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PC시장, 미래는 없는 것일까?
지난 30여년간 지속된 PC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과거의 영광을 모두 내주고 침체되어 있는 PC 시장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살펴봄으로써 PC의 미래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침체된 PC시장의 현 상황 인식
PC시장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 밀려 PC 출하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10일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는 올해 2분기 PC 출하량을 공개했다. 결과는 지난해 같은 기간 출하량인 8500만대보다 900만대 이상 하락한 7600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0.9% 하락한 결과이다. 또다른 시장 조사 기관 IDC가 공개한 결과 역시 비슷했다. IDC가 공개한 올해 2분기 PC출하량은 7500만대로 지난해 8500만대보다 1000만대 가까이 줄어들어 11.4%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되었기 때문에 그리 놀랍지 않다. 지난 7분기동안 전세계 PC 출하량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PC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분기별 PC 시장 성장률은 2011년 4분기 1.4% 감소를 보인뒤 다음 분기 1.9% 반짝 상승을 한다. 그 뒤로 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PC 시장 침체의 원인
이같은 PC 출하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PC 시장 침체를 일으킨 첫번째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태블릿과는 다르게 화면이 작아 PC의 대체제로 자리잡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할때는 PC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76%는 집안에서 인터넷을 할 때 스마트폰과 PC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활용도가 더 높아 ‘거의 매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응답(80%)이 PC로 ‘거의 매일’ 인터넷에 접속(66%)하는 비율보다 높았다.
디바이스별 인터넷 이용 용도 조사에서도 메신저, 채팅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중은 56%, PC는 14%로 큰 차이를 보였다. 날씨(스마트폰 32%, PC 11%), 일정관리·달력보기(스마트폰 22%, PC 4%) 역시 스마트폰 이용도가 PC 이용도에 비해 높았다. 반면 PC는 메일 송수신에 있어서만 44%를 차이하며 스마트폰(21%)을 앞섰고, 뉴스·기사보기는 6%만 높았다 (출처: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759413&g_menu=020310)
하지만 스마트폰보다 PC 판매량 하락에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바로 태블릿이라고 할수 있다. 특히 아이패드는 PC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2010년 4월 출시된 아이패드는 PC의 신규 구매를 가로막기 시작했다. 9.7인치 터치 스크린을 가진 아이패드는 컨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터치입력으로 사용이 쉽고 아이폰에 기반한 iOS를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용이했다. (iOS는 초기에 아이폰OS로 불렸다.)
아이폰의 성공으로 iOS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의 숫자는 많았고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 개발 역시 활발해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은 금새 앱스토어를 채워 나갔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은 아이패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PC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PC에게는 치명적인 제품이 되었다.
하지만 PC 업계는 아이패드를 제한적인 제품으로만 여겼고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아이패드를 단지 아이패드로만 보았던 것이 PC 업계의 큰 실수였다. 아이패드의 인기는 곧 경쟁 OS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출시로 이어졌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한 오픈소스 OS인 안드로이드는 저가 태블릿의 양산을 가능하게 했고 일반소비자들은 값비싼 PC대신 아이패드나 저가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구매하게 된다. 따라서 PC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수밖에 없었다.
PC업계가 태블릿에 대응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터치 인터페이스의 없다는 것이었다. 터치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비해 PC와 노트북은 소비자가 사용하기 불편한 디바이스로 전락하고 만다. 컨텐츠 입력을 위해서는 키보드가 탑재된 PC와 노트북이 좋은 도구이지만 컨텐츠 소비용 디바이스로서 터치 입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커다란 약점이었다.
윈도우8이 PC를 구해줄 수 있을까?
PC업계의 대응은 터치 입력이 가능한 윈도우8이 출시되며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윈도우8은 타일 형태의 메트로 인터페이스와 터치 입력을 적용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또한, 기존의 윈도우 어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PC업계로서는 환영할만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윈도우8의 메트로 인터페이스는 의외로 사용하기 불편했다. 시작버튼이 없어져서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어려웠고 윈도우8에서 사용할만한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은 그 숫자가 매우 적은 상황이다.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고 스크린을 180도 회전할 수 있는등 하이브리드형 디자인을 가진 윈도우8 탑재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다양한 폼팩터의 윈도우8 제품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너무나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선택의 고민으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소비자도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제품은 제조사에게는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제품 가격의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때 윈도우8 디바이스가 PC업계의 버팀목이 될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PC의 위기 상황은 디바이스 형태와 OS를 살펴봐도 쉽게 알수 있다.
2012년 PC와 울트라 모바일 디바이스 (윈도우8 탑재 디바이스) 출하량은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3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1.6배 차이로 줄어들며 2014년에는 1.2배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Mobile Phone)은 이미 그 숫자에서 PC를 넘어선지 오래되었다.
OS별로 살펴보아도 2012년 안드로이드는 이미 윈도우보다 많은 디바이스를 출하했고 그 차이는 점점 커져서 2014년에는 안드로이드 탑재 디바이스는 윈도우의 3배 가까운 숫자가 될 전망이다. iOS 및 기타 OS 탑재 기기를 포함하면 윈도우 탑재 디바이스의 점유율은 15%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하스웰 프로세서 탑재 제품 출시 지연
일반적으로 인텔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발표하면 고성능 제품으로의 교체수요로 인해 PC판매가 늘어나는것이 지금까지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에 공개한 CPU 하스웰은 이전 세대인 아이비브릿지보다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고 전력소비도 줄어들었지만 PC시장은 별다른 이슈없이 조용한 편이다.
이유는 하스웰의 성능 향상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소모전력도 체감할만큼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선지 HP,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형 업체들의 하스웰 탑재 PC는 찾아볼 수 없다. MSI, 한성, 에이서 등이 하스웰 탑재 PC를 지난 6월에 출시했고 7월에 들어서야 레노버가 하스웰 탑재 PC를 출시했다. PC 제조업체들마저 PC 신제품 출시에 대한 열의를 찾아보기 힘들다. PC 시장은 이대로 종말을 맞이하고 말것인가?
지난 30여년간 지속된 PC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화려했던 PC 시대를 내리막길로 내몬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PC 시대를 개척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이다. 애플2로 PC를 우리 곁에 가져다 준 그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운 모바일 혁명을 통해 다시 PC를 가져가려 하고 있다.
PC는 과연 이대로 없어질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것인가? 새로운 모습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그 답은 지금부터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존의 PC가 가진 형태와 특징을 모바일 시대의 특징에 맞추어 하나씩, 매우 정성들여 고쳐나가야 PC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다면 PC의 미래는 너무 어두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PC없는 미래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PC가 없다면 새로운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출처원문 : 침체된 PC시장, 미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