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76] “창업자는 ‘인내심’과 ‘운’을 잡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업무에서 실감할 수 있는 것이 음성인식 부문이다. 통화나 회의, 인터뷰 등 음성 파일이 켜켜이 쌓일 수 밖에 없는 직무에선 더없이 유용하다.
AI 전화 앱 ‘스위치’는 전화를 하며 일일이 기록을 남겨야 하는 전화 업무의 불편함을 해결해 준다. 기본 전화 기능부터 통화 녹음, 실시간 대화형 문자 기록, 통화 내용의 검색, 분석, 데이터 관리까지 가능하다. 또한 ‘스위치 커넥트’를 통하면 모바일로 녹음된 통화 내용을 웹과 연동할 수 있어 전화 데이터 관리와 접근성을 높여준다. 두 서비스는 통화 녹음이 어려웠던 iOS 기기에서 유용하다.
개발사인 ‘아틀라스랩스(ATLAS Labs)‘는 2016년에 설립되어 현재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반 사업을 전개하는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머신러닝 기술(제로스(ZEROTH))을 활용해 스위치와 스위치 커넥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틀라스랩스는 올해 6월 음성 대화를 데이터로 구조화해주는 기업용 ‘센트로이드’ 서비스도 론칭했다.
또한 스타트업 투자 경색 상황임에도 최근 90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투자사들은 음성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고 인식해 구조화된 데이터로 전환하는 CDA기반 센트로이드를 높게 평가했다. 센트로이드 대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은 기존 콜센터 및 컨택센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의 소중한 음성 데이터 자산을 구조화·분류·관리하는 효율성 높은 진정한 고객센터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를 만났다.
아틀라스랩스 창업 이전에 투자은행과 투자 펀드에서 커리어를 쌓았어요. 미국에서 창업 경험도 있고요.
대학교(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는 정치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첫 직장은 UBS투자은행이었어요. 이후 버트럼캐피탈, 미들랜드캐피탈에서 커리어를 이어 갔고요. 투자 펀드에서 심사와 피투자 회사의 PM(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병행하면서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것이 제 성향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후일 시드펀드를 운용하면서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했죠.
펀드를 함께 운용했던 친구와 LA에서 첫 창업을 시도했어요. 결론부터 말해 첫 창업은 콘셉트 스테이지(concept stage, 개념 단계) 이후로 진행을 못 시켰어요. 1년여 간 서비스를 준비했는데,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포기했죠. 다만 고객 인터뷰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첫 창업 아이템이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연결하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었어요. 지금은 국내외 여러 스타트업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요.
2012년 법(JOBS ACTㆍ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 잡스법)이 바뀌기 전까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제외하고 다 불법이었어요. 그래서 2013년에 사업을 시도한 건데, 문제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시행규정이 2016년에서야 나온 거예요. 바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플랫폼을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년동안 감감 무소식이었던 거죠. 그래서 BM(비즈니스 모델) 방향을 투자에서 할인이나 프로모션 쪽으로 바꿨는데, 금융핀테크가 아니고 마케팅 성격이게 되더라고요. 그런 형태는 제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회사와 작별을 고했죠.
그러다가 한국에서 창업을 하게 됐어요.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음 행보를 고민하다가 무작정 아시아 쪽으로 가보기로 했어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마이너리티였던지라 아시아에 대해 관심이 많았거든요. 2015년 여러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IT 쪽은 한국과 중국이 메인이라는 거였어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그때는 두 나라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특히 한국경제는 거대한 과도기에 있다고 봤어요. 대기업 중심에서 스타트업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었죠. 스타트업에서 성공적인 엑시트(exit·스타트업이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사례도 나오고 있었고, 사회에서도 스타트업을 조금 더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되는 중이었죠. 스타트업 커뮤니티도 성숙해지고 있었고요.
제가 미국에서 목격했던 과도기 변화가 한국에서 보였어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던 2007년에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던 학생들 대부분이 투자은행이나 펀드쪽으로 갔고, 그게 여의치 않았던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갔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페이스북에 간 친구가 제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한국도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었어요. 크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시기에 함께한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도 보였어요. 그게 아틀라스랩스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창업을 시작한 건데요. 같이 시작하게 된 팀원들은 어떻게 만났나요.
한국에 혼자 왔고 아는 사람은 전무했죠. AI를 할 수 있는 회사들도 관심 대비 많지 않았을 때예요. 일단 인공지능 논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에게 연락했어요. 그리고 한국 대학교 연구실에 있는 외국 사람에게도 연락을 했고요. 그렇게 네크워크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팀빌딩을 했어요.
아틀라스랩스를 널리 알린 서비스는 ‘스위치’에요. 하지만 그에 앞서 시도한 서비스가 있었어요.
처음 만든 건 외국인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는 챗봇 비서 서비스였어요. 제가 처음 한국에서 왔을 때 느꼈던 불편함이 배경이었죠. 처음에는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문자를 받을 때마다 친구들에게 부탁을 해야 했거든요. 우버가 운영되는 콘셉트와 AI를 결합해서 서비스했죠. 활성화가 되면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고 봤어요.
챗봇 비서 서비스는 우여곡절 끝에 접었어요.
이용자가 비슷한 문의를 많이 할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했고, 상상도 못했던 특이한 것들도 많았어요. 한계가 있다보니 이용자도 눈에 띄게 늘지 않았고 학습데이터도 생각만큼 모이지 않았죠. AI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제대로 학습이 되고 자동화 되는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서비스에 집중할지, 아니면 AI를 중심으로 나가야 할지를 선택해야 했는데 결론은 후자였어요.
제대로 하려면 유사한 데이터가 많이 쌓이는 영역을 찾아야 했어요. 중복되는 데이터가 많이 나오는 곳을 조사하보니 콜센터가 적합해 보이더라고요. 한국에서 CS(고객만족) 대응은 전화 쪽이 훨씬 많더라고요. 저희 기술에 관심을 가져준 대기업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1년간 진행했던 비서 서비스를 내려놓고, 음성 인식을 통해 전화분석을 시작했죠.
2017년부터는 음성인식 기술에 집중했어요. 미국에 계신 제 부모님은 컴퓨터는 물론이고 간단한 TV 조작 조차도 어려워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세요. 반면에 네 살된 제 조카는 알렉사를 너무 자연스럽게 이용해요. 언어 AI가 가능해 진다면 기계에 맞췄던 삶의 패턴이 인간 중심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했어요. 기계가 인간에게 맞춰주고 모든 사람들이 개발자만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거예요. 기계와 사람 간 기술장벽이 낮춰지게 되면 인류의 발전으로 이어질 거라 봤어요.
콜센터용 음성 인식 기술 개발을 할 때 중점을 둔 건 뭐였나요.
첫 번째 스텝은 사람과 사람 간 대화를 텍스트로 변화시키는 것, 두번째는 그 텍스트를 분석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 방식, 그리고 AI를 적용시키는 것이였어요. 저희가 첫 번째 스텝을 시작했을 때 대부분 회사들이 AI 스피커를 기반으로 음성 비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AI 비서와 이야기할 때와 친구랑 이야기할 때 다르게 말하잖아요. AI 언어 처리 방식을 연구할 때 AI와 사람의 대화, 사람과 사람 간 대화로 분리가 되버리는 거죠. 다른 곳에서 AI 비서 연구방식으로 갈 동안 우리는 사람 간 대화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당시 전화 대화를 제대로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없기도 했고요. 그 기술을 개발하는데 1년 넘게 걸렸고, 2018년에 첫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게 됐어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과 구현하는 건 다른 영역이라고 봐요. 개발과정에서 데이터, 보안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을 겁니다. 어떻게 풀어갔나요.
첫 번째 이슈는 데이터 부족이었어요. 언어는 양도 중요하지만 다양성도 필요해요. 서울말로 이야기하면 깨끗하게 인식이 되는데, 지역 사투리는 인식이 잘 되지 않는 거예요.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더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대화 데이터를 모아야 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이슈는 지속적으로 학습 개선을 이루려면 클라우드 형식으로 가야 된 다는 거였어요. 지금도 많은 곳에서 온프레미스(On-premise, 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는 방식) 를 쓰고 있어요. 우리가 어떤 프로그램을 사서 PC에 설치하고 그 PC에서만 사용하는 것과 같은 거죠.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하면 탄력적인 운영 및 확장성을 꾀할 수 있죠. 클라우드 사스(SaaS :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가면 서비스 업데이트가 바로 가능하고, 미리 설치할 필요도 없고, 비용도 줄고, 데이터가 모두 한 곳에 모아지는 장점이 있죠.
그런데 클라우드 컴퓨팅을 하려면 회사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혹은 사스 제공사에게 넘겨야 돼요. 보안 이슈가 생기는 거죠. 사실 사스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안 측면에서 더 나아요.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은 보안 투자를 어마어마하게 하니까요. 하지만 말 그대로 제 3자에게 데이터를 보내는 것이기에 기업에서 위험 감수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고 내부 서버에 설치하기를 바랐어요. 그런데 고객이 많아지다 보니 저희가 일일이 학습시키고 개선시키기 어렵더라고요. AI 시스템들은 프로그램 밑에 있는 AI 모델 자체가 학습하고 개선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온프레미스 시스템 방식으로는 불가능했어요. 그런 식으로 가면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또 한 번의 피봇(Pivot, 사업의 아이디어나 방향 전환)이 있었네요.
2년여 간 운영했던 서비스를 멈추고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B2C 앱을 만들기로 했어요. 우선 전화 업무가 많은 의사, 간호사, 기자, 영업사원 등을 만나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인터뷰를 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한 문제점은 기록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앱스토어를 살펴봤는데, 수익성이 높은 TOP10 서비스 중에 전화 앱이 4개나 있더라고요. 그런데 모두 외국 앱이었고 한국에서는 활용이 어려운 구조였고 가격도 너무 비쌌어요.
그걸 보고 시장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 ‘스위치’를 개발해서 2020년 베타 론칭했어요. 아이폰에서 쉽게 통화 녹음을 할 수 있고, 기록을 남길 수 있는 AI전화 콘셉트였죠. 고무적인 것은 스위치를 통해 다양한 대화 데이터를 많이 모았고 AI 학습을 통해 음성 인식률이 확실히 올랐다는 거예요.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프로덕티브 앱 카테고리 TOP 5에 꾸준히 선정되고 있고요.
서비스명을 ‘스위치’로 정한 이유는 뭔가요.
스위치보드(Switchboard)를 줄여서 사용한 거예요. 옛날에 전화시스템이 처음 들어왔을 때 전화 교환원들이 코드를 뽑고, 꽂아서 다른 곳에 연결하는 식으로 연결시켜 줬어요. 그걸 스위치보드 시스템(Switchboard system)이라고 부르죠. 저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만드는 AI 시스템도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더 잘 되게 돕는 것이라 보고요. 그런 측면에서 과거 스위치보드 시스템의 커넥션 개념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좀 후회했어요. 닌텐도 스위치랑 이름이 겹쳐서 검색에서 손해를 보더라고요.
올해 6월에 음성 대화를 데이터로 구조화해주는 기업용 ‘센트로이드’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향후 주력 서비스로 보이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시스 이슈가 옅어지고 있어요. 시스템을 내부망에서 하는 것 보다 클라우드로 넘기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기업에서 커지고 있거든요. 이런 흐름에서 선보인 것이 ‘센트로이드’입니다. 저희가 처음에 하려던 AI콜센터 시스템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거죠. 센트로이드는 자체 CDA(Conversation Data Analytics) 솔루션을 기반으로 기업의 통화내용을 자연어처리(NLP) 후 구조화된 통화 데이터로 변환해 주는 방식이에요. 클라우드 기반의 사스 형태로 제공하기에 기존 콜센터 및 컨택센터의 디지털 전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틀라스랩스의 기술은 사회의 어떤 페인 포인트를 바꾸는 건가요? 콜센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 준다면요.
아틀라스랩스가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는 대화 기반으로 되어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예요. 예를 들면 마케팅은 30년 전만해도 직관적이고 감성적이었어요. 단순히 인지도가 올라갔다거나 우호적인 감성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 정도로 끝났죠. 하지만 지금의 마케팅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광고를 돌리는 데이터 드리븐 프로세스로 변화했어요. 프로덕트를 개발할 때도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만들어 놓고 설문조사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모든 기능을 A/B 테스트 하는게 당연한 일이 됐어요. 어떤 기능을 정식으로 설치하기 전에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쓰게하고 수치에 따라 결정하는 거죠.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도 데이터 드리븐 방식으로 넘어온 거예요. 마케팅, 상품개발, 세일즈 등 모든 영역이 다 그렇게 합니다.
이러한 큰 트렌드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관계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어요. 현재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는 누구하고, 몇 번 통화했고, 어떤 피드백이 있었다는 것 정도에요. 전화로 영업하는 팀들은 녹음된 전화내용을 들으면서 수동으로 리뷰를 해요. CS 쪽은 일이 힘들기에 인원 50%가 1년 내 바뀐다고 해요. 다시 인원을 충원하고, 교육시키고,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그리고 전화 응대 인원이 500명이고, 하루 5시간씩 고객 응대를 한다면 2,500시간 분량의 대화가 만들어 지는데 그 대화를 모두 듣는 것은 불가능하죠. 이런 대화는 데이터가 아니라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블랙박스일 뿐이예요. 노트를 작성하고 요약본을 만든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잘 보지 않고, 또 누가 작성하는지에 따라 담기는 내용도 달라져요.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데이터 중심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사람의 대화중심 프로세스는 멈춰 있는 거예요.
우리가 센트로이드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블랙박스화되어 있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변환시키키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대화의 내용을 수치로 바꾸는 거죠. 대화 내용에서 유저의 행동을 분석할 수 있고 대화 내용을 다 듣지 않고도 핵심내용 파악도 가능하죠. 센트로이드는 지금까지 블랙박스 안에 있어 분석되지 못한 대화 내용을 분석할 수 있고, 통계를 내어 시스템화 할 수 있다는 콘셉트예요.
회사의 솔루션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나요.
CS는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찾는 거잖아요. 회사가 고객 이슈를 빨리 캐치하고 해결해야 들어오는 CS 문의도 줄어들고요. 이것이 해결되면 기업이 더 고객중심으로 전환될 거라 봐요. 다수의 콘텍트 센터들이 상담하는 사람과 고객을 연결시키지 않으려고 AI시스템을 만들어요. 보통 처음에는 기계하고 사람을 연결시켜주고 마지막에 가서야 사람을 연결해 줘요. 이런 방식이 회사에는 좋을 수 있지만 소비자는 불만일 수 있어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미루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요. 핵심 문제를 빨리 인지하고 해결하려면 통계나 수치를 제대로 뽑고 문제 해결 우선순위를 잘 잡는 게 필요합니다. 그게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CS 문의도 줄어들고 CS 종사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라 봐요. CS 뿐만 아니라 저희 기술은 사람관계 중심으로 되어져 있는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센트로이드 개발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지금 기술로 구현 가능한 것과 사용자들의 니즈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이예요. 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요구하는데 현재 기술로 어려운 것이 많아요. 가능한 부분까지 최대한 구현하지만 만족도가 낮기도 하고요. 이런 핑퐁이 굉장히 많았어요. 유저의 기대와 필요를 현재 가능한 기술로 채워서 만족시키는 것이 제일 어려워요.
솔루션이 고도화되려면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요. 회사의 기술적 강점은 뭔가요.
핵심기술도 중요하겠지만 기술을 적용하는 프로세스가 메인 포인트라고 봐요. AI 회사는 보통 두 종류도 나눠져요. 하나는 기술을 중심에 두고 연구하는 형태고, 다른 하나는 프로덕트나 서비스에 방점을 두는 형태에요. 전자는 기술과 사용자 간 밸런스가 안 맞춰진 상황에서 연구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유저가 겪는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새로운 가치 제공에 대한 논의가 빠진 경우도 많아요. 아틀래스랩스는 50대 50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고 자부해요. 제대로 된 AI 프로덕트를 만들려면 내부에 기술과 노하우도 있어야 되고, 소비자 중심으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프로세스도 필요해요.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엔진에 학습되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지는 순환 고리예요. 이렇게 프로덕트와 AI 모델이 함께 개선되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곳은 흔치 않다고 봅니다.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인내심이 있어야 하고 운과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해요. 처음부터 생각한대로 잘 되진 않으니 잘 버텨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고, 마켓 타이밍이나 좋은 인재들을 만나서 일할 수 있는 타이밍도 볼 줄 알아야 해요. 그런 타이밍이나 운이 언제 올지 모르니 잘 준비하고 있어야 하겠고요. 저는 창업을 시작했을 때 타이밍이 맞지 않았지만, 5년을 버텼더니 그때 하고 싶었던 것을 하게 됐어요.
아틀라스랩스의 기업문화는 뭔가요.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나요.
저희 회사 문화는 ‘자유와 책임(Freedom and Responsibility)’이라고 요약할 수 있어요. 그 위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요. 얼마전 업그레이드한 음성인식 시스템 기술은 기존에 없던 것이에요. 새로운 것에 오픈되어 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기술도 기술이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요. 개발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쓰지 않고 버려지는 거예요. 아틀라스랩스는 항상 유저 의견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설계하고, 구현해서 피드백을 받아봐요. 저희 회사에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