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전 세계 기업 IT 예산의 약 91%가 유지보수와 운영에 투입되고 있다. 이 구조로는 새로운 기술 혁신에 투자할 여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세스 레이빈 리미니스트리트 CEO가 10월 23일 서울에서 열린 ‘2025 스트리트 스마트 코리아’ 포럼에서 던진 화두다. 가트너 분석을 인용한 이 지적은, 많은 기업들이 체감하고 있지만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IT 예산의 91%가 기존 시스템 유지에 쓰이고, 혁신에 쓸 수 있는 돈은 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AI니 클라우드니 디지털 전환이니 하는 말들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돈이 없으니까.
레이빈 CEO는 이 구조를 60:40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영에 60%, 혁신에 40%. 현재보다 혁신 예산을 4배 이상 늘리자는 것이다.
말은 쉽다.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레이빈 CEO가 제시한 해법은 AI 기반 ERP다. 그는 “AI는 단순한 효율화 기술이 아니라, ERP의 개념 자체를 다시 쓰는 혁신의 촉매”라고 말했다.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그가 든 예시는 구체적이다.
“기존 ERP에서는 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 15~20분, 10회 이상의 클릭이 필요했다. AI 기반 워크스페이스에서는 3번의 클릭으로 1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다.”
15분이 1분이 된다는 건, 생산성이 15배 오른다는 뜻이다. 같은 인력으로 15배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같은 일을 1/15 인력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레이빈 CEO는 ERP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ERP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관리 시스템이 아니라,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형 비즈니스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개념은 ‘에이전틱 AI(Agentic ERP)’다. 사용자가 명령을 내리면 AI가 알아서 판단하고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입력하고 조회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예측하고 추천하고 자동으로 처리한다.
그는 “앞으로 10년 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AI 기반 Agentic ERP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기업들이 ERP 혁신을 거대한 프로젝트로 생각한다. 수십억, 수백억을 들여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것 말이다. 레이빈 CEO의 생각은 다르다.
“ERP 혁신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라 단일 워크플로우 개선에서 시작해야 한다. AI를 통한 자동화는 몇 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으며, ‘작은 성공의 반복’이 거대한 디지털 전환의 기초가 된다.”
한 번에 모든 걸 바꾸려 하지 말고, 하나씩 개선해 나가라는 것이다. 그게 더 현실적이고, 더 안전하고, 더 빠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10년 이상 된 ERP를 쓰고 있다. 복잡하고, 비효율적이고, 유지비가 비싸다. 그렇다고 새 시스템으로 바꾸자니 비용과 리스크가 부담스럽다.
레이빈 CEO는 ‘3자 유지보수(Third-Party Support)”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리미니스트리트 고객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한 채 AI 기능을 추가하고, 고비용 업그레이드 없이도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지 않고도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지보수 비용을 줄여서 생긴 돈으로 AI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91% 대 9%였던 예산 구조를 60% 대 40%로 바꾸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번 포럼에는 HD한국조선해양, KT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사례를 공유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디지털 트윈, 예측 정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조선해양 산업의 생산성 향상의 핵심 동력”이라고 밝혔다.
KT는 “AI 자동화가 서비스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패널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AI와 ERP의 결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레이빈 CEO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업의 목표는 단순히 IT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절감된 예산으로 혁신을 재투자해 성장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AI와 자동화를 통해 기업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성장(Smart Growth)’을 실현할 수 있다.”
IT 예산의 91%가 유지보수에 쓰이는 구조. 이게 정상일까? 레이빈 CEO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AI 기반 ERP가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형욱 한국리미니스트리트 지사장은 “AI 시대의 ERP 전략 핵심은 유연성과 효율성”이라며 “리미니스트리트는 고객이 IT 투자와 운영비용 간 최적의 균형을 찾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계영 전무(CTO)는 “리미니스트리트의 기술지원 모델은 단순한 유지보수를 넘어, 고객의 장기적 IT 전략 수립을 함께하는 파트너십”이라고 덧붙였다.
IT 예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열쇠는 AI에 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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