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人사이트]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희망적이다”
“2018년 현재 국내 스타트업은 긍정적으로 커나가는 중이다. 이는 IMF를 거쳐 네이버, 쿠팡 등 벤처기업이 꾸준히 생겨났기에 가능한 일이다. 좋은 기업이 나오도록 창업생태계를 지원해야 한다.”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의 한킴(김한준) 대표는 2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Grow With GS×KITA Startup Gathering (이하 GWG×KITA)‘ 강연에서 국내 스타트업 현주소를 그는 국내 생태계 현황을 자사 포트폴리오 팀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이하 강연정리.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희망적이다
해외 스타트업 관계자가 한국 창업 생태계 현황을 문의보면 ‘IMF’, ‘네이버’, ‘쿠팡’의 예시를 들어 긍정적이라 답변한다.
우리나라는 IMF를 겪으며 필연적으로 많은 창업자가 생겨났다. 인터넷망이 전격 보급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그런 경험이 없어 창업 생태계가 활발하지 않았다.
네이버라는 IT기업을 경험한 이들이 많은 기업을 설립했다. 네이버에 대한 평가는 각각 다르겠지만, 창업 생태계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쿠팡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쿠팡을 경험한 인재를 찾는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쿠팡이 기존 기업과 다른 시스템을 많이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쿠팡은 외국인 개발자 영입 및 수평적 기업 문화를 확립했다. 이 문화는 현재 여러 스타트업에 전해지고 있다.
위의 세 요소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여기에 한국의 인구 밀도는 꽤 촘촘하고 단일민족이라는 특징이 있다. 밀집된 지역의 사용자에게 설명할 비용이 덜 든다. 절대적인 시장 규모만 보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현재 조단위 시장을 만들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우아한형제들부터 스푼라디오까지, 알토스가 주목하는 5개 스타트업
알토스벤처스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하이퍼커넥트(아자르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마이쿤(스푼라디오 운영사), 비프로일레븐 등 기업에 투자했다.
하이퍼커넥트가 개발한 아자르는 현재 230개 국가에서 총 매출 1천억원을 벌어들인 SNS 데이팅 앱이다. 매출의 95%는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이 회사는 투자금에 손대지 않고도 데이팅 서비스 외 여러 다양한 앱을 출시하고 있다. 직원의 3,40%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을 정도다.
해외 경험이 전혀 없는 창업자가 수장인 하이퍼커넥트는 전 직원의 30%가 외국인으로 구성 돼있다. 해외 시장 파악 및 진출을 위해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팀원으로 영입했다. 눈부신 성과를 내는 데엔 이들의 몰입이 한 몫 했으리라 본다.
우아한형제들은 매년 7,80%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인 국내 대표 O2O 스타트업이다. 운영 중인 배달의민족은 플랫폼 내 거래량만 약 5조, 순매출은 수천억 규모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도 진출을 추진 중이다.
6,7년 전만 해도 10명도 채 안 되던 이 기업의 직원수는 어느새 1천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 중 절반이 개발자로, 많은 프로젝트를 실험 중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 서비스 ‘토스’의 운영사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이 금융권을 뚫기란 힘든 일이다. 혁신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도 존재했다. 회사 구성원은 금융 산업에 대한 경험도 부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모든 은행을 섭렵해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훌룡한 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비바리퍼블리카는 송금을 넘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많은 서비스를 플랫폼에 붙여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고 본다.
비프로일레븐은 동명의 축구 영상 AI 분석 플랫폼 개발사다. 이 팀을 처음 봤을 땐 작은 시장을 바라본다고 봤다. 국내 프로 리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런 피드백을 주고 받은 회사 대표(강현욱 대표)가 1주일 정도 독일에 출장을 갔다. 7개 독일 축구팀을 만나 5개 팀을 유료 고객으로 만들어 왔다. 실행력이 좋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현욱 대표를 비롯해 회사 구성원 11명이 독일 함부르크로 이주했라. 이주 후 한달 반 동안 20개 팀을 유료 전환 고객으로 만들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투자했다. 강 대표는 91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어림에도 실행력과 배포가 놀라운 사람이다. 이런 창업자가 더 많이 더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런칭 8개월 된 비프로일레븐을 이용 중인 팀만 100여 개가 넘는다. 독일, 영국, 태국, 미국 등 시장으로 꾸준히 확장 중이다.
스푼라디오 운영사 마이쿤은 실패를 경험한 스타트업이다. 처음 운영하던 배터리 충전 사업은 시장이 사라져 접어야 했다. 이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까지 8개월 간 직원 모두 급여도 받지 않고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과정서 이탈한 팀원은 한 명도 없었다. 대표(최혁재 대표)를 믿고 버텨온 것이다.
2018년 현재 스푼의 성장세는 놀랍다. 국내 시장은 장악했고, 작년 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했고, 올해 봄엔 일본에 진출했다. 진출한 국가 내에서의 성장속도도 국내보다 빠르다.
진화중인 스타트업, 꾸준히 지원해야
현재 국내 스타트업은 기대 이상으로 성장 중이다. 협력하고 배우며 진화하는 형세다. 이는 4,5년 전 쿠팡이 나왔을 떄보다도 훨씬 나은 환경이다. 스타트업에 꾸준히 지원하고 응원한다면 더욱 혁신적 DNA를 가진 좋은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거라 기대한다.
한편, GWG×KITA는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상생혁신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와 GS그룹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한킴 대표와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총괄대표의 강연을 비롯해 기술 및 사업성 평가를 거쳐 선정된 스타트업의 기업설명회(IR) 피칭이 열렸다. 이외 스톤브릿지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고비파트너스 등 국내외 벤처투자자 및 엑셀러레이터 50여개사가 참석해 스타트업과 1:1 투자상담도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