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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T칼럼] 선제적으로 한국 상표권을 확보한 더치브로스

“더치 브로스(DUTCH BROS)”라는 커피 체인을 알고 있거나 방문해 본 한국 사람은 아주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미국 18개 주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드라이브 스루 중심의 커피 체인이다. 기존 커피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에너지 드링크 베이스 음료 등의 유니크한 음료와 SNS 시대에 부합하게 비주얼이 강조된 음료를 통해 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성장하고 있는 커피 체인 브랜드이다. 또한, 초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브로이스타(Broista)”라고 불리는 더치 브로스의 매장직원들이 단골고객이 주로 주문하는 주문을 기억하거나 짧은 대화, 농담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서비스도 더치 브로스의 성장 포인트이다. 스타벅스에서 고객들이 지정한 이름을 직접 불러주던 것에서 더욱 고객과 친밀한 서비스로 로컬 밀착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성장할 수 있었다.

더치 브로스는 미국 시장 내에서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중심 교통 문화, 대규모 부지 확보 수월성과 넓은 도심 외곽 인프라는 더치브로스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만으로 미국에서 4번째로 매장수가 많은 커피체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반면, 이러한 시장 특성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미국 이외에 많지 않아서 더치 브로스는 해외 진출을 고려하기 보다는 미국 시장에서의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만 해도 아직 커버하지 못한 고성장 지역(남부, 중서부 등)이 많고, 일본, 한국, 유럽 국가 등의 도심 밀집 국가에서는 더치브로스에 적합한 대규모 드라이브스루 입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브로이스타 문화가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아주 높지 않고, 더치 브로스의 유니크한 음료들도 미국 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여, 해외진출을 전혀 염두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더치 브로스는 2021년 9월에 나스닥 상장한 이후 2022년부터 미국 내 매장수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기 시작하였고, 이 시점 이후 해외시장 진출을 대비하고 주요 국가에서 타인이 상표를 선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해외상표출원을 진행하였다. 2022년에 한국에도 커피음료, 에너지 드링크, 카페서비스업에 대해 상표권을 확보하였다. 

IPO 후에 선제적으로 한국상표권을 확보한 더치 브로스

2023년 12월과 2024년 2월에 상표등록이 완료된 상태여서 아직 등록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이다. 상표법상 등록 후 3년 이상 한국에서 상표를 사용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으면, 해당 상표를 사용하고 싶은 타인이 상표 불사용을 이유로 취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더치 브로스가 2026년 12월 이전에 한국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서 등록 후 3년 이내에 상표 사용실적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내년 연말까지 한국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더치 브로스를 한국 소비자들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길 기대해 본다.

다만, 더치 브로스가 사용실적을 확보하지 않아서 상표가 취소된다고 하여도, 현재 더치 브로스가 아닌 타인이 더치 브로스 상표를 한국에서 가질 수는 없다. 타인이 해당 상표를 불사용을 이유로 취소시킨다고 하여도, 커피 브로스 이외의 타인이 해당 상표를 출원하였을 때 국내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널리 알려진 미국 ‘Dutch Bros Coffee’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표법은 시장의 수요자들이 실제 미국의 더치 브로스에서 나온 커피로 혼동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5월에 더치 브로스가 상장도 하기 전에 미국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 시점에 타인이 커피음료, 커피콩에 대해 한국 상표를 선점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특허청은 커피 관련 상품에 국내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널리 알려진 ‘Dutch Bros Coffee’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한글 ‘커피 브로스’를 사용하면 미국의 ‘Dutch Bros Coffee’와 관련 있는 것으로 거래상 출처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더치브로스 상표 선점 시도가 거절된 사례

2020년에 비해 커피 체인 ‘더치 브로스’는 한국에서 더욱 알려진 상태이므로 타인이 커피 관련 분야에 상표를 취소시킨 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커피나 에너지 음료와 관련된 상품/서비스가 아닌 다른 분야에 더치 브로스의 유명세를 활용하기 위해 타인이 상표등록을 시도하더라도 해외에서 알려진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판단되어 특허청에서 거절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더치 브로스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 온리’ 형태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 시장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한 후에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적합한 운영 형태로 변형하여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치 브로스가 등록받아 둔 상표가 붙어있는 매장을 한국에서도 이후에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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