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메신저로 일하지 말아야할 5가지 이유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기기,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은 지식 근로자가 장소나 시간에 제약 없이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슬랙(Slack)등과 같은 메신저나 그룹챗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팀원들과 빠르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 더욱 나은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경험은 전혀 다르다. 수 많은 직장인들이 휴일에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치 못하고 ‘카톡방’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확인하며 노심초사한다. 이러한 업무 행태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갔고 결국 2016년, 업무 시간 외 카카오톡을 통해서 업무를 지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명 ‘카톡금지법’이 발의되었다.
이처럼 메신저를 내부 협업의 주요 도구로 이용했을 때 사회적으로 가장 많이 화두가 되었던 문제는 “업무의 연장”이다. 그러나 사실 그 밖에도 메신저로 협업할 경우 보안, 자료 파악이나 업무 히스토리가 정리가 어렵다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1. 메신저는 보안에 취약하다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 만들어진 메신저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다. 업무에 대한 소통을 하기 위한 ‘단톡방’을 따로 만들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용도로 더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이 카카오톡이다. 이러한 용도의 차이 때문에 카카오톡을 협업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며 중요한 파일이나 내용을 공유할 때 해당 업무 내용이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항상 고려해보아야 한다.
또한 카카오톡의 ‘단톡방’의 경우 업무에 관계가 없는 사람이 초대되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사람을 방에서 퇴출시키는, 일명 ‘강퇴’ 기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퇴사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퇴사자 스스로 단톡방을 나가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까지 공유된 파일들을 외부로 유출하게되는, 말그대로 최악의 상황까지 번질 수 있다.
2.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사람인이 직장인 69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79.6%가 ‘업무시간 외에 업무로 연락을 받은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KLSI)는 업무시간 의외 또는 휴일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업무로는 ‘직장 메일 연동을 통한 메일 수신 및 발신’이 63.2%으로 가장 많았고, ‘직장 업무 관련 파일 작성 및 편집’이 57.6%으로 그 다음, ‘메신저, SNS를 통한 업무처리 및 지시’ 47.9% 순이었다.
이는 단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슬랙을 이용하는 해외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타임지(TIME)에 따르면 슬랙 이용자들은 하루에 평균 10시간 이상을 슬랙을 사용하는데에만 할애하고 있다. 8시간의 업무 시간이 아닐 때에도 수많은 지식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대신 슬랙을 통해서 업무를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3. 원하는 자료를 찾기 어렵다.
카카오톡이나 슬랙에서 하나의 단톡방, 채널에서만 업무를 처리하고 자료를 주고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해당 자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팀별, 업무별로 다양한 단톡방 혹은 채널을 통해 자료들을 공유해왔다면 이야기는 훨씬 복잡해진다. 시간이 지나서 프로젝트가 끝나 단톡방 자체를 삭제했을 수도 있고, 담당자가 단톡방에서 탈퇴하거나, 너무 오래된 자료라서 보관기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슬랙의 경우, 검색을 통해서 자료를 찾을 수 있다는 면에서 조금 상황은 나은 편이다. 하지만 정확한 키워드나 단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원하는 파일을 찾을 수 없다. 모든 인간의 기억력은 불완전하기에, 슬랙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원하는 파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4. 업무 히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없다
카카오톡이나 슬랙으로 업무를 진행할 경우 프로젝트나 일정 기준이 아닌 대화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때문에 전후에 공유되었던 메시지 내용 전부를 읽어보아야만 업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동안 주고 받은 메시지들이 전부 업무에 관련된 메시지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의 중심이 되는 업무나 일정이 없다는 것, 이것이 메신저를 협업에 이용할 때의 가장 큰 문제다. 단톡방이나 채널에 속해있는 팀원들은 산발적으로 그때 그때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업무 자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잡담들도 오고 간다. 메시지들을 ‘여기까지 읽음’이라고 표시된 부분 부터 끝까지 다시 읽고 내용을 정리하는 것 외에는 전체적인 업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본 업무에 들어가기 전에 업무 히스토리 파악에만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것이다.
5. 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메신저를 통해서 업무를 하다보면 날아드는 메시지들을 확인하느라 정작 중요한 업무에는 집중할 수 없는 주객전도가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메일을 통해서 협업을 할때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러한 현상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는 이메일이나 메시지에 빠르게 답변을 하지 않으면 ‘일을 하고 있지 않는다’라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몰입해서 처리해야하는 중요한 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울리는 메시지 알람 때문에 다시 메신저를 켜고 대화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알림을 끄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대화 내용을 놓치면 나중에 다시 업무 내용 흐름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알림을 전부 끌 수도 없다. 그렇게 메신저로 날아드는 메시지들 중 정작 자신에게 중요한 메시지는 많지 않음에도 말이다.
메신저는 등장과 함께 사람들의 소통하는 방식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었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해외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과 연락할 수 있고 인터넷만 된다면 무료로 통화도 가능하다. 사진이나 영상 등 삶의 일부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편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이나 비슷한 류의 메신저 툴이 협업에도 적합하리라 판단한다.
그러나 편의성 하나만을 보고 메신저를 협업의 주요 도구로 이용하기에 앞서 메신저로 협업할 때의 문제점들을 고려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시간 소통이 꼭 필요한 업무라면 메신저를 도입하되 제한적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시지를 보내기 전 요청할 업무 내용을 글로 정리해서 담당자에게 문서 형식으로 공유해주는 것이 오히려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메신저는 본질적으로 협업의 메인 플랫폼으로 이용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팀내외로 공유되어야 할 업무 자료나 디테일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경우 메신저만을 이용해서 협업한다면 많은 내용들이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메신저외에 문서 기반의 협업툴을 이용하고, 실시간 소통이 불가피한 상황을 대비하여 메신저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모습에 가까워질 것이다.
글 : 이예린 / 콜라비 Contents Marketing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