한 권역(매장 반경 3㎞이내)을 의미한다. 허마셴셩이 인기를 끌면서 작년에 등장한 용어다.
허마셴셩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중국 신유통의 대표모델이다. 신속하고 안전한 배송이 필요한 모든 신선 제품 및 음식을 가정에 제공하는 것이 이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방향이다. 높은 상품 품질과 배송의 편리함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허마셴셩은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京东)에서 물류 총괄을 역임한 호우이(侯毅)가 2015년 설립한 프렌차이즈다. 2016년 1월 상하이서 1호 매장을 오픈한 후 2개월 뒤 알리바바로부터 투자 유치 를 한 뒤 중국 신유통의 첨병이 되어 7월 현재 12개 도시 51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빠르게 확장중이다.
신선식품은 중국서 호황을 맞고있는 산업영역이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2011년 하수구 기름 사건을 비롯해 가짜 계란, 쌀, 소고기, 와인 등 이슈는 중국인에게 안전한 먹거리 갈증을 일으켰다. 허마셴셩은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다. 전자 가격표 스캔을 통해 제품의 원산지, 농장 소개, 각종 검사 결과서 등등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데일리 프레쉬(日日鲜.르르셴)이라는 브랜드로 매일 다른 종류의 신선한 야채, 육류를 당일에만 판매한다. 야채의 경우 농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제품을 매일 공급하며 돼지고기 같은 경우 항생제, 클렌부테롤, 성장촉진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지정 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안전성을 보장한다.
허마셴셩 매장은 제품 전시장이자 판매처, 창고인 동시에 배달 센터다. 주문이 들어오면 각 구역별로 나누어 물건을 담은 후 장바구니를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올린다. 주문을 확인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 보내는데까지 평균 3분이 소요된다. 새로운 시도에 인적자원이 결합한 물류 배달 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배송 처리를 가능케 했다. 소비자의 수요을 만족시키고 효과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허마셴셩의 가장 큰 장점이다.
허마셴셩에서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제품은 신선식품이다. 때문에 여느 마트에 비해 해산물, 반조리 식품 을 취급하는 공간이 넓게 자리한다. 아울러 매장에서 해산물 등을 즉석으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허세권 내 거리는 30분 안에 배송해 준다. 제품의 가격 변동은 전자 가격표를 활용하여 상시 대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상하이와 베이징 소재 매장 25곳에서 24시간 배달 서비스까지 시작했다. 밤 10시에서 익일 오전 7시까지 오프라인 매장 영업 종료 시간에도 고객은 앱을 통해 주문을 하고 8위안(한화 약 1300원)의 야간 배송료만 내면 영업시간 때와 같은 배송시간을 보장받는다.
알래스카와 노르웨이 바다의 킹크랩과 연어가 바다에서 허마셴셩 매장까지 72시간이면 도달한다. 그리고 알리바바 자체 포장 기술로 신선함을 유지한채 고객의 손에 전달된다.
초기에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관계 없이 현금, 카드, 위챗페이를 받지 않고 오로지 알리페이로만 결제가 되어 잡음이 있었지만 현재는 현금 결제도 가능하다. 다만 계산원이 현금을 받은 후 본인의 허마셴셩앱으로 결제를 하는 방식이라 편하진 않다. 알리페이로의 결제를 유도하는 것은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고객의 소비 패턴을 추적하고 분석하기 위함이다.
허마셴셩은 최신 신유통 기술이 적용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올해 2월 허마셴셩 상해 난샹(南翔)점에 개설된 중국의 첫 로봇 식당이 대표적이다.
난샹매장은 전체 면적이 7천여㎡로 다른 지점에 비해 그 규모가 크다. 매장으로 들어가면 오른편에 바로 로봇식당이 보인다. 식당 입구 스크린에는 4,6인석 좌석의 대기 인원이 나오고 차례가 되면 스크린에 번호가 표시된다.
식사를 원하는 고객은 QR코드 스캔을 통해 테이블 대기를 진행한다. 대기하는 동안 미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차례가 되었다는 알림이 오면 입구에 있는 테이블 선택 기계에 스캔하면 자동으로 좌석이 배정된다.
테이블에 착석 한 후,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주문 할 수 있다. 일행들은 각자의 폰으로 동시에 주문을 진행할 수 있다.
식당 한켠엔 셀프바와 세면대가 있다. 식기류와 냅킨 등은 셀프바에서 직접 가져와야 하며 음료나 밥은 직원에게 주문 내역을 보여주고 받아와야 한다. 음식 주문 후, 요리의 진도와 서빙 과정은 테이블에 있는 모니터로 실시간 볼 수 있다.
난샹점은 주문부터 서빙까지 전과정 디지털화 관리를 실현한 첫 지점으로 셰프를 포함한 모든 파트의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해산물 코너와 식당 사이에는 로봇 팔이 분주히 움직이는 유리방이 있는데 이곳은 식재료를 임시 보관하는 냉동창고로 사람 키만한 로봇팔이 손질을 기다리는 식재료들을 자동으로 분류해서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로봇 레스토랑은 복합 렌지오븐과 자동화 볶음 설비를 갖추어 기존 주방 설비에 비해 조리 시간이 50% 이상 단축되어 갓 잡은 생선을 11분만에 조리할 수 있다. 요리가 완성되면 서빙 로봇을 통해 고객들의 테이블로 배달이 된다. 허마셴셩이 자체 개발한 AGV(Automated Guided Vehicle,무인 운반차) 서빙 시스템과 설비는 음성, 이미지 등 멀티 혼합 센서 기술로 장애물을 식별, 회피할 수 있으며 음식 검사도 한다. 음식이 완성되고 서빙되는데까지는 평균 40초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