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다음 달(4월)을 끝으로 입찰 광고 ‘슈퍼리스트’를 폐지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입찰 경쟁을 통해 낙찰자와 가격이 결정되는 앱 내 최상단 광고 상품 슈퍼리스트를 4월 30일부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5월부터는 개방형 광고로 대체된다.
입찰 광고는 국내 포털,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 보편적인 형태의 모델이지만, 경쟁을 부추기고 지속적인 광고비 상승을 불러온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어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자영업자 의견을 청해 듣고 입찰 광고에 대한 개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왔다”며 “최근 상생 협약을 맺은 한국외식업중앙회와의 협의를 거쳐, 내부적으로 고심한 끝에 슈퍼리스트를 전면 폐지하는 쪽으로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최근 우아한형제들의 의뢰로 전국의 배달앱 이용 음식점 업주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입찰 광고의 폐지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 광고가 ‘필요치 않다’는 의견은 51.4%로 ‘필요하다’는 의견(21.6%)의 2배가 넘었다.
이와 관련,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는 ‘입찰 광고 폐지까지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우아한형제들이 내부 고심 끝에 결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슈퍼리스트는 2016년 출시 약 3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현재 배달의민족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 수익원이다.
5월부터는 최상단 3개 광고 자리(슬롯)에 ‘오픈리스트’(가칭)라는 이름의 새로운 광고가 들어온다. 신청 업소가 3곳을 초과할 경우 ‘롤링’ 방식으로 보여 준다. 오픈리스트 슬롯 수는 추후 지역별 수요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오픈리스트 광고 비용은 ‘입찰’이나 ‘월 정액’이 아니라 해당 광고를 통해 음식점 매출이 일어났을 때만 부과되도록 하는 방식(CPS)이다. 포털 사이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 형태로, 실제 광고를 통해 얻게 된 매출에 대해서만 정률의 비용을 내게 된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업주들은 입찰 광고가 이같은 방식으로 바뀔 경우 창출된 매출의 7.27% 정도를 ‘적정 가격’으로 희망했다. 배달의민족은 최상단 광고 효과를 고려하되, 업주 기대 수준과 한국외식업중앙회 의견을 고려해 오픈리스트의 광고비를 총 음식 주문 금액의 6.8%로 책정했다.
오픈리스트 출시 이후에도 기존의 월 정액 광고 상품 ‘울트라콜’은 그대로 유지된다. 광고주는 각 음식점 상황에 맞게 울트라콜이나 오픈리스트 중 하나만 선택적으로 이용해도 되고, 둘 모두를 병행해 활용할 수도 있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는 우아한형제들의 결정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외식업중앙회측은 “그동안 많은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희망해 온 입찰 광고 폐지라는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환영하고, 이 같은 자영업자와의 상생, 동반 성장의 노력이 배달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입찰광고 폐지 결정에 앞서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2월 15일 ‘외식산업의 발전 및 상생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측은 향후 자영업자의 소득 구조 개선 및 외식 경영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공동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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