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라이는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고참급에 속한다. 2008년 선데이토즈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8개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했다. 액셀러레이팅을 받은 기업 중, 작년 한 해만 6개의 기업이 121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3년 동안에는 63%의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 유치를 했다. 2016년에는 카풀 기반 승차 공유서비스 플랫폼 ‘럭시’ 등 9개 기업에, 2017년에는 최근 유럽에 진출한 쇼핑 위시리스트 서비스 ‘위시어폰’ 등 11개 기업에, 올 상반기에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 기업을 포함하여 8개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김현희 투자 팀장은 네오플라이에 본격적으로 투자팀이 생긴 지난해부터 함께 해오고 있다. 그는 네오위즈에 입사해 네오플라이 차이나를 거친 뒤 현재 네오플라이에서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김 투자 팀장에게 네오플라이의 스타트업 발굴, 지원방식에 대해 들었다.
김현희 네오플라이 투자 팀장
네오플라이는 한 해 평균 8팀 정도를 발굴한다.
일 년에 몇 팀을 뽑는다는 한정 기준은 없다. 아예 선발을 하지 않거나 10개 팀을 선발하기도 한다. 당장 인연을 맺지 않더라도 관심 가는 팀은 꾸준히 팔로업 한다. 그러다 투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유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작년까진 전통적 에퀴티 투자를 하다 올해부턴 블록체인 팀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크립토 관련 프로젝트 팀은 권용길 대표가 직접 관찰하고 끌고 간다.
발굴하는 팀 다수가 극초기다.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많지 않을텐데, 어떤 기준으로 팀을 보나.
팀구성이 1순위다. 관련 사업 경력이 있는 지를 따진다. 그리고 관련 지표 및 고객을 많이 만나봤는지를 본다. ‘고객도 적고 지표도 미미한 팀에게 그걸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거기서 의미를 찾는다. 적은 수치라도 중요한 건 챙겨야 하고, 미미한 가운데서도 성장세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적은 고객이라 하더라도 제품이 미완성인 상황에서 사용한다는 건 정말 고마운 고객이라는 의미다. 그들을 소중히 하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 팀은 서비스가 성장한 뒤에도 똑같이 잘 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한 명의 의견이라도 듣고 반영하는 팀은 그만큼 유연한 사고를 가진 것이고 실행력이 좋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일례로, 반려동물 플랫폼을 운영하는 ‘포옹’이라는 팀이 있다. 이들은 매일 고객 100명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서비스 해결점을 고객을 만나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 팀은 계속 지켜보게 된다.
팀은 어떻게 찾고 있나.
수시, 정시, 인바운드 및 직접 경로다. 더도 덜도 아닌 비슷한 비율로 만난다. 참고로 데모데이에 나올 정도의 팀은 우리가 관리하는 단계를 넘어간 팀이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1인 기업에도 투자하나.
크립토펀드를 제외하면 모두 법인을 설립시키고 투자를 진행했을 정도로 작은 팀이지만 1인 기업은 거의 없었다. 기본적으로 우린 팀 형태를 선호한다.
네오위즈 소개를 보면 수백 명의 네오위즈 임직원이 멘토링을 제공한다고 나와있다.
팀마다 마케팅, 재무, HR 등 궁금증이 각각 다를 거다. 이럴 때 신속하게 스타트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인사 관련 이슈가 있는 팀은 인사 부서 직원을 직접 만나게 하고, 해외 마케팅에 대해 궁금한 팀엔 해외마케팅 관계자를 매칭해 돕고있다. 네오위즈 직원들도 자신의 경험을 전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운다는 성취감에 기꺼이 참여한다.
성과지표, 증감추이 외 HR 부분에 대한 멘토링도 제공한다.
지표를 챙기고 후속투자 유치를 돕는 건 기본적으로 행하고 있다. 그외에도 여러 이슈에 대해 상담 요청이 들어온다. 사실 대표들은 외롭다.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내홍을 겪어도 팀원에게 드러내기도 쉽지 않다. 그럴 때 우릴 찾는다.
수십개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액셀러레이터의 경우 배치가 끝난 이후에도 스타트업과 연락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들 한다. 네오플라이는 어떤가.
인연을 맺은 팀은 꾸준히 팔로업 한다. 일례로 14년도에 선발된 팀의 후속투자를 우리가 돕고 있다. 팀이 원하면 뭐든 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덜 잘 되는 곳 아니겠나. 잘 하는 팀을 관리하기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에게 다가가는 편이다.이외엔 포트폴리오 팀의 내용을 정리한 ‘미디어킷’을 제작, 반기마다 업데이트 하며 대외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팀과 IR 자료를 자주 주고받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네오플라이가 배치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팀마다 성장 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후속투자를 원하는 시점도 다르다. 이들의 니즈를 놓치지 않고 액셀러레이팅을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배치제로 하지 않는 것이었다. 센터를 퇴소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공간만 변경되었을 따름이다.
‘조용한 조력자’라는 느낌이다. 그게 네오플라이만의 장점인 듯 하고.
네오플라이는 대외 활동이 많지는 않다. 언론홍보도 적극적이지 않다. 그런 것보단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팀도 우리와 성향이 비슷하다. 다들 조용하지만 강하다. 작년에 선발한 8팀 중 5개 팀이 프리 A시리즈 규모로 후속투자를 받았다.
투자는 어떻게, 얼마나 집행하나. 올해에는 크립토펀드도 조성했다.
대부분 2,3천만원 내외의 투자가 가장 많다. 이후 따로 투자를 더 하고 싶은 팀엔 내부에서 회의를 거쳐 추가 투자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선발됐던 8팀 중 2팀이 이 과정에 따라 집행되었다. 크립토펀드의 경우 규모는 정해져 있지 않다. 팀마다 개발 진행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금액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기란 쉽지 않다.
네오플라이와 네오위즈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EOSeoul(이오스서울)이 스팀잇 공식 계정을 통해 EOS 블록 프로듀서(BP) 출마를 선언했다. 이오스에 관심이 많은듯 싶다.
이오스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데 1차 목표를 두고 있다. 예상대로 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향후 크립토펀드에서 투자하는 팀의 프로토콜은 ‘이오스’를 기반한 것들인가.
네오플라이는 이오스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이오스 기반의 프로토콜의 팀에만 투자할 생각은 없다. 가능성은 모두 열어두고 있다.
액셀러레이터 입장에서 초기 팀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네오플라이는 팀내 ‘도덕적 해이’를 매우 경계한다. 이를 포트폴리오 팀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특히 밝혀질 지표를 허위로 기재하는 건 옳지 않다.
끝으로 네오플라이를 대표해 한 마디 해달라.
우리의 캐치프레이즈는 ‘진심을 다해 돕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우린 이 말을 허울이 아닌 행동으로 구현한다. 스타트업과 함께 진정으로 고민하고 최대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고 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네오플라이가 다가갈 때 진심을 알아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이점이 있다고 판단될 때 투자 제안을 한다. 우리가 스타트업에 도움을 못 된다면 하지 않는다. 투자자라고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편히 만나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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