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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지식재산권은 존재할까?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 IPR)의 종류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을 비롯하여 매우 다양하다. 많은 종류의 지식재산권을 살펴보다 보면 그중 가장 뛰어난 지식재산권, 즉 내 사업을 완벽히 보호해줄 수 있는 ‘만능 지식재산권’을 골라서 확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 사업은 생각보다 입체적이고, 사업의 다각적인 측면을 한 번에 보호할 수 있는 ‘만능 지식재산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권리들은 서로 다른 법으로 규정되고, 각자 서로 다른 측면에서 사업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은 당신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보호해줄 것이고, 상표권은 당신이 구축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줄 것이고, 디자인권은 당신이 창의력을 발휘하여 창작한 제품의 디자인의 도용을 막아줄 것이다.

애플(Apple Inc.) 사의 〈아이폰(iPhone)〉을 떠올려보자. 아이폰에 탑재된 최첨단 기술들, 편리하고 직관적인 운영체제인 iOS, 우아한 외형 디자인, 뒷면에 각인되어 있는 사과 모양 로고 등 다양한 요소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처럼 〈아이폰〉은 제품에 적용된 기술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제품의 디자인과 브랜드 감성으로 인하여 대중에게 사랑받는 제품이다. 이러한 〈아이폰〉은 어떤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과연 특허권만으로 완벽히 보호할 수 있을까?

아이폰의 지식재산권 확보 포인트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제품은 수많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구성을 포함한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의 하드웨어 관련 기술은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적용된 운영체제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특허권 및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으며, 공정 기술 등의 제조방법 관련 기술도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특허권만으로는 〈아이폰〉에 담긴 기술 외의 감성을 보호하기는 부족하다. 예컨대 〈아이폰〉의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 등은 특허권으로 보호할 수 없다. 제품의 외형 디자인이나 화상 디자인은 디자인권으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품의 이름, 로고 등을 통해 전달되는 브랜드 가치는 상표권으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제품에 적용된 효과음, 음악 등의 저작물은 저작권으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로 애플 사가 <에어팟 프로(AirPods Pro)>에 대하여 출원한 다양한 지식재산권들을 살펴보자.

에어팟 프로에 대한 특허출원 예시

에어팟 프로에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예컨대, 에어팟 프로에는 블루투스를 통해 디바이스와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는 무선 통신 기술,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 ANC) 기술, 마이크를 사용하여 주변 소리를 감지하고 이어폰으로 전달하는 주변 소리 모드 기술, 이어폰의 착용 여부를 감지하는 이어 감지 기술, 터치 제스처를 사용하여 음악 재생, 일시 정지, 트랙 변경 등의 작업을 제어하는 기술 등이 적용되어 있다.

그림 2는 에어팟 프로에 적용된 기술 중 이어 감지 기술, 이어폰 제어 기술, 케이스 연동 기술과 관련된 특허의 예시이다. 애플은 그림 2의 예시 외에도 수많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에어팟 프로에 적용된 기술에 대한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제품에 적용된 ‘기술’에 관련된 사항은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에어팟에 대한 상표출원 예시

그림 3은 애플 사가 에어팟 제품군에 대하여 취득한 상표권의 예시이다. 에어팟(AirPods), 에어팟 맥스(AirPods Max), 에어팟 프로(AirPods Pro) 등 관련 제품군의 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확보해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사는 그림 3의 예시 외에도 다양한 상품분류에 대한 상표출원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고 있다.

에어팟 프로에 대한 디자인출원 예시

마지막으로 애플 사는 제품의 외형 디자인을 제3자가 카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에어팟 프로를 구성하는 이어폰, 케이스 각각에 대한 디자인권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그림 4의 케이스 디자인 출원 예시와 같이 부분디자인 출원을 통해 디자인의 일부 도용으로 인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사는 그림 4의 예시 외에도 이어폰, 케이스 각각의 전체 디자인뿐만 아니라, 이어폰, 케이스 각각의 다양한 일부분을 특정한 부분디자인 출원을 통해 제품에 적용된 ‘디자인’을 다각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애플 사의 사례와 같이,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지식재산권은 제품과 일대일 매칭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보호를 위해서는 제품이 포함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고려하여 입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종종 특허권과 지식재산권이 동의어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특허권이 언제나 당신의 사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만능 지식재산권’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원문 : 만능 지식재산권은 존재할까?

-저자소개 : 구민식 BLT 변리사는 배터리 분야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디스플레이 분야 및 철강 분야 국내 대기업의 기술 권리화, IP 컨설팅 업무를 맡아왔다. 현재 배터리, 디스플레이, 전자기기, 의료기기, 인공지능, 빅데이터, BM, 플랫폼 분야의 IP 업무 전반 및 기술 사업화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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