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관영매체 “한중회담, 경제 협력 재가동”…통신보안 농담은 해외 매체만 주목

관영은 FTA·AI 협력 강조, 해외 중문권은 ‘백도어 농담’ 집중 조명
(c)대통령실

중국 관영매체들이 APEC 2025 한중 정상회담을 ‘실용 협력 재가동’으로 규정하며 경제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진핑 주석의 ‘샤오미 폰 백도어 농담’은 해외 중문권 매체가 집중 조명했다.

관영 매체, 정책 성과 중심 서사 구축

신화통신과 CCTV는 “이웃·파트너, 실무협력 확대”를 반복하며 정책 성과를 강조하는 보도를 이어갔다. 시 주석의 일정과 의전, 양자회담을 상세히 정리하면서 “중국이 2026년 APEC을 이어 주최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지역 리더십을 드러냈다.

핵심 메시지는 전략 소통 강화, FTA 2단계 협상, AI·바이오·그린·실버경제 협력, 인문·청년·지방 교류 확대, 다자주의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 회담 내용뿐 아니라 문건 교환, 만찬까지 의전 중심으로 빠짐없이 전했다.

인민일보는 “대국 외교의 성과” “역사적 순간” 같은 표현을 동원하며 방문의 의미를 키웠다. 경주박물관 의전과 지방 현장 소통을 강조하고, 한국 내 기업·지방 인터뷰를 곁들여 민생과 지역 협력이라는 틀로 확장했다.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은 11년 만”이라는 점을 반복하며 APEC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대외 홍보 매체인 CGTN과 차이나데일리는 영문 독자를 겨냥해 투자와 개방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급망 안정과 친환경 전환, ‘중국은 계속 열려 있다’는 문구를 강조하며 다자 협력 체제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부각했다.

글로벌타임스, 해석 주도

글로벌타임스는 사설과 전문가 칼럼을 통해 “이웃 외교 기조 아래 한중 전략적 협력의 복원” “APEC 경주가 역내 질서를 새로 그리는 계기”라는 주장을 전개했다.

다만 안보·대북·공급망 정치화 같은 민감한 이슈는 원론적 수준에서만 다뤘다. 선물 교환 에피소드는 거의 비중을 두지 않았다.

해외 중문권, ‘백도어 농담’을 화제 콘텐츠로

중국 본토 관영매체와 달리 싱가포르 조보, 말레이시아 중국보 등 해외 중문권 매체들은 현장 영상과 클립 중심으로 화제성 있는 보도에 집중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샤오미 폰을 보며 “통신 보안은 괜찮나?”고 묻자, 시 주석이 “직접 뒷면에 백도어가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유머러스하게 받아친 장면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디스플레이가 한국산이라는 설명까지 꼼꼼히 전했다.

조보는 이를 “국가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보기 드물게 던진 농담” “경색됐던 분위기를 푼 장면”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온라인 반응까지 함께 소개했다. 본토 관영매체에 비해 화젯거리와 흥밋거리에 훨씬 높은 비중을 뒀다.

안보 이슈는 축소, 경제가 중심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유머 장면은 곁가지로 다뤘다는 점이다. 관영·대외 매체는 FTA 2단계, AI·바이오·그린·실버경제, 공급망 안정을 정책 묶음으로 정리하며 ‘실용·개방’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북핵·군사·대미 변수 같은 안보 이슈는 낮은 톤으로 처리하며 다자주의와 개방이라는 명분을 앞세우는 대내외 메시지 관리 전략이 뚜렷했다.

가디언과 로이터 등 서구 주요 매체들이 ‘백도어 농담’과 미·중 무역 완화에 큰 지면을 할애하며 현장 장면과 큰 흐름을 함께 다룬 것과 대조된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장 / 편견 없는 시각으로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지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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