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솽스이 앞둔 알리바바 주가 95% 급등…AI 무기 효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이 인공지능(AI) 전략의 가시적 성과를 속속 입증하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가 95% 급등한 가운데, 세계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광군제, 솔로의 날)’에서 AI를 전면 배치해 매출 극대화에 나섰다.

알리바바 부사장이자 전자상거래 사업부 애플리케이션 책임자인 장카이푸는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열린 솽스이 캠페인 출범식에서 “자사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취엔(Qwen)’ 적용으로 여러 핵심 지표에서 상당한 개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AI 전략은 투자자들의 강력한 신뢰를 얻고 있다. 알리바바 주가는 연초 대비 95% 급등하며 NYSE 종합지수 수익률(12%)을 압도했다. 이는 클라우드 부문과 AI 모델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그리고 이를 전 사업 부문에 통합하는 전략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벤징가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17일 장중 0.14% 상승한 165.31달러에 거래됐다.

출범식에서 공개된 AI 성과 지표는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복잡한 검색어에 대한 관련 결과가 20% 개선됐고, 판매자들의 광고비용 대비 수익률이 12% 증가했으며, 특정 추천 시나리오에서 클릭률(CTR)이 10% 상승했다.

장 부사장은 “타오바오와 티몰처럼 연간 수조 위안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대규모 플랫폼에서 이런 두 자릿수 성과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보통 새로운 기술 도입이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대부분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개발한 취엔 LLM 배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솽스이에서 타오바오와 티몰에 생성형 AI를 처음으로 대규모 배치했다. LLM을 두 플랫폼의 핵심 검색 및 추천 엔진에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타오바오와 티몰에는 20억 개 이상의 상품이 리스팅되어 있다. 알리바바는 소비자들이 이 방대한 상품 속에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AI 도구들을 대거 배치했다.

올해 솽스이는 기존 하루 행사에서 4주 이벤트로 확대되면서 AI를 활용한 소비자 유입이 매출 증대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매년 11월 11일에 열리는 솽스이는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사업의 바로미터로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을 받는다.

장 부사장은 “검색과 추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GMV(총 상품 거래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 GMV 증가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솽스이에서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부유층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88VIP 프로그램 회원들에게 500억 위안(70억 달러) 규모의 쿠폰을 제공했다.

티몰의 류보 사장에 따르면 전체 쇼핑객을 대상으로도 15% 직접 할인을 제공한다.

특히 고가치 사용자층이 크게 증가했다. 알리바바의 고가치 사용자는 1년 전 4,200만 명에서 5,300만 명으로 26% 증가했다. 회사는 이들 고가치 사용자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AI 기반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프리미엄 고객 확보에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소비자 대상 AI 도구들도 대거 선보였다. ‘AI 개인 쇼핑 비서’는 사용자가 상품을 비교하고 최적의 거래를 찾도록 돕는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맞춤형 쇼핑 목록을 작성할 수 있다.

‘스냅 앤 숍(Snap and Shop)’ 기능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사진을 찍으면 즉시 가격과 품질별 추천 상품을 제시한다.

장 부사장은 “이러한 소비자 대상 AI 도구들이 지난 몇 달간 테스트를 거치며 ‘수천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기능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대규모 배치에서 얼마나 유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 부사장은 AI 전략의 투자수익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우리의 AI 투자 수익률은 비용 대비 절대적으로 가치가 있다”며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사업은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효율성의 어떤 개선이든 사용자 및 거래량을 곱하면 상당한 상업적 수익을 낸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AI 성공은 물리적 확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계열사 앤트그룹은 최근 홍콩 원 코즈웨이베이 신축 오피스 타워 최상층 13개 층을 72억 홍콩달러(9억2,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2021년 이후 홍콩 최대 부동산 거래로, 두 회사의 홍콩 본사로 사용될 예정이다. 평방피트당 평균 2만3,876홍콩달러에 달하는 이번 거래는 차량 50대 주차 공간과 전체 간판권을 포함한다.

AI 전략에 대한 장기적 확신이 대규모 부동산 투자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의 사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는 가운데,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되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검색과 추천이라는 전자상거래의 핵심 엔진에 AI를 통합해 두 자릿수 성과를 낸 점은 아마존, 이베이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위기 대응과 맞물려 알리바바의 대규모 부동산 투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중국은 에버그란데 같은 대형 개발업체들의 과도한 차입으로 부동산 위기를 겪었으나, 정부가 선별적 지원에 나서며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주도 성장 전략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리테일 업계에서 AI 활용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댓글

Leave a Comment


관련 기사

글로벌

알리바바 클라우드, 1조 파라미터 AI 모델 공개…”오픈AI 맹추격”

글로벌

알리바바 클라우드, 차세대 AI 혁신을 뒷받침할 글로벌 확장 계획 발표

글로벌

알리바바, ‘딥 리서치’ 대응하는 AI 에이전트 오픈소스로 공개

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알리바바 자회사 반마네트워크, 홍콩 IPO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