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 시대 “전문가 의견을 삽니다”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발달에 힘입어 기업과 단기 계약을 맺고 자유롭게 일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배달, 심부름, 대리운전 등 단순 노동 위주였던 것이 요즘은 개발, 전문 컨설팅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형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문가 매칭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해외 진출, 신규 투자 등 신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기업들은 시장 리서치 목적으로 업계 전문가나 종사자들의 의견 청취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맥을 총동원하여 수소문하는 방식으로는 정확성과 효율성이 모두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프로젝트 유관 경험이 풍부하고 시장 인사이트가 살아있는 산업・분야별 전문가들을 매칭해주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다양한 산업, 직무에 걸쳐 과차장급 이상의 고경력 인재풀을 보유한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의 경우, 지난 4월 전문가 네크워크 서비스 기업 ‘이안손앤컴퍼니’를 인수하고 ‘리서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는 1:1 전문가 인터뷰와 설문조사로 구성된 서비스다. 리멤버가 자체 보유한 다양한 핵심 인재풀을 기반으로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각종 산업・분야별 전문가를 정확하게 찾아 기업과 매칭해준다. 연결된 전문가들은 전화, 미팅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현안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문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제품 친환경 마케팅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필요한 기업에게 제조업 종사자 중 관련 분야의 마케팅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를 발굴하여 인터뷰로 연결해주는 식이다. 이 외에도 새로 개발한 소프트웨어 초기 소개자료를 각 기업별 IT구매 담당자들에게 공유 후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수도 있다.
이안손앤컴퍼니 손영호 대표는 “최근 전문가 인터뷰 서비스 이용 고객군이 기존 컨설팅펌에서 일반 기업군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중심으로도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기업 현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생생한 1차 데이터 확보를 통해 기업 내부적으로 다양한 지식 자산을 축적・활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의 경우 400만 회원을 보유한 리멤버 모바일앱을 기반으로 현직자 대상 대량의 설문조사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어 양질의 시장 정보를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리멤버 리서치사업팀 주대웅 팀장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반드시 내부에서만 해결할 필요는 없다”며 “특정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빠르게 찾아 그들의 전문성을 필요한 만큼 레버리지 해오는 것이 효율적이며, 이를 돕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용은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이나 급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단기성 프로젝트일 경우 채용이 효율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기업에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원하는 기간 동안만 탄력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시간 운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프리랜서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의 전문가 매칭 플랫폼 ‘엑스퍼트’는 국내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게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플랫폼으로 세무, 법률, 헬스케어, 디자인, 재테크, 어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1 채팅, VOD 클래스, 그룹 클래스 등 다양한 상담 또는 수업 방식으로 전문가들과 만날 수 있다.
‘사람인 긱’은 사람인에서 검증된 기업의 프로젝트만 연결하는 긱 워커 매칭 플랫폼이다. 프리랜서와 기업 모두에게 업계 최저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담 매니저가 검증된 프로젝트의 제안부터 계약, 대금 지급까지 1:1 밀착 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안심하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탤런트뱅크’는 프로젝트 단위로 중소·중견기업과 프리랜서 전문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고정비 지출 부담이 큰 정규직 채용 대신 문제 해결에 적합한 전문가 후보군을 소개하고, 기업과 전문가가 프로젝트 단위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기업과 전문가 모두가 원한다면 프로젝트 해결 이후 채용 단계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 매칭 플랫폼의 종류도 세분화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두 연결하는 대신 특정 분야 전문가 매칭만 집중 공략하는 버티컬 플랫폼도 있다.
‘기술자숲’은 제조산업 분야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다. 시제품 제작·양산에 특화된 서비스로 시제품 제작이 처음인 사람들도 누구나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기술자숲에 등록된 1만 7천여명의 제조 전문가가 사전 진단부터 제품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 전문가 사전 진단 리포트를 제공해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라우드소싱’은 19만 명 이상의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는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전문가 플랫폼이다. 크라우드 소싱을 기반으로 고객이 로고, 네이밍, 상품/패키지, 프린트, 웹/앱, 캐릭터 등에 필요한 디자인을 콘테스트 방식으로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등록된 디자이너 회원들은 개최된 콘테스트에 자신의 디자인 과제를 제출해 경쟁하는 형식이다. 채택된 디자인에는 우승 상금이 지급되며, 고객은 디자인 사용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슈퍼코더’는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이 베트남·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숙련된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역량 평가 및 인사 관리를 대행하는 플랫폼이다. 기업은 슈퍼코더를 통해 원하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 채용을 의뢰할 수 있다. 해외 개발자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테스트에 응시한 뒤 기준을 통과하면 채용 계약을 맺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