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자신의 힘으로, 원하는 배움을 누리게 돕는다.”
학생독립만세는 학생이 먼저 배우고 나중에 상환하는 교육비 후불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현물)을 제공하는 마이크로크레딧 형태다.
2017년 7월 시작해 1년여 동안 500여 명의 학생이 과외 수업을 받았다. 이는 전체 지원자의 25%정도 수준으로, 까다로운 상환 검증 단계를 통과한 이들이다.
기업의 서비스 운영 취지에 공감한 1,300여명의 교사를 비롯해 입시학원과 미용·제빵·간호·코딩·디자인 등 취업교육학원 15곳도 동참했다.
“착한 사업 모델 이전에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과 유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키워 나가겠다”는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공동대표를 만났다.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공동대표/사진=학생독립만세 제공
과외 수업을 듣고 성인이 돼 돈을 갚는 ‘후불제’시스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배경이 뭔가. 우여곡절은 없었나.
창업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다. 대학원을 다닐 때 학교서 창업 열풍이 불었다. 경험 삼아 교내창업경진대회에 나갔는데 선정됐다. 당시 통역 관련 사업을 준비했는데, 멘토인 컴투스 이용일 대표가 잘 아는 분야를 아이템으로 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해서 전환한 게 과외 사업이다. 과외 강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문제가 많은 시장이라고 느꼈다. 학생은 좋은 선생을 찾는 게, 선생은 수업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과외 알림장, 학생과 선생간 중개 서비스를 각각 만들었다. 1년 정도 운영하며 학생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었다. 이에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과외비를 당장 못 낼 것 같으면 과외선생이 돼서 갚게 하는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문제는 여러 이유로 이 돈을 못 갚는 학생들이 생긴다는 점이었다. 논의 끝에 시간당 정액제를 채택해 기존 고액과외 대비 반값 수준인 책정해 갚을 수 있도록 조정했다.
그러다 우리 업의 본질을 금융 핀테크임로 상정하고, 교육비 후불제 서비스로 조정하게 됐다. 현재는 고등학생 과외시장부터 인터넷 강의, 미용·제빵·간호·코딩·디자인, 나아가 대학생의 토익 수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시스템에 후불제를 도입했다.
사업 아이템을 다듬는 동안 사업은 잘 아는 분야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개발이 우선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선배 사업가들의 멘토링이 없었다면 알아채는 데 오래 걸렸을 거다.
멘토 뿐만 아니라 고객 의견도 충실히 잘 따랐다.
만난 유저만 1천여 명 정도 된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있다. 우리도 처음엔 상환이 잘 될지 판단하기 어려워 고객을 직접 만난거였다. 현재는 노하우를 쌓아 비대면으로도 심사가 가능하도록 고도화했다.
교육비는 얼마만에 회수되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우린 고등학생 이상에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등학교 3학년생 기준일 땐 1년 안에 가능하다. 고등학교 1학년은 20살이 되기까지 2년이 더 걸리니 상환 기간은 늘어난다. 지난해 7월 시범서비스를 신청한 학생의 97%가 과외비를 상환했으니, 아직은 상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과외 사업을 하며 쌓은 ‘데이터’가 무기다.
올해 수능이 지나 상환이 되면 관련 데이터를 또 얻게 될 거다. 어떤 사용자가 잘 갚는지 등 여러 지표를 분석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소득이 없고 직장인도 아닌 이들의 신용을 평가하는 기관은 없었다. 이런 틈새 데이터가 성장 요소로 작용할거라 본다.
크라우드펀딩을 기반으로한 학비 대출 서비스가 있었다. 다만 P2P 대출의 한 갈래로 성장하진 못했다. 학생독립만세는 어떤가.
금융 사업은 초기에 자본이 많이 든다. 즉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서비스여야 초기 성장이 쉬운 것이다. 대학생간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의도는 좋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돈을 빌려준 투자자에게 원금 이외엔 큰 이익을 주지 못하기에 매력이 떨어진다. 10만원과 1천만원을 빌려주는 행위는 같지만 받을 땐 이자로 인한 수익이 달라지지 않나. 때문에 P2P가 부동산, 주택, 개인 형태로 다양해질 동안 후불제 솔루션 분야는 성장이 더뎠다.
하지만 이 솔루션이 앞으로 자리를 잡을 거라 본다. 우리는 정확하겐 학원/기관에 이득이 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원비가 부담돼 상담을 받고 돌아가는 학원생도 잡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후불제를 도입하면 매출이 증가한다는 관점으로 교육기관에 영업 중이다.
물론 아직은 가설을 검증해보는 단계다. 우리가 먼저 수강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상환율이 97%다. 꽤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이유는 2가지로 본다. 우선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금액이고, 빌리는 이들의 목적이 일반 대출과 달리 투명하기 때문이다. 우린 깔끔하게 ‘공부’에만 사용된다. 교육을 들으며 학생과 기업간 모종의 ‘관계’도 형성되기 때문에,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더 느낀다고 본다.
좋은 사업이지만 규모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큰 돈은 관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사용자들이 우리와 신뢰를 가지고 관계를 이어가면 이후에는 유의미한 금액을 빌리게 될 거라 본다. 그래서 내부에선 KPI를 롱테일 관점으로 보고있다. 신뢰를 얻은 학생 수를 지표로 삼는 거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 급격한 성장곡선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와 관계를 맺은 학생이 취업하면 소득의 일정비율을 성과보수로 받는 ‘소득나눔(ISA)서비스’도 연내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학생과 과외교사(학원) 등을 신경 써야 하는 플랫폼인데, 각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나.
돈을 빌리는 학생에 대한 문제 검증 노하우는 어느정도 쌓였다 본다. 현재는 교육 공급자를 늘리는 데 주력 중이다. 교육 공급자는 마케팅이 어렵다는 답변을 제일 많이 했다. 만약 교육공급자가 우리 팀과 함께 작업한다면 훨씬 세련되고 타깃고객에게 소구하기 좋은 광고를 집행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 대행도 하겠다는 건가.
서비스 차원에서 돕는거다. 아파트 전단지, 현수막을 걸더라도 훨씬 저렴하고 예쁘게 만들 수 있게 한다. 관성적으로 비싸게 하다가 우리가 제안한 걸 보고 좋아하는 학원 관계자가 늘고 있다. 그들의 이익을 늘려는 것도 우리 미션 중에 하나다.
적지않은 자본금이 필요할 것 같은데. 투자유치는 검토하고 있나.
투자를 받으면 유리한 모델이긴 하다. 비전이 맞는 VC를 만나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후불제, 마이크로파이낸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후불제가 이 사회에 제대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길 바란다. 사회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후불제 시스템이 자리 잡는다면 더 나은 삶,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만들어질거라 생각한다. 우리 팀원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아울러 좋은 파트너를 만나 협업하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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