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설득과 협상의 수단이 된다” 기업가치에 특허가 미치는 영향
특허는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가 이것을 반대할 수 있을까? 그런데,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기업 가치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상장 기업과 비상장 기업을 나누어 생각해 보자.
상장 기업은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따라서, 상장 기업의 기업 가치는 거래되고 있는 주식의 가치의 총합으로 <전체 주식 수 x 1주당 시장 가격>에 해당하는 시가 총액이 된다.
그리고, 상장 기업의 시가 총액은 시장에서 다수결의 원리로 결정된다. 다수가 동의한 금액이다. 아마존의 시가 총액이 $1.56조에 달하는 것처럼.
“그렇다면 비상장 기업의 기업 가치는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또는 벤처)은 투자 받는 과정에서 매번 기업 가치 측정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들은 사업의 성장과 지속성을 위해서 투자 유치가 필수 불가결하다. 물론,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통해서 자생하는 초기 기업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빠른 스케일업을 통해 로켓이 되어 날아가기 하기 위해서는 투자라는 기폭제가 필요한 법이다.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현금 흐름 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의 미래의 현금 흐름(Cash Flow)를 적당한 할인율로 할인하여 기업의 현재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다.
현금이 제일이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으로 유입되는(inflow) 현금에서 기업에서 유출되는(outflow) 현금을 뺀 값을 특정 시간(t) 동안 누적하여 더하고, 적당한 할인율(r)로 나누는 방법이다.
현재 가치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올해 1000원을 저금하면, 이자가 붙어서 내년에는 1100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내년에 내가 1000원을 돌려받으려면 올해 909원을 저금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년의 1000원은 올해 909원의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분자에 위치하는 현금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주된 부분은 영업 이익이다. 매출액에서 매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것이다. 수학적으로 보면, 결국, 물건을 저렴하게 만들고, 비싸게 팔면서, 판관비를 절감하면, 기업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분모가 크다면? 분모를 작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미래형) 현금 흐름을 과도하게 할인당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과정에도 이 원칙은 적용된다. 그들의 사업 모델이 완벽해서 분자가 굉장히 크게 계산된다고 하더라도, 불확실성을 담고 있는 분모가 커버리면, 기업 가치는 작아진다. 스타트업의 대표자(창업자)는 분자를 외치지만, 투자자는 분모를 유의 깊게 살핀다.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다수결로 결정되지 않는다. 설득과 협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허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분모와 주로 관련된다. ‘산업통상자원부, 2021년 기술평가 실무가이드’는 특허에 해당하는 ‘권리성’ 분석 결과를 기술의 경제적 수명과 할인율 평가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술의 경제적 수명보다 할인율에 집중하고 싶다. 기술의 경제적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 우위는 멀티 팩터가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한 할인율은 미래에서 발생 가능한 잠재적인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내가 1000원을 받기로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못 받을 위험이 크다면, 현재의 가치는 500원보다 못할 수도 있다.
실무적으로, 할인율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Weighted Average of Cost of Capital)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이 자금 사용의 대가로 부담하는 비용을 말한다.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투자를 받으면 배당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자본 비용이다.
은행은 위험(Risk)이 높으면, 높은 이율을 요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위험이 높다면, 그 대가로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다. 위험이 높으면 자본 비용이 커지고, 할인율이 높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에 해당하는 기술 사업화의 경우 이 위험이라는 것을 ‘모방 용이성’과 ‘권리 안정성’을 평가하여 산출한다.
따라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 중인 특허가 좋지 않으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자본 비용이 커지고, 할인율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분자가 아무리 크더라도 기업 가치는 낮게 평가된다.
반면, 좋은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즉 최적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면, 위험은 낮게 평가되고, 자본 비용이 작아지고, 할인율이 낮아져서, 결과적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받아낼 수 있다.
수백억원 또는 수천억원의 기업 가치를 위해서, 수백만원 또는 수천만원을 들여 특허를 받아두는 것은 기업가에게 훌륭한 전략이지 않을까?
기억하자. “특허는 설득과 협상의 수단이 된다”
저자소개 : 김성현 BLT 파트너 변리사는 NIPA, IITP, KISA, KOCCA, 창업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컴퓨팅, 차세대 보안, 블록체인, 스마트 디바이스 등의 디지털 기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원문 : [BLT인사이트] 특허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과 핵심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