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바이두, 지리와 전기자동차 생산 맞손…그리고 홍콩 2차 상장
바이두, 홍콩 증권거래소 2차 상장
우량주로 평가받는 중국 IT 기업의 홍콩 2차 상장이 근래 줄을 이었다. 2019년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넷이즈(NetEase, 网易, 왕이)와 징둥닷컴(京东)이 홍콩증시에서 2차 상장을 진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대열에 최근 바이두도 합류했다. 바이두의 상장은 일지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리옌홍(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2018년 “정책 때문에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바이두의 귀환이 허용된다면 빠른 시일내에 국내 증시에 복귀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두는 2005년 8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을 한 첫해부터 2018년까지 바이두는 해마다 2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으며 가장 높을 때는 170%의 상승폭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 3사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맨 앞 이니셜인 바이두지만, 최근 몇 년간은 침체기였다. 시가총액 하락하여 징둥(京东), 핀둬둬(拼多多), 메이투안(美团), 바이트댄스(字节跳动) 등 후발 인터넷기업들에게 밀리는 형세였다. 일부에서는 ‘BAT의 ‘B’를 바이트댄스로 바꿔야한다’라거나, ‘메이투안을 넣어 ATM으로 바꿔야 한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그만큼 과거의 위상과 멀어졌다는 평가였다.
바이두는 여전히 성장세의 기업이다. 다만 성장폭이 매우 낮다. 2020년 3분기 회사의 매출은 282억 위안(약 4조 7,7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겨우’ 1% 증가로 마무리 했다. 지속적인 매출 둔화로 2019년 1분기에는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전년동기대비 104.89% 감소한 3억 2,700만 위안(약 5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PC 검색 시대의 퇴조와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등장으로 바이두의 핵심 업무인 검색과 피드 증가율은 정체기를 맞이했고 그 사이 바이트댄스가 바이두의 가장 큰 라이벌로 떠올랐다. 여러차례 변화를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모바일 결제, SNS, O2O 서비스 등에 도전했으나 해당 카테고리 절대강자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卖)와 취날(去哪儿) 등 서비스를 매각해야만 했다.
바이두의 변화 시도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은 AI와 자율주행차 영역이다. 바이두는 2016년 6월 인공지능을 회사 전략 방향으로 채택하고 2017년에 인공지능 전문가 루치(陆奇)를 스카우트하면서 “All in AI”를 모토로 정한다. 바이두는 BAT 중 가장 빨리 인공지능에 집중해 글로벌 분야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중문판 ‘2019 인공지능 연구조사 보고서’에서 2019년 글로벌 AI기업 TOP5에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바이두는 인공지능 분야 특허수, 인공지능 일간 사용량, 개발자 생태계 규모,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영역에서 중국 최고 수준이다. 중국 최대 대화형 인공지능 조작 시스템 ‘샤오두 비서(小度助手)’를 개발하기도 했다. IDC, Strategy Analytics, Canalys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샤오두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세계 1위, 샤오두 인공지능 스피커 출하량은 중국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Apollo)는 커넥티드카, 스마트 교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공지능 신사업이 바이두의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견한다. 실제 2020년 하반기는 바이두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국내외 투자기관들이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두는 이번 홍콩 2차 상장을 통해 최소 35억 달러(약 3조 8,405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두, 지리자동차와 스마트 전기자동차 생산
바이두와 지리(Geely, 吉利)가 협력해 스마트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협업 소식은 바이두와 지리의 주가를 대폭 상승시켰다. 지난 금요일(8일) 바이두는 주당 240.25달러(약 263,626원)을 기록하며 67%나 올랐으며, 지리자동차는 20% 이상 주가사 상승한 주당 33.85홍콩달러(약 4,789원)를 기록했다.
11일, 바이두는 공식적으로 스마트 전기자동차 회사 설립과 지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바이두와 지리는 이미 스마트 커넥티드카, 스마트 운전, 스마트홈,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지리는 최근 자체 개발한 순수 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浩瀚智能进化体验架构)를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9월 ‘바이두 월드 컨퍼런스(百度世界大会)’에서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 一汽)의 고급브랜드 홍치(红旗)에 자사 자율주행 레벨4 기술을 적용해 로보택시를 시연했다. 이어 5G 클라우드 대리운전, 자율주차 기술 등을 공개했다. 이날 바이두 리옌홍(李彦宏) 회장은 “5년 뒤 자율주행 차량이 전면 상용화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 예측했다.
바이두는 전세계 자동차 생태계 약 200개 주요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특허 신청은 1,900건 이상으로 중국 기업 중 1위이다.
한편 바이두는 아폴로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8월에 광저우(广州) 개발구(开发区) 스마트 교통 신인프라 프로젝트에 낙찰되었으며, 9월 창사(长沙)에서 중국 최초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발급받아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 서비스를 창사, 창저우(沧州), 베이징에서 테스트 중이다.
알리바바 음악 플랫폼 ‘시아미뮤직’, 2월 5일 서비스 중단
알리바바의 음악 플랫폼 시아미뮤직(虾米音乐)이 2월 5일 0시부로 서비스가 중단된다. 시아미측은 새로 설립된 인루오(音螺)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인루오는 시아미뮤직의 저작권을 바탕으로 뮤지션과 음반사들이 음악 콘텐츠를 관리, 배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 플랫폼이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시아미는 4만 명의 뮤지션, 3,000만 곡을 보유한 중국 1세대 디지털 음악 플랫폼이다. 특히 쉰광프로젝트(寻光计划)라는 프로모션을 통해 인디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널리 알려진 대중음악 외 소수 장르 음악을 이용자들에게 추천해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2010년에는 음악 플랫폼으로는 드물게 유료화를 시행하기도 했다. 음원을 다운받으면 수익금이 저작권자에 지급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 사용자 제작 콘텐츠) 생산모델과 온라인 유료화 모델’을 결합해 선순화 시장을 도모했다. 하지만 당시 사용자들에게 유료 이용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 항의를 받았다. 그럼에두 불구하고 시아미는 불법적으로 올라온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한편 유료 다운로드 방식을 고수한다. 뚝심있는 행보였지만 매년 지불하는 저작권료가 매출의 10여 배에 달하는 등 적자 경영을 이어간다.
2009년 말 중국 문화부가 ‘인터넷 음악 콘텐츠 심사 강화와 개선에 관한 문화부 통지’를 통해 온라인 음악의 저작권화를 열면서 전환기를 맞이한다. 무료, 불법으로 운영되던 상당수의 음악 서비스가 문을 닫으며 시아미식 모델이 통하는 환경이 마련된 것. 2015년 7월에는 국가저작권국이 ‘인터넷 음악 서비스 사업자에게 저작권허가를 받지 않은 음원 유통 중단 명령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자 400여개(2005년 기준)에 달하던 음악 플랫폼이 16개(2015년)로 줄기도 했다.
그 즈음 거대 자본이 음원 시장으로 들어왔고 텐센트뮤직(腾讯音乐)과 하이양뮤직(海洋音乐, 쿠워뮤직+쿠고우뮤직(酷我音乐, 酷狗音乐) 보유)이 양대산맥을 형성하게 된다. 시아미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2013년 알리바바에게 인수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2015년 알리바바는 시아미와 톈톈똥팅(天天动听)을 합병하여 알리뮤직(阿里音乐)을 업데이트한다. 알리바바의 야심찬 기획이었지만, 텐센트 QQ뮤직과 하이양뮤직이 합병해 탄생한 텐센트 뮤직 엔터테이먼트 그룹(TME)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 한다. 당시 텐센트 뮤직 엔터테이먼트 그룹은 온라인 음악 플랫폼 저작권 90% 가량을 보유하는 등 온라인 음악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2015년 7월 알리뮤직은 톈톈똥팅을 알리싱치우(阿里星球)로 개편하고 타오바오 음악버전처럼 라이브, 공연, 음악 제작, 관련 상품 판매, 커뮤니티까지 전체 음악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시아미를 변신시키려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한다. 전략 실패와 저작권 싸움에서의 패배로 시아미뮤직은 해마다 적자를 쌓으며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2019년 7월 시아미는 알리바바 혁신사업군으로 편입되었고 9월에는 알리바바가 넷이즈로부터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카오라를 인수하는 동시에 넷이즈뮤직에 7억 달러(약 7,681억원)를 투자한다. 후발주자인 넷이즈뮤직이 사용자 커뮤니티와 SNS에서 새지평을 열자 같은 선상에서 넷이즈뮤직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빅데이터 리서치(比达咨询)의 ‘2020년 상반기 중국 디지털 음악시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월 음악 어플 월간 활성사용자수는 쿠고우뮤직이 2억 8,171만 명, QQ뮤직이 2억 6,852만 명, 쿠워뮤직이 1억 6,422만 명, 넷이즈뮤직이 1억 3,834만 명으로 4강 구도이다. 반면 시아미는 3,956만 명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한편 중국에서 온라인 음악 플랫폼은 단순히 노래 감상만을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변모 중이다. 쿠워뮤직은 라디오 드라마, 오디오북을 지원하고 있고, QQ뮤직은 독서, 문학 콘텐츠 서비스 기업 위에원그룹(阅文集团)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넷이즈뮤직은 도우인(抖音)과 협력하여 쇼트클립과 음악의 결합을 시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