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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김병훈 “매일 14시간씩 10년…그렇게 돌파구 찾아왔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c)플래텀

“힘들 땐 나만의 밸런스게임 만들어라”…정창경 데모데이서 후배 창업가들에 조언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정창경) 데모데이’. 기조연설 단상에 오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창업 초기 힘든 시절을 버틴 자신만의 심리적 장치를 공개했다.

“신이 10년 동안 매일 14시간을 일했을 때 1조원을 준다고 약속했다면 거부할 수 없을 겁니다.”

국내 뷰티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 대표는 “너무 힘들었던 시기에 신과 이렇게 약속했다고 믿기로 했다”며 “약속 여부를 떠나 이렇게 일해서 1조원이 생긴다면 어차피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밸런스게임’을 만들어 극한의 창업 과정을 견뎠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이를 실천했고, “그 다음 과정을 이어나갔더니 신과의 약속은 아주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선배로 후배들에게 ‘사업에서 성공하는 방법 A’를 제시했다. 방법에 ‘A’를 붙인 이유는 자신의 성공 방법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고 믿어서다.

“사업 성공, 끝까지 해내고 성장하고 좋은 사람 만나면 된다”

김 대표는 자신을 “사업 성공에 있어 운이 끼치는 영향은 정말 크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사업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언했다.

그가 제시한 성공 방법 A는 ‘끝까지 해내기’ ‘성장하기’ ‘운’ 등 3가지의 결합을 의미한다.

“끝까지 해낸다는 것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MAKE IT HAPPEN’하게 만들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끝까지 해내기란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사업을 하다 보면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 아이템의 실패, 대체 불가능한 팀원의 이탈, 인수한 회사 직원들의 이탈과 투자받은 회사의 폐업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당연히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어려운 일이 발생해도 이러한 것들은 사업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포기하는 순간 마침표가 찍히고 끝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데모데이 현장 (c)플래텀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 때 나와 조직은 믿어야”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방법으로 김 대표는 원하는 것을 하나로 좁혀 안될 가능성을 줄이고 결과에 대한 자기 확신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현재 겪는 고난 등의 일은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발생하는 일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는 “과학의 영역에서 신념이 들어가면 안 되지만, 사업은 신념의 영역”이라며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 때 나와 우리 조직은 해낼 수 있다고 무조건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가 성장해야 조직도 성장한다”

‘성장하기’에 대해서는 대표의 성장이 조직 성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표의 의사 결정에 따라 사업의 방향이 흥할 수도, 꺾일 수도 있다”며 “대표보다 유능한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대표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너무 유능해서 상위 0.1%의 인재인데 그보다 뛰어난 상위 0.01%의 인재와 일한다면 정말 강력하겠지만 대표가 상위 40% 인재인데 그보다 유능한 상위 30%의 인재와 일한다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경력에 대한 오해를 지적했다. “성장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경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가 있다”며 “고등학교 3년을 똑같이 다녀도 수능 성적은 각각 다른 것처럼, 어느 정도 긴 시간 해왔느냐보다는 얼마나 치열하게 그 일을 해왔는지에 따라 실력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나와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성공의 기준도 성장한다”며 “사업을 계속 하다보면 사업의 목표가 계속 성장할 것이고 언젠가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로 성장할 지도 모른다”고 조언했다.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데모데이 현장 (c)플래텀
“사업의 운은 귀인…서로를 채워줄 수 있어야”

마지막 요소인 ‘운’과 관련해 김 대표는 “사업의 운은 귀인”이라고 평가했다.

“사업의 3요소라고 하면 사람, 자본, 아이템을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저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자본이 없으면 빌리거나 누군가에게 투자를 받으면 되고 아이템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하거나 전환하면 된다. 하지만 결국 이를 이행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귀인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다보면 바로 성장의 연장선상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아득바득 이를 갈던 청년…이제 다시 10년 바칠 준비”

김 대표는 2011년 처음 창업팀을 결성한 이후 시행착오를 거쳐 2014년 에이피알을 설립했다. 11년 동안 단 한 번도 꺾이지 않는 분기 매출 성장을 일궈냈으며, 2023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설립 10년 이하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코스피에 직상장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0년 전 나는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든 해내려고 아득바득 이를 갈던 청년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은 창립 10주년이었던 지난해 증시에 상장했고 지금도 여전히 언더독 정신을 갖고 사업을 하고 있다”며 “나는 다음 목표를 위해 또 한 번 10년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말을 인용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창경은 아산 정주영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계승해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는 실전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2012년 시작 이후 마이리얼트립, 클라썸, 두들린 등 다수의 유망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올해는 글로벌·다양성·기후테크·예비창업 등 4개 트랙에서 총 23개 창업팀이 참가했다. 엄윤미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기존 정창경 데모데이를 확대해 4개 트랙을 한 자리에 모았다”며 “다양성, 글로벌, 기후위기 등 일반적인 창업씬과 비교해 더 많은 기회를 받기 어려운 가장 어려운 도전을 선택한 분들에게 각별한 응원과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데모데이 현장 (c)플래텀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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