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산업과 지식재산권(IP)의 변화된 역할
식품 산업은 전통적으로 ‘맛’과 ‘브랜드 경험’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식품 영역에서 특허는 기술 보호 수단 외에도 마케팅의 포인트로 부상하였으며, 상표권은 브랜드 가치 창출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디자인권을 통한 시각적 차별화, 영업비밀을 활용한 핵심 노하우의 유지와 같이, 다층적 IP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식품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건이 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유명 맛집이 보유하고 있는 IP를 확인해 보고, 식품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IP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
성심당 사례: 특허, 상표, 디자인권
대전의 명물 성심당은 튀김소보로, 부추빵 특허(특허등록 제1104547호, 제1333291호) 이외에도 ‘튀김소보로’, ‘성심당 딸기시루’ 등을 포함하는 88건의 상표, 3건의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허: 마케팅과 경쟁력 확보의 시작점
튀김소보로 및 부추빵의 ‘제조방법’에 대한 위 성심당 특허는 청구항(=권리)에 기재된 각 재료의 함량이 ‘수치’로 한정되어, 이를 벗어나는 실시에 대해 권리 행사가 어려울 수 있어 강한 특허라 볼 수는 없다. 식품기술은 기존의 식품과 달리 독창적인 부분이 인정되어 특허 등록되나 기존 재료의 조합인 경우가 많으므로, 등록특허의 권리범위가 넓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특허의 보유는 무단으로 모방할 수 없다는 경고의 의미를 내재하며, 성심당은 포장지에 특허번호를 기재하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허가 가진 경쟁사의 모방 방지 효과를 활용하여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전국적인 인기를 얻어 특허 외 타법(부정경쟁방지법) 또는 여론에 의해서도 모방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즉, 식품특허는 초기 시장에 진입 시 경쟁자의 모방을 어렵게 하며, 마케팅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식품의 생산을 외부에 맡기는 경우 핵심기술을 알 수 있는 위탁생산업체의 기술 모방 가능성을 낮춘다.
그러나 식품특허는 재료의 조합이 많아 권리범위가 넓지 않으며, 20년의 보호기간과 출원 후 1년6개월 후 기술공개가 되는 제약으로 인해 장기적인 경쟁력 유지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식품 산업에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넘어 디자인권, 상표권을 전략적으로 결합한 복합적 IP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상표권: 브랜드 가치 창출의 핵심
상표권은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와 충성도를 높이는 강력한 수단이다. 성심당은 ‘튀김소보로’, ‘성심당 딸기시루’ 등 88건의 상표를 보유하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디자인권: 소비자 인식을 사로잡는 시각적 차별화
디자인권은 제품의 외형적 특성을 보호하여 소비자의 시각적 기억에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성심당은 3건의 디자인권을 보유하여 제품의 포장과 형태를 보호하고 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특유의 용기 디자인을 통해 오랜 기간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영업비밀: 핵심 노하우의 장기적 보호 전략
영업비밀은 특허로 보호하기 어려운 핵심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보호하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예로는 코카콜라의 원액 레시피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삭토스트의 소스 비율 등이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기업 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IP 가치가 극대화되고 있다. 성심당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갤럭시 버즈 3 성심당 튀김소보로 케이스’를 출시하며 상표와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네슬레와 스타벅스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네슬레의 특허 기술과 스타벅스의 브랜드를 결합한 캡슐커피를 출시하여 성공을 거뒀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와 협업하여 바나나맛 우유 특유의 디자인과 상표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IP의 활용에는 보유한 상표권, 디자인권, 특허권에 대한 이용허락이 반영된다. 즉, 지속 가능한 식품 기업은 특허뿐만 아니라 디자인, 상표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품산업에서 특허는 초기 시장 진입과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작용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따라서 기업은 상표권, 디자인권, 영업비밀과 같은 다양한 지식재산권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복합적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성심당, 네슬레, 빙그레 등의 사례는 각 권리의 장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식품기업의 경쟁력은 개별 권리의 단순 확보가 아니라, 각 권리를 전략적으로 통합하고 활용하여 시장에서의 지속적이고 입체적인 경쟁 우위를 구축하는 데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소개 : 박연수 변리사는 BLT의 파트너 변리사이자 생명공학, 약학, 화학 분야의 특허 전문가다. 바이오 기업 IP 전략 수립과 국내외 IP 소송을 수행했으며, 현재 화학·바이오 특허출원, 지식재산권 분쟁 대응 및 IP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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