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올인원 서비스 ‘위챗’ QR코드 경제 파급력 1,443조 규모
“위챗 계정이 없다는 것은 중국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중국 국민 메신저이자 오픈 플랫폼 ‘위챗(웨이신)’은 중국 사회를 디지털화로 이끈 주체 중 하나이다. 매월 11억 명이 대화하는 소통의 창구이자 물건을 결제하고 공과금을 납부하는 매개이며, 뉴스와 콘텐츠가 이곳에서 유통된다. 중국의 공식 인구가 14억 명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대륙에 발을 딛은 사람 모두가 쓰는 서비스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챗은 메신저를 넘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 산업 영역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가는 시작페이지를 포털로 삼는데 반해, 중국인은 위챗을 같은 개념으로 이용하고 있다.
위챗은 텐센트라는 사기업이 관리하는 서비스 차원을 넘어섰다. 텐센트 자체 사업부를 비롯해 외부 150만 명의 개발자와 8200만 명의 관계자들이 위챗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100만 개 이상의 미니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위챗이 대중화시킨 QR코드는 정보취득의 상징이자 중국 무현금 시대를 견인한 결제 수단의 대표 매개체가 되었다.
지난 9일 광저우 바오리(保利) 세계무역박람관에서 텐센트 주최 ‘2020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2020微信公开课Pro版)’가 ‘미완성 Always Beta’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위챗 개발자 대회 성격으로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텐센트 본사가 위치한 선전이 아닌 광저우에서 열린 배경은 실제 사업이 진행되는 위챗본부가 광저우 TIT(Textile Industry Trade)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서 공개된 위챗데이터보고서(2019微信年度数据报告,2019년 9월 기준)에 따르면, 위챗(微信) 가입자는 11억 51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위챗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시간대는 점심 식사 전과 퇴근 후가 가장 많으며, 공중계정(公众号)은 저녁 9시가 가장 많았다. 젊은세대는 애니메이션, 중년층은 육아분야 주제 콘텐츠를 많이 소비했다. 미니 프로그램(小程序)은 점심 전후와 퇴근후 저녁시간 대, 미니게임(小游戏)은 저녁 8시 이후 사용자가 집중되었다.
위챗의 오늘날 위상을 얻게한 상징적 기호는 QR코드다. QR코드는 중국 모바일 결제의 상징으로, 중국에서 한자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문자가 되어 온오프라인의 가교가 되었다.
텐센트는 이번 행사에서 위챗 생태계 내 QR코드로 파생되는 신산업 및 사업모델이 지난해 8조 5800억 위안(한화 약 1,443조)의 경제 가치를 창출했으며, 2014년 이후 연평균 약 22% 이상 고용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QR코드 검색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모바일 결제가 범용 교통수단인 지하철까지 확대되며 이용률이 대폭 늘었다. 특히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하는 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두 지하후이 텐센트 위챗 오픈 플랫폼 부사장은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지난해 약 8,000억 위안(한화 134조 원)에 이르는 거래가 이루어졌다. 아울러 소비의 방식과 변화에 따른 새로운 업태, 일자리 등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챗데이터보고서에 따르면, 위챗페이는 지난해 월 활성 계정 수 8억 개를 돌파했다. 가입자의 월평균 결제 건 수는 평균 5.8회로, 2017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가 발전한 것은 대륙의 독특한 상황에서 기인한다. 중국은 보안 등 요인으로 신용카드가 대중화되지 못 했고, 대안으로 등장한 은련(유니온 페이)은 초창기 이커머스 시장을 평가절하해 온라인 결제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때 온라인 PG로 자리잡은 것이 타오바오를 등에 업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였고, 뒤이어 텐센트가 위챗을 기반으로 모바일 결제(위챗페이) 시장에 뛰어들며 파이를 키웠다.
소공상인에게 위챗페이는 대세가 된지 오래다. 중국 중소상공인 79.4%에 해당하는 5000만여 개 이상의 매장이 위챗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위챗페이를 통한 중소상공인 거래액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QR코드 결제는 오후 8시에서 10시 사이에 가장 많이 이루어졌으며,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은 오후 10시부터 자정 사이에는 위챗페이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활발했다.
위챗은 공공복지와 관련된 편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특히 병원 서비스는 대기시간을 대폭 줄였다. 중국 60%이상의 병원이 고객관리 미니프로그램을 활용해 2018년 9억 회의 예약을 받았으며, 평균 43.6분의 대기 시간을 단축시켰다.
위챗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장샤오룽 텐센트 부총재는 “위챗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방향이 결정된다. 다만 어떤 것을 써야하고, 어떤 것을 쓰지 말아야 할지가 관건이다. 플랫폼으로써 업계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풀어나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