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료를 찾을 수 없어 2011년 중국 전자 상거래 거래액을 찾아보니 약 6.3 trillion CNY(1.01 trillion USD, 한국 돈으로 약 1천조원)정도 된다. 2010년 대비 34% 성장한 것이니 2012년엔 최소 8 trillion CNY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여튼 이 규모는 중국의 2011년 GDP 규모의 13.4%에 달하는 액수라고 한다. (참조: 2011-2012 China E-Commerce Report) 미국의 2011년 전자상거래량이 161.5 billion USD(한국 돈으로 약 175조원)임을 고려하면 중국의 전자 상거래량은 대략 미국의 6.5배 정도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생산 시장임과 동시에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중국의 신용카드(Credit Card)의 발행량은 2010년 연말기준으로 미국의 2배 수준 밖에 되지 않고 Debit Card(소위 말하는 체크카드)를 포함한 총합 발행수로는 2012년에 와서야 미국을 따라잡았다. (참조: China Overtakes U.S. as Market With Largest Number of Credit/Debit Card Users Read) 중국의 전체인구가 미국의 인구보다 4.3배 정도 많음을 고려할 때 중국의 Credit card 및 Debit card의 보급률은 미국에 비해 아직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중국의 이 많은 전자상거래 결제는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진 것 일까? 뭐 어거지로 맞추자면 ‘중국에선 미국에 비해 더 적은 사람이 훨씬 많은 액수를 결제한다.’라는 결론도 나올 수 있겠지만 미국의 GDP per capita(약 46,000 USD)가 중국(약 3,800 USD)의 10배가 넘는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이는 말도안되는 소리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리는데는 우리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해함에 있어 전자상거래 결제 중 매우 큰 부분(아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支付宝(Alipay)와 Cash On Delivery(到货付款) 결제방식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支付宝(Alipay)는 미국의 Paypal와 유사한 온라인 지불/결제 서비스로 중국 최대의 전자 상거래 제국을 거느린 Alibaba Group이 운영하는 서비스다.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50% 이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淘宝(TAOBAO)와 天猫(tmall)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Alipay는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다. 2011년 Alipay를 통한 전자상거래 거래액 규모는 2 trillion CNY(약 349 billion USD)에 달한다. 이 숫자는 2011년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량의 1/3에 해당하고 2011년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량의 2배를 상회하는 숫자이다.
Alipay 사용자는 미리 은행 계좌/카드/휴대폰 등을 통해 Alipay 계좌에 돈을 적립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온라인 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Alipay에도 시중 은행의 휴면계좌와 같은 휴면 계좌가 많이 존재하는데 이렇게 사용되지 않는 소액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엄청나서 거기서도 큰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 Alipay는 야후-알리바바그룹-소프트뱅크간의 쟁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참조: Yahoo Discloses Jack Ma Takes Control Of Alipay From Alibaba)
Alibaba group의 Jack Ma는 Alipay 사건으로 중국 국내에서 수많은 혹평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Cash On Delivery(COD，到货付款)라는 결제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한국, 미국과 같은 비교적 전자상거래 선진국(?)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중국,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선 매우 자주 이용된다. 이 방식은 해석 그대로 물건을 받고(On Delivery)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는 것을 뜻하는데 온라인 구매의 낮은 신뢰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에서 이런 COD 서비스가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1) 사회의 낮은 신뢰도
온라인 쇼핑몰을 믿을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 먼저 결제하고 물건을 받기보다는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돈을 내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Alipay도 제 3자 애스크로 서비스를 이용해 낮은 신뢰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원하는 것 같다.
2) 낮은 인건비
COD 서비스의 본질은 결제서비스와 배송 서비스의 결합이다. 중국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은 매우 낮은 비용으로 C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된다. 360buys, Dangdang, 중국 아마존 등은 자체적으로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C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에선 대부분 이렇게 생긴 삼륜차가 퀵서비스/택배 역할을 하고 대금 결제도 받는다.
이런 COD 서비스 운영을 위해 쇼핑몰에선 자체적으로 배송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엔 전문 운송 업체, Alipay와 같은 지불결제서비스 업체에서도 COD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서 오히려 중국에서 Square-like service가 더 각광받기도 했는데 이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Alipay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libaba에서 직접 운영하는 tmall을 제외한(tmaill 가입자들은 대부분 Alipay를 사용한다) 중국 전체 B2C 서비스에서 COD가 차지하는 부분은 약 70%에 달한다고 한다. 숫자가 말해주듯 COD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위에 제시된 숫자를 보면 대략 중국에선 오히려 신용카드를 통한 직접 결제는 0%에 가깝고 Alipay를 통해 결제하거나 COD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 왜 중국에서 Paypal이나 Danal같은 해외 결제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든지 알 수 있다.
1) 중국인들은 온라인에서 바로 결제를 할 필요가 없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설령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물건을 직접 확인 한 뒤에 결제를 하고 싶어 한다.
2) 중국에선 Alipay가 대세다.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Taobao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Alipay 어카운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Alipay 서비스를 더욱 신뢰한다. Alipay의 전자 지불 시스템 점유율은 50%를 상회한다.
그래서 중국에서 전자상거래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은 반드시 Alipay 서비스와 COD 서비스를 중심으로 결제 수단을 구성해야한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중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한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단순히 Alipay 서비스만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사람들은 아직 독립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신뢰가 많이 부족한 편이라 COD 결제 서비스의 운영 또한 필수적이다.
여튼, 위에서 알 수 있듯 중국 사람들은 신용카드없이도 온라인 구매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 우리는 Alipay와 COD 서비스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없이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서비스들이 자리잡을 수 밖에 없는 원인들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출처원문 : 중국인들은 어떻게 신용카드없이도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을까?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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