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IT기업 온라인금융상품(MMF)-위어바오(余额宝) 열풍

최근 중국에서 온라인 금융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상품에 모인 자금만 46조위안(약 8,100조 원)에 달한다. 이 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 간단한 투자방법, 자유로운 입·출금 등의 장점 때문이다. 

가장 먼저 온라인 금융상품을 선보인 곳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페이(Alipay支付宝)다. 알리페이는 지난해 6월 단기간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얻는 방식인 위어바오(余额宝 Yu’ebao)를 출시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형태다. 이용자들은 직접 위어바오에 자금을 납입하거나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淘宝 Taobao)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 후 남은 자금을 납입하면 연 6%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위어바오 이용자 수는 출시 후부터 올해 1월까지 4,900만명으로 유입된 자금만 총 2,500억위안(약 44조7000억원) 이상이다.

위어바오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6% 이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상한선인 3.3%보다 2.7% 포인트 높으며, 끌어들인 고객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알리바바가 설립한 ‘텐홍(天弘 Tianhong)자산관리’는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중국자산관리’의 운영 규모(3061억위안)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중국에는 두 가지 금리가 있다. 정부가 정하는 예금 금리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은행 간 금리다. 위어바오는 후자에 속하며 은행 간 금리를 통해 투자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은행 간 금리가 급등하면서 위어바오는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온라인 금융상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 인터넷을 이끌어가는 기업들인 텐센트, 바이두, 시나도 잇달아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바이두(百度)는 투자사 차이나에셋과 손을 잡고 연이율 8%에 달하는 개인자산관리 플랫폼 ‘바이파(百发)’를 출시했다. 바이파는 출시 20여분 만에 12만명이 가입해 목표 판매량인 10억위안(약 1740억원)을 가볍게 달성했다. 텐센트 역시 올해 1월 온라인 재테크 상품 ‘리차이통(理财通 Licaitong)’을 모바일메신저 위챗과 연동하여 출시했다. 리차이통은 출시 하루 만에 8억위안(약 1,402억원)을 돌파했다. 리차이통은 중국 인구 중 6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 wechat)’을 활용해 그 효과가 컸다. 또한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시나웨이보(新浪微博) 역시 온라인 재테크 플랫폼 ‘웨이차이푸(微财富)’를 선보여 이 대열에 합류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이다. 이러한 온라인 금융상품의 높은 인기로 인해 중국 국영은행들은 직격탄을 맞는 중이다. 온라인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높아지자 고객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중국 국영은행들의 영업형태와도 유관하다. 그동안 국영은행들은 그동안 국유기업, 고객 자산가 등 상위 20%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에 집중하는 형태였다.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일반 고객들이 온라인 금융상품에 몰리게 된 것이다.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 5대 대형 국영은행은 일제히 1년 만기 예금금리를 상한선인 3.3%까지 올리며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서는 중이지만, 온라인 금융상품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부에서 ‘위어바오(余额宝)는 돈 빨아먹는 흡혈귀다’, ‘위어바오 철폐론’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어바오 철폐는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 금융당국의 온라인금융상품에 대한 지원의지를 내비쳤다. 온라인 금융상품을 없애기 보다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참고로 직접 시도해 본 결과, 외국인은 중국 온라인 금융상품 가입이 불가능하다. 중국 내국인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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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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