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뇌졸중 진료 프로세스를 바꾸는 대만 AI 스타트업
4차 산업혁명시대가 가시화되며 기술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보다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딥01(이하 Deep01)’은 AI를 통해 의료 혁신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응급진료의 효율 및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뇌출혈 환자 진단에 특화되어 있다. 베이징에서 Deep01의 레오 우(乌仕明 Leo Wu) COO를 만났다. 레오 우는 청화대학교 박사 과정을 거쳐 의료 AI 스타트업 딥01의 공동창업자이자 아크 컨설팅(ARK Consulting Group) 대표, 중국 대표 액셀러레이터 브이스타트업의 글로벌 고문를 겸임하고 있다.
회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Deep01는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본사는 대만과 베이징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AI로 의료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여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출혈 응급진료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의료분야, 그중에 뇌 CT 분석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했어요.
우리는 AI기술이 의료분야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AI는 아무리 급한 응급상황에서도 의료문제를 명확히 처리할 수 있고 딥러닝을 통해 계속 발전하죠. 설문조사를 해보면 환자 대비 의사 인원수는 여전히 적다고 나와요. AI기술로 의사 업무 상당부분을 경감시켜 의료 효율을 높인다면, 정말 필요한 부분에 의료자원이 분배될거라 봅니다.
시작할 때는 뇌를 비롯해 심장과 복강 진단도 검토했어요. 우선적으로 뇌 CT분야를 선택한 건 위급성 때문이에요. 뇌출혈은 15~20분 내 처리하지 않으면 치명적이에요. 그래서 뇌신경외과 응급치료에 AI기술이 도입되면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어요. 앞으로 심장과 관련된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에요.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건가요.
만약에 환자 5명의 머리 CT를 찍으면 인당 6장 씩, 30장의 사진 결과물이 나와요. 그걸 의사가 순차적으로 확인해야 하는데요. 만약 마지막 환자의 상황이 제일 위독하더라도 순서대로 CT 결과물을 살펴봐야 하기에 빨리 알 수 없죠.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은 응급치료를 당장 받아야 하는 환자를 먼저 찾을 수 있게 합니다. 빠르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의료진의 과도한 업무를 줄여주죠. 결과적으로 의사의 잡무를 줄여 긴급환자 치료에 집중하게끔 할 수 있게 하는겁니다. 현재 뇌출혈 검진은 93%정도의 정확률로 판정할 수 있어요.
정확률 90% 이상이라는 건 어느정도 수준인건가요.
일반적으로 임상 경험이 많은 의사가 뇌CT를 보고 뇌출혈 여부를 판정하는 정확률이 92%정도에요. 우리 경쟁사들의 데이터를 보면 정확률이 90%정도죠. 93%로 할 수 있는 것은 시장 경쟁력이 앞선다는 의미이고 인간 의사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죠. 몇 퍼센트 앞서는게 아니라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갖추기 위해서 95%의 정확률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의사들이 CT를 보는 방법은 다 달라요. 그래서 AI 레이닝을 하며 인간 의사들의 방식과 함께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도 함께 적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근일 의사보다 더 높은 정확률을 가질 수 있게 될겁니다.
실용화는 어느단계까지 와 있나요.
현재 중국 메디컬 센터 몇 곳에서 활용하고 있고 의료 소프트웨어 회사와 기술 라이선스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FDA와 대만 TFDA 인증이 올해 내 통과될거라 예상하고 있어요. 빠르면 올해 미국과 대만에서 정식 판매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는 응급 환자를 판별하는 것에 포커싱되어 있어요.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현재까지는 뇌출혈 여부만 검진할 수 있지만, 향후 어떤 종류의 뇌출혈인지까지 파악할 수 있게 개발하려고 해요. 기술개발은 카네기멜론대학(CMU)과 국립타이완대학과 손을 잡고 진행 중이에요. AI기술의 적용분야와 시제품 테스트를 위해 대만쪽 메디컬 센터들과 협력을 하고 있어요.
의사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를 많이 만나실텐데요. 의료에 AI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거부반응은 없었나요.
최근 만난 20여 개 병원 관계자를 만났어요.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궁금해한 것은 세 가지로 요약되요. 데이터가 정확하고 믿을 만한 것인지, 소프트웨어 UI는 커스터마이징 가능한지, AI기술을 의료 프로세스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그만큼 반응이 뜨거워요. AI기술로 의료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는 것에 다들 공감하고 있어요. 효율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건 의사들에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AI기술로 의사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의사를 돕는 방식이라 현장과 소통도 원활합니다.
어떻게 보면 기업 ERP서비스로 보이기도 하네요. 현장의 니즈는 어떻게 파악했나요.
창업 파트너 중 한 명이 의사인데, AI기술로 진료과정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의견을 개진했어요. 그래서 응급실 진료 프로세스와 임상 의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기술개발에 돌입했죠.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앞서 의료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했죠.
현장의 목소리를 기술로 풀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게 우리의 강점이죠. 또 대만 의학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투자유치현황을 말해준다면요.
회사 설립 당시 20만달러(약 2억3400만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2018년 홍콩쪽에서 엔젤투자도 받았어요. 투자자로 실리콘밸리 플러그 엔 플레이(Plug&Play), 청화대 기업인협회(TEN), 대만정부펀드인 NDF 그리고 홍콩 증권회사 등이 있어요. 올해도 투자유치 준비를 하고 있어요.
회사의 장단기 마일스톤이 있다면요.
진단 기술 업그레이드와 병원 시스템 적용을 단기 목표로 잡고 있어요. 장기적인 목표는 인체 주요 부위로 진료 범위를 확대하는 겁니다.
한국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노령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고품질 응급진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아요. 한국은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가 되는 국가에요. 뇌출혈, 뇌졸중 등 진료 니즈 더 많아질거라고 봐요. 우리의 AI진료기술이 의료진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빠른 진단은 환자에게 유용할거라 봅니다.
한국 메디컬 센터와 협력하고 싶어요. 학술연구나 상품화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거라고 봐요. 한국 의료 스타트업과 손을 잡아 윈윈할 수 있는 방식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