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 위기…’애그테크’ 스타트업을 주목하라
글로벌 식량 부족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하여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은 10년마다 2%씩 감소하고 있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20억명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에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다.
당장 넉달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류에게 식량 위기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옥수수, 귀리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농업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시작되자 곡물들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축산업 사료 이슈로 육류 가격도 나란히 상승하였다. 이러한 비용 상승은 많은 개발도상국을 기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위에 열거한 문제들은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리고 노동력 부족과 같은 요인들이 겹치며 더욱 악화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 ‘애그테크(AgTech)’라 불리는 농업기술의 발전이 식량 부족 시점을 늦추는 한편, 식량 생산 과정을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와 ‘첨단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합성어로 첨단기술을 농산물 생산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AI를 통한 ‘정밀 농업’
규모는 크지만 느렸던 과거의 산업과 비교했을 때, 애그테크가 주도하는 새로운 농업 섹터는 ‘정밀 농업(precision farming)’이 중심에 있다.
정밀 농업은 농가가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과일의 숙성 정도를 확인하거나, IoT 기반의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토양 및 농작물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농부들은 백엔드 데이터를 분석하여 더 효율적으로 농작물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체루빅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 ‘아이언옥스(Iron Ox)’가 이 정밀농업의 영역에 있다. 아이언옥스는 농사 과정을 자동화하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공학을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업 자동화가 경작과 파종같은 반복적인 작업에 중점을 두는 데 반해, 아이언옥스는 AI로 자동화된 온실을 개발하고 있다. 온실에서 로봇이 식물을 옮기고, 이미지 인식 센서를 이용하여 농작물에 필요한 정확한 양의 물과 영양분을 제공한다. 이 자동화된 온실은 도시 근처에 위치하여 상추, 바질 등의 농작물을 생산하는데, 온실이 사용하는 수경 재배는 기존 대비 약 90%까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더 나은 농사 계획을 위한 정확한 날씨 예측
기후 변화는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기상 예측 기술은 농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기상 기관들은 범위가 넓은 지역뿐만 아니라 좁은 지역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소규모 지역 농가가 수확 시기를 더 효과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급망 최적화를 통한 음식물 쓰레기 감소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 증가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유엔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에 따르면, 세계 식량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매년 손실되거나 낭비되고 있다. 대부분 운송 중 보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판매되지 않아서 버려지는 음식들이다. 현재 공급망 위기는 이러한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국산 식품과 제철 식품을 구매하여 불필요한 장거리 배송률을 낮추는 것 뿐이다. 그러나 스타트업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팜투테이블의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한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식당에서 직접 농가로부터 주문해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의 거리를 단축하는 방식이다. 또한 남은 음식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더 많은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과 식량 생산 규모가 비례할 수 있도록 장단기적 농업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능하는 사회(functioning society)’의 기본적 토대로서 농업은 기술 적용과 유통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으로 스타트업들이 식량부족과 공급망 혼란 해결을 위한 기술적 방안을 제시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