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덱스’라는 이름의 러시아 포탈서비스이자 검색엔진을 들어보셨나요? 얀덱스는 ‘러시아의 네이버’ 혹은 ‘러시아의 구글’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우는 서비스입니다. 외형상 러시아어 서비스(http://yandex.ru)는 네이버와 유사한 UI이고 글로벌 서비스(http://yandex.com)는 구글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얀덱스의 핵심역량은 구글과 마찬가지로 검색서비스입니다.
얀덱스는 러시아 토종검색업체로 1997년에 세상에 등장해 러시아 1세대 포탈들인 램블러, 메일닷루 등이 난립하는 자국시장에서 자체 개발한 검색기술을 발판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러시아 포탈업계를 평정하며 점유율 60 ~ 70%대를 유지하는 절대강자가 됩니다. 가히 인터넷 상에서 러시아 자체를 보여주는 포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년 5월에는 ‘얀덱스’를 방문한 네티즌의 하루 평균수가 TV시청자 수를 넘어서는 이색적인 기록을 내기도 했습니다.
얀덱스가 구글로 대표되는 글로벌 포탈들의 러시아 공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검색 점유율 70%대를 유지하는 이유는 얀덱스만의 독특한 검색알고리즘인 ‘매트릭스넷(MatrixNet)’에 기인합니다. 메트릭스넷은 러시아어의 특성을 고려한 인공지능 검색알고리즘으로 여타 포탈과는 차별화된 검색품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 첫선을 보였을 당시만 하더라도 검색포탈 얀덱스를 론치한 모회사 CompTek는 퍼스널컴퓨터 판매가 주 사업영역이었던 회사였습니다. 얀덱스는 회사내 부가서비스 중 하나였을 따름이었고 딱히 수익이 나는 서비스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CompTek은 2000년에 접어들어 검색서비스가 미래 비즈니스의 중요 영역이 될거라 예측하고 얀덱스를 별도의 사업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검색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요. 그 결과가 현재 러시아 내 최대포탈이자 글로벌 검색엔진 얀덱스입니다.
현재는 구글검색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인정받는 얀덱스이지만 2005년에는 구글의 일원이 되길 희망한적이 있었습니다. 구글이 본격적으로 러시아에 진출하던 당시 얀덱스는 구글에 얀덱스 인수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구글은 얀덱스 경영진(얀덱스 경영진은 대부분 CEO 아르카디 볼로즈의 가족들로 이루어져 있다)이 제시한 금액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하는데요. 구글로써는 굳이 현지 포탈을 인수하지 않아도 여타 국가에서 그랬듯이 러시아 정복을 자신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얀덱스는 구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듯 현재 구글의 영역을 하나하나 침범해(?) 나가는 중입니다.
러시아는 정부차원에서 상징성이 있는 예술작품이나 자산, 국가 보안과 관련된 사업체에 대해서 외국인의 경영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러시아 정부는 얀덱스를 ‘국가전략적 자산’으로 분류해 외국인이 경영권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방침은 우선적으로는 보안문제를 들고있으나 러시아 정부의 IT산업 국가 프로젝트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가의 주도하에 몇가지 중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글로나스로 대변되는 GPS시스템, 로모스(RoMOS)로 구현된 러시아 테블릿 컴퓨터, 윈도우를 대체할 수 있는 러시아식 OS 개발, 아이폰을 능가하는 스마트폰 개발 등이 그것이다. 게중에 러시아어 검색시스템 개발도 들어있었고 얀덱스는 이러한 국가적 IT프로젝트의 부산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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