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알리바바 윈치대회 하이라이트
알리바바 클라우드 ‘윈치(云栖) 대회’가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 윈치대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알리바바그룹의 재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특히 마윈의 후계자 장융(张勇) 신임회장이 그룹 수장으로 공식 행사에 처음 나선 무대이기도 했다.
금년 10회를 맞이한 윈치대회는 알리바바라는 단일 회사를 넘어 중국에서 가장 큰 개발자 행사이자 테크 컨퍼런스다. 역대 이 행사에서 제시된 개념이 이듬해 대륙의 트랜드가 되기도 했다. 2016년 마윈이 ‘5신(5新, 신유통, 신금융, 신제조, 신기술, 신에너지)’ 개념을 설파한 뒤 중국 대륙에 신유통 바람이 분 것이 대표적이다. 윈치대회는 알리바바와 업계와 소통의 장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알리바바 기술을 미리 보는 전시장이자 대륙의 미래 트랜드를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지난해 2018 윈치대회는 외형적으로 화려했다. 반도체 자회사 설립 발표, 새로운 배달로봇 공개, 스마트 호텔 건설 추진 등이 부스와 미디어 지면을 달궜다. 반면에 올해는 단기적 성과나 계획이 아닌 긴 호흡을 요하는 기술 인프라가 강조되었다. 특히 ‘전승(传承, 전수와 계승)’과 ‘데이터’가 핵심 키워드로 거론되었다. 이를 예고하듯 올해 윈치대회 메인 주제는 ‘더 라이즈 오브 데이터 인텔리전스(The Rise Of Data Intelligence)’였다. 장융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DT(Data Technology, 데이터 기술) 와 DI(Data Intelligence, 데이터지능)를 통한 고객가치 추구’를 강조했다.
올해 알리바바 클라우드 윈치대회의 주요 키워드를 살펴봤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전승(传承)’
윈치대회 첫날 메인 컨퍼런스에서는 ‘알리바바 클라우드’(阿里云, Alibaba Cloud)의 전현직 수장 3명이 패널토론 자리에 배석했다. 장젠펑(张建锋) 현 총재를 비롯해 왕젠(王坚), 후샤오밍(胡晓明) 전 총재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기술혁신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세 사람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산파와 같은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주석인 왕젠 박사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태동시킨 사람으로, 알리바바 시티브레인과 알리OS 개발을 주도했다. 앤트파이낸셜 후샤오밍 총재는 2014년 11월부터 4년동안 알리바바 클라우드 총재를 맡아 성공적으로 상업화시킨 주역이다. 현 수장인 장젠펑은 알리바바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다모위안(达摩院, Damo Academy) 원장이기도 한다. 장젠펑은 알리바바그룹 내 ‘기술파(技术派)’ 대표주자이다.
이날 장젠펑 총재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비전을 설명하며 “수요로 발전을 이끌어내고 기술로 추진(需求牵引,技术驱动)하겠다”라 밝혔다.
알리바바 그룹 내공 수련을 책임지는 기술 연구소
이번 윈치대회는 알리바바가 보유한 기술이 중점적으로 부각되었다. 특히 알리바바 다모위안 연구소의 기술성과 및 산학협력이 강조되었다. 이는 알리바바의 기초기술 연구 강화 메시지로 풀이된다.
2017년 설립된 다모위안은 기초 과학 및 혁신기술을 연구하는 알리바바그룹 산하 기관이다. 이번에 윈치대회에서 각광을 받은 ‘한광800’ 반도체도 다모위안이 인큐베이팅한 핑터우거반도체회사(平头哥半导体公司)가 주도한 것이다. 이외 다모위안은 스마트 인공지능, 데이터 컴퓨팅, 로봇, 핀테크 등 그룹사에 적용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다모위안은 ‘X실험실’이라 불리우는 자체 프로젝트팀을 통해 퀀텀칩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모위안의 ‘다모(DAMO)’는 대외에 ‘The Academy for Discovery, Adventure, Momentum and Outlook’의 약자로 설명되지만,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달마(대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의 이름을 딴 달마원(다모위안)은 무림 태산북두 소림사의 무공비급을 보관, 연구, 발전시키는 기관을 뜻한다. 알리바바그룹은 다모위안을 설립해 그룹 내공 기초를 쌓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신필’이라 불리우는 진융의 소설 속 명칭을 다수 채택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윈 회장은 무협, 특히 진융의 소설에 심취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집무실을 ‘도화도’, 회의실을 ‘광명정’이라 명명했다. 심지어 마윈의 사내 별명은 ‘풍청양’이다. 마윈을 비롯해 알리바바 주요 임직원은 진융 소설 속 고수의 이름을 별호로 쓰고 있다. 게중에는 마윈이 직접 지어준 것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모위안 연구소는 ‘칭청장(青橙奖)’ 시상을 했다. 칭청장은 IT, 반도체, 스마트 제조 등 기술 분야에서 성과를 낸 35세이하 청년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수상자는 100만 위안(약 1억 6,858만원)의 상금을 비롯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상업화가 지원된다.
인공지능, 그리고 데이터지능
인공지능은 데이터와 함께 올해 윈치대회의 키워드였다.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서 그룹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데이터를 공개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인공지능을 통해 글로벌 10억명에 달하는 사용자에게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회사측은 매일 처리하는 이미지는 10억장 이상, 동영상은 120만 시간 이상, 음성 파일은 55만 시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핵심 AI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AIoT 플랫폼은 스마트 시티, 스마트 사무단지, 스마트홈, 스마트 제조 그리고 스마트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윈치대회에서 장융 회장은 2015년 마윈이 주창한 ‘DT(디지털기술)’를 업그레이드 한 DI(데이터지능)를 새로운 사조로 제시했다.
장융은 “알리바바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근간에 DI가 필연적이다”라며, “빅데이터와 컴퓨팅 능력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석유와 엔진과 같다. 아울러 공급과 새로운 소비 니즈 사이에서 효율적인 연결을 원한다면 디지털지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DI시대를 원활히 하기 위해 압사라(飞天, Apsara) 시스템의 스마트화를 도모한다. 압사라는 알리바바가 자체 연구개발한 슈퍼컴퓨터이다.
한편 알리바바는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 인프라 시설을 확충해 ‘클라우드와 디바이스의 일체화(云端一体化)’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더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처리 기술로 유통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최종적으로 더 좋은 소비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대륙으로 통하는 관문의 안내자
이번 윈치대회에서 알리바바는 외국계 파트너사들에게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안전한 데이터 확보와 효율적인 현지화 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올해 3월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인 해외사업자를 대상으로, 중국시장에 관한 인사이트, 비즈니스 네트워크, 기술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차이나 게이트웨이(China Gateway)’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