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는 IT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랜드마크와 같은 지역이다.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기업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모여 있다. 그 결과 실리콘밸리는 세계 IT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인 인재가 모여들고 성숙한 스타트업 생태계와 천혜의 자연환경이 뒷받침한다.
실리콘밸리와 직접적인 비견은 어렵겠지만 한국에도 다수의 벤처기업이 태동한 지역이 있다. 서울의 강남역에서 삼성교사거리까지 4Km 거리를 ‘테헤란로’라고 부른다. 이 지역은 실리콘밸리와 같은 대한민국 벤처 열풍을 일으킨 곳으로, 네이버, 넥슨, 엔씨소프트 등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 탄생해서 ‘테헤란밸리’로도 지칭된다. 현재에도 창업기업과 벤처투자자가 밀집되어 있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디캠프, 마루180·360, 팁스타운 등 창업지원 기관도 다수 위치해 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사를 정리한 책 ‘테헤란밸리 스토리‘는 지금과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1차 벤처 붐 시기에 주목한다. 지리적 환경, 벤처캐피탈, 정부 정책, 인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어 ‘테헤란밸리 스토리’를 위해 인터뷰에 참여한 인물 중 12명의 심층인터뷰를 집중적으로 정리했다.
책에 따르면 테헤란밸리의 성장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도입, 정부의 정책 지원, 그리고 젊은 기업가들의 열정이 결합된 결과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테헤란밸리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며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테헤란밸리 스타트업들의 성공에 핵심적이었다. 초기에는 정부 주도의 벤처투자가 주를 이루었지만, 이후 민간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어지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투자는 일부 스타트업들의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으며, 이는 첫 벤처 붐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테헤란밸리의 성공에는 수많은 기업가들과 혁신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솔빛미디어의 박현제, 그래텍의 배인식, 네오위즈의 장병규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로, 이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스타트업을 이끌며 기술 혁신과 시장 개척을 통해 벤처 붐을 주도했다.
네오위즈의 창업자인 장병규(현 크래프톤 의장)는 “고객의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스타트업은 단기적 수익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니시스와 이니텍의 창업자인 권도균(현 프라이머 대표)은 “정도를 걷는 것이 장기적 성공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비윤리적이거나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되며, 지속 가능하고 정직한 경영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테헤란밸리의 역사는 단순한 성공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실패와 도전 속에서 스타트업들은 성장해 나갔으며, 이를 통해 얻은 교훈들은 오늘날 스타트업들에게도 유효하다. 정부의 정책 지원, 벤처캐피털의 역할, 그리고 기업가들의 도전 정신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테헤란밸리의 역사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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