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소크라테스가 되다
학부모이자 동시에 투자자로서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AI가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입니다.
AI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개인화 학습’의 황금기를 연다는 점입니다. ChatGPT의 개발자인 OpenAI의 샘 알트만 CEO는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개인화 학습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 언론 매체에 따르면 빌게이츠 또한 개인화 학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산하 재단을 통하여 2.4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AI는 이미 교육 현장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온라인 강의 플랫폼 Coursera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비영리 교육조직 Khan Academy는 온라인 강의에 일대일 학생 지도가 가능한 AI 조교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AI, 개인화 학습시대를 열다
그렇다면 ’대화’에 능한 AI 조교들은 어떤 방법으로 운영될까요?
첫 번째 방법은 사고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다가 중간에 막혔을 때, AI 조교는 답을 알려주는 대신 연산의 기본 규칙과 그 규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먼저 떠올리게끔 하여 단계별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AI가 각 분야 전문가, 유명인 혹은 다른 학생으로 변신하여 대화하는 역할극입니다.
예를 들어 과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의 경우 아인슈타인에게 그가 어떻게 상대성 이론을 발명했는지에 대해 직접 물어볼 수 있고, 고대 그리스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면 철학자 플라톤을 지목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상업 관리지식에 대해 배우고 싶으면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를 시뮬레이션한 AI를 통해 비즈니스 의사 결정 이면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기존에 있는 자료들에 의해 시뮬레이션 된 답변일 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AI 조교는 토론 상대가 되어 학생들의 답변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주고받는 질의응답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사고의 사각지대를 발견할 수 있고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며 입론의 기초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문답을 통한 질문, 표현 그리고 사고력의 단련
이러한 ‘문답식’ 학습법은 약 2300년 전의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상대방이 자신의 논점 중 모순된 부분을 발견하게 하고 논점 수정 및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는 비판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이기도 합니다.
일방적이고 수동적으로 정보를 흡수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수업과 비교하여 문답식 학습은 학생들의 태도를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길러주며, 특히 표현력과 질문 능력을 단련하는 데 매우 적합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학교 교육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수십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개개인에 문답식 교육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AI 조교를 활용한다면 대규모 학교에서도 개인화 교육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AI 조교들이 학생과의 문답의 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기억’을 갖게 되면,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학습 방안과 가이드를 설계하여 그들만의 ‘소크라테스’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아인슈타인은 학교의 가장 중요한 임무를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고를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보와 변화에 맞춰 적응할 수 있는 핵심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AI가 교육에 가져오는 가장 큰 시사점은 아마도 어떤 새로운 학습법의 발명이 아닌, 교육이 가지는 원래의 의도, 즉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들을 일깨워 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
Matt Cheng, Founder and General Partner of Cherubic Ventures
Matt is a Taiwanese venture investor, serial entrepreneur, company advisor, and former junior tennis player. Prior to founding Cherubic, Matt co-founded Tian-Ge in China and 91APP in Taiwan, both went public at over $1B+ in market cap. Matt is also a company advisor to Wish and Atomic VC, as well as an early investor in Flexport, Calm, and Hims & Hers.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