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기 “현지화가 중요하다!”
비론치2014 마지막 패널토론이자 콘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진행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기’세션이었다.
비석세스 정현욱 대표가 사회를 본 가운데 토론자로는 세계최초 커플SNS인 비트윈으로 한미일 3개국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 VCNC의 박재욱 대표, 한국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소이자 지난 1월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이끌어 낸 코빗의 김진화 이사, 그리고 지난 4월 옐로모발일로 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받은 동시에 한국을 넘어 중화권에 연착륙 중인 말랑스튜디오의 김영호 대표가 참여했다.
토론 주제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기’로 되어 있었지만, 패널들이 들려준 내용은 성공기라기 보다 여전히 고군분투 중인 그들의 현재 진행 과정을 듣는 자리였다는 소견이다. 더불어 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은 주목할만 했다
이날 토론 내용을 질의응답 식으로 정리해서 소개한다.
VCNC는 한미일 3개국에서 투자를 이끌어 냈다. 이번에 받은 투자 이야기를 해달라.
박재욱 대표(이하 박) : DeNA(일본 IT기업)가 주도를 해서 투자를 받았다. 일본시장에 진출한지 2년이 지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VCNC가 꾸준히 일본 시장 및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것이 빛을 발한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 투자과정에서 실수를 한 부분은 없었나?
박 : 이번 라운드에서는 크게 실수를 한 것은 없었다. 다만 영문으로 계약서를 검토하는 게 일이었다. 앞선 두 번의 투자는 한글로 된 문서 였기에 검토와 결정 과정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의사결정이 조금 느렸다. 하지만 투자자가 많은 이해를 해줬다.
일본 기업이 왜 VCNC에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는가?
박 : 한 마디로 말해 ‘미래성장성’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성장했듯이 일본에서도 성장할 거라 판단해 줬다. 더불어 일본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우리 서비스(비트윈)가 통할거라 여겨줬다. 우리도 DeNA와 글로벌 브레인 등 일본 투자기업들과 함께하면 동남아 진출 연착륙이 가능하리라 본다.
코빗도 지난 1월 실리콘밸리 VC에게서 투자를 받았다. 그과정을 이야기 해달라.
김진화 이사(이하 김) : 한국에서 사업을 함에도 실리콘밸리로 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투자자는 한국 마켓에서 전세계 비트코인 패턴이나 트랜드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테스트 마켓의 가능성을 본것 같다. 우리 역시 그것이 가능하리라 본다.
말랑스튜디오는 옐로모바일에서 20억 규모 투자를 받았다. 그 과정을 이야기 해달라.
김영호 대표(이하 영) : 초기 시드펀드를 받고 나서 우리가 원하는 숫자(다운로드 수)와 유저를 얻었다. 하지만 에비뉴는 못 만들고 있었다. 고민을 해보니 우리팀이 개발자, 디자이너로만 구성되어 있기에 그렇다고 생각했다. 이후 우리가 고민을 한 것은 해외 투자를 받을것인지, 한국에서 검증을 더 받을 것인지였다. 그때 옐로모바일을 만나게 되었고 투자 및 향후 시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말랑스튜디오는 중국시장 공략을 잘 하고 있다. 그 경험을 이야기 해달라. 그리고 혹시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영 : 중국시장 진출에서 큰 실수는 없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 큰 실패를 겪었다. 초기 우리는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려 했다. 그래서 미국시장을 선택했고 직접 갔다. 사실 큰 생각을 가지고 선택한 것이 아니다. 글로벌 하면 미국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준비가 안된 상태였기에 대실패를 하고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제대로 고민을 한 끝에 우리 콘텐츠의 미래 가능성은 중국에 적합하다고 봤다. 한 번 실패를 했기에 차근차근 접근했다. 우리의 기본 전략은 콜라보다. 중국 스타트업들에게 수만번 메일을 보냈고 배너 교환등을 먼저 시작했다.
중국에 현지 법인이 있나?
영 : 준비중이다. 우리가 직접 운영하려고 한다. 더불어 현재 말랑스튜디오에는 중국인, 대만인 직원이 있다. 중국시장을 대비한 인력 구성이다.
VCNC의 일본 전략을 이야기 해달라.
박 : 사실 우린 여러 국가를 다니면서 직접 시장조사를 하고 고민해 왔다. 하지만 주력 국가 선택을 위한 판단 기준은 데이터를 통해서 였다. 어느국가 유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유저가 가장 많이 머물러 있는 시간은 언제인지 등의 데이터 말이다. 그 결과 일본이 가장 접합하다고 봤다. 그래서 일본에 방문해 여러 회사와 사업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다행스럽게도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비트윈이 현지 마켓에서 정착하고 제대로된 현지화 서비스가 되려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현지인을 채용해서 진행중이다.
VCNC의 해외 오피스 직원 채용기준은 무엇인가?
박 : 일단 영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 글로벌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팀에 녹아들 수 있는지, 상성이 맞는지를 본다.
3사의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 해달라.
영 : 우리 사업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알람과 디지털 캐릭터 라인업이다. 알람몬이 글로벌 1,000만 넘어가면서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알람몬은 아침에 사람을 깨우는 것에만 포커싱 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노티피케이션(Notification)에 특화 시키려 한다. 우선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버추얼 아이템을 판매할 계획이다. 둘째로 광고 비즈니스다. 시간이나 상황에 기반한 광고다. 실제로 다음달에 있을 월드컵 때 사용자가 원하는 경기시간에 맞춰 알람을 보내주고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을 기획중이다.
박 : 우리가 비트윈으로 하려는 것은 전세계 커플들이 우리 플랫폼안에서 트랜젝션(transaction)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선 우리는 스티커와 같은 버추얼 아이템을 판다. 현재 프리미엄 계정도 론칭 준비 중이다. 둘째로 커머스다. 그래서 연인들이 언제 돈을 쓰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 등에 연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선물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당장 이번주부터 시작한다. 셋째로 타켓팅으로 우리 유저에게 스토리텔링이 되는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 현재까지 코빗의 비즈니스 모델은 거래소 수수료다. 이번 비런치2014에서도 비트코인을 통한 티켓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용카드나 현금이 할 수 없는 거래, 비트코인만이 제공할 수 있는 거래 분야로의 진출을 준비중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결제모듈로 활용이 가능할 듯 싶다. 어떻게 생각하나?
해외에서 소액결제가 쉽지 않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채택하면 마이크로 결제가 가능하고, 수수료도 기존 모듈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다. 크라우드 펀딩 같은 경우도 다양한 조건을 비트코인에 입힐 수 있다. 자동화도 가능하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특징이다. 스타트업들이 많이 활용해 줬으면 좋겠다.
(이하 청중 질의 응답)
비트코인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부규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1년 전만해도 암울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의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상원 청문회 까지 갔다. 하지만 현재는 우호적인 분우기다. 우리나라로 봐도 현재 정부의 규제가 심하다고 볼 수 없다. 화폐는 규제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규제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정부협력과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등이 핵심이 아닌가 싶다.
해외에서 제품 광고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겠는가?
박 : 우린 마케팅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정책이다. 다만 해외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가닉 하게 모은 유저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해외 마켓이 올리면 해외 유저들이 들어온다. 그들을 활용한 바이럴에 주력한다. 그들이 SNS나 블로그를 통해 활동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돈을 쓴 것 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고 본다.
영 : 우리도 광고비용을 집행하면서 마케팅을 진행한 적은 없다. 1억 원을 쓰면 10만 정도 다운로드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리텐션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 통념이다. 이제 사용자들은 더이상 순위를 보지 않는다. 우리도 기존 유저들을 활용한 바이럴을 하고있다. 더불어 알람몬에 들어올 수 있는 좋은 콘텐츠와 콜라보를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겠다.
김 : 만약에 우리가 1억의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다면, 우린 그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서 대학생들에게 나눠줄 것 같다. (웃음)
3사 모두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글로벌 진출의 조언을 해달라.
박 : 컨슈머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 부분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각 시장에서 어떻게 현지화를 시켜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연령대의 유저를 타켓층으로 할 것인지 확실히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로컬라이제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영 : 우린 데이터 속에서 대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진출국가의 문화적인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일반적으로 해외 서비스를 내놓을 때 번역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화를 알아야 제대로 된 제품을 서비스 할 수 있다.
김 : 세계시장이 통합되어 가는듯 싶다. 한국에서 새로운 트랜드를 선도해서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 해외에 반드시 나가야만 글로벌 진출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라는 말이 있다. 일단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디테일에 신경쓴다면 세계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