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지역 골목상권 지원하는 라이브커머스…홈쇼핑과 경쟁한다고 보기 어려워”
TV홈쇼핑에 입점하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들이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할 경우, 3회 이용만으로도 매출이 최고 547%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디지털경제포럼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지난 25일 정동 1928 아트센터 컨퍼런스룸에서 ‘라이브커머스, 로컬 소상공인을 위한 새로운 도구’를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과의 경쟁관계에 대한 분석과 함께 라이브커머스가 소상공인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등이 논의되었다.
첫번째 발제에서 부경대학교 이승엽 교수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가 경쟁관계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라이브커머스의 이용자와 판매자 측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교수는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이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의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의 판로 확대를 도와주는 차별화된 도구로서, 지역 골목상권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이용자 인식에 관한 연구 결과,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서로 차별화된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은 전문적이고 짜임새 있는 방송 콘텐츠로서 편리한 쇼핑 방식인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와 판매자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 이를 통해 실제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충족을 제공했다.
또한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의 구성에서 접점이 거의 없어 큰 차이를 보였는데, TV홈쇼핑에 제품을 납품하는 판매기업은 평균 82%가 대기업과 중기업이었으나, 라이브커머스의 판매기업은 85~99.5%가 소기업과 개인사업자였다. 판매기업의 소재 지역에 있어서도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보다 비수도권 기업의 비율이 최대 3.7배로 더 높았으며,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군 소재 기업의 비율도 라이브커머스가 TV홈쇼핑보다 최대 2배 더 높았다.
경상대학교 부수현 교수는 ‘성공하는 소상공인의 비밀무기: 라이브커머스’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라이브커머스의 핵심은 운영 비용이 싸다”는 것이라며, “홈쇼핑에는 대규모 인력과 제품 구성을 가지고 있어야 접근할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에 도저히 입점할 수 없는 소상공인들이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랜드인지도가 거의 없는 소상공인 제품의 품질은 낮게 인식될 수밖에 없는데,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사장님의 ‘직접 출연’과 ‘제품 시연’이 소비자에게 진실성으로 다가와 신뢰를 심어준다”고 라이브커머스가 소상공인에게 주는 가치를 강조했다.
부 교수가 2022년 5-6월까지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 서포터즈를 운영한 결과,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단 3회의 라이브방송만으로도 이전 대비 최고 547%의 매출 증가의 성과를 보이거나 매출이 전혀 없던 쇼핑몰도 137만원의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성공적인 라이브커머스는 모두 소상공인 사장님이 직접 출연했는데, 실수가 많더라도 이는 사장님의 제품에 대한 지식, 경험, 자신감과 열정, 우리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평범함이나 특별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표현에서 느껴지는 정직함 등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토론은 연세대학교 이상우 교수의 사회로 순천향대학교 곽규태 교수, 부경대학교 김정환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최보름 교수, 법무법인 건우 이지은 변호사, 그립컴퍼니 김한나 대표, 홍가네집만두 홍석현 대표가 참여했다.
최보름 교수는 “소상공인의 제품 구입을 망설이는 큰 이유는 제품 품질에 대한 의문인데, 라이브커머스 상호작용을 통해 상품에 대한 신뢰를 얻을수 있다. 또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전환을 하면 첫 매출을 올리는 데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데,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면 고객과의 접점, 홍보 측면에서 그 문제가 해결되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변호사는 “경쟁제한성 관점에서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각기 다른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결과는 규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라이브커머스 판매자에 대해서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소비자보호법 등 다수의 법률로 이용자보호가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적인 규제를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글로벌 사업자에게는 사실상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곽규태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인허가 사업으로 방송의 책무 부여되는 tv홈쇼핑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논의하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은 진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사업자가 더 투자하고 소상공인의 지원을 강화하는 진흥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환 교수는 “라이브커머스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어떤 온라인 사업자들은 라이브커머스 성공을 경험한 이후 없던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을 고민하기도 했다. 규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사업자들은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 판매자, 소비자, 나아가 쇼호스트까지 생태계 전체 측면에서 어떤 가치를 갖는지 등의 관점에서 실증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접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에 입점하여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인 홍석현 대표는 “지역상권에 한정된 부분, 코로나 등의 사회적 환경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소상공인의 아이디어가 상품화되고 좋은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진흥에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립컴퍼니 김한나 대표는 “부평지하상가에 한 상점의 라이브커머스 성공사례가 생기면 그 주변 사장님들이 모두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며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것을 봤다”면서, “소상공인에게 라이브커머스는 생계의 문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시장에 규제를 논의하기 보다는 소상공인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플랫폼은 판매자에 대한 교육과 가이드, 기술 고도화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