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만 스타트업,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다
대만에서는 매년 4만 개가 넘는 법인이 신설되는 가운데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대만 정부와 민간 부문으로부터 차세대 유망주로 인정받고 있다. 대만 정부는 ‘넥스트빅(Next Big)’이라는 명칭으로 차세대 유망주 스타트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넥스트빅 업체들은 스타트업 국가브랜드인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Startup Island Taiwan)’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되며 대만 정부로부터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받아 국제적 인지도를 향상시킬 기회를 제공받는다.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에서 설립한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은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국가 스타트업 브랜드이다.
대만 방문단이 한국을 찾아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접점 찾기에 나섰다. ‘타이베이 창업가 허브(Taipei Entrepreneurs Hub)’는 팁스타운에서 네트워킹 행사 ‘로큰 타이베이 TEH(Rock’n Taipei TEH)‘ 개최했으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Startup Island Taiwan)’은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와 스타트업 글로벌 창업투자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및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판교에서 투자교류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상반기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넥스트라이즈 2024, 서울’에 대만 스타트업과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만 방문단에는 AI, 핀테크, 마테크 등 분야 스타트업과 상장사 등 12개 기업이 동참했다. 방한한 대만 기업 4개사(아이카라, 퍼펙트, 어메이징 토커, 모바이겔) 관계자를 만나 한국에 온 이유를 들었다.
Q. 회사 소개 부탁한다.
아이카라(iKala) 세가 쳉(Sega Cheng) 대표 : 아이카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마케팅 솔루션을 브랜드와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기업이다. B2B 시장에서 AI 마케팅 기술의 공급자로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APAC)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크로스보더 인플루언서 플랫폼을 운영 중이라 자부한다. 이 플랫폼은 300만 명 이상의 인플루언서와 5만 개가 넘는 브랜드 및 광고주가 만나, 의미 있는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어메이징 토커(Amazing Talker) 션 샤오(Sean Hsiao) CFO : 어메이징 토커는 학습자와 지식을 나누는 이들을 연결하는 튜터링 플랫폼이다. 현재 1만 명이 넘는 튜터들이 열정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며, 3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에게 외국어부터 K-12 교육, 음악,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퍼펙트(Perfect) 리사 리(Lisa Lee) 부대표 : 퍼펙트는 브랜드의 다양한 요구와 확장을 충족시키기 위해 강력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기반 뷰티, 패션, 스킨 테크 솔루션을 제공한다.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메이크업 제품을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이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주얼리나 의류 피팅 등 전체 스타일링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온라인 쇼핑 시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은 AI와 AR 기술을 활용하여 자신의 피부 상태를 즉시 분석할 수 있어 원하는 제품을 정확하게 구매할 수 있다.
모베이겔(MoBagel) 키미 황(Keemy Huang) CEO 특별보좌관 : 모베이겔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기업들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회사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베이겔은 이러한 기업들이 AI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을 위한 AI 빌더 플랫폼과 기업 수준의 AI 에이전트를 제공하고 있다.
Q. 한국에 오면서 사업적으로 기대한 것이 있을 거다.
세가 쳉 : 아이카라는 한국 시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품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아이카라에게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문화뿐만 아니라 화장품, 음식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고품질의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과 파트너십을 탐색 중이다. 우리는 전 세계 인플루언서 데이터와 분석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제품 홍보 및 비즈니스 확장의 훌륭한 출발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션 샤오 : 우리는 투자자 및 전략적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으며,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고자 한다. 현재 어메이징 토커는 7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Amazing Talker Show’를 운영 중이다. 이 토크쇼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한국의 유명인사들도 초대하고 싶다.
키미 황 :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를 포함한 투자자와 협력 가능한 기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우리는 전 세계 다양한 기업들과 여러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그러한 관계가 많지 않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기업들의 사업 확장을 함께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정부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자원을 쏟고 있다는 점도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리사 리 : 퍼펙트는 비록 상장된 기업이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여긴다. 스타트업의 시각에서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넥스트 라이즈와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는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Q. 한국 시장을 눈여겨 보는 이유는 뭔가.
션 샤오 : 가장 큰 이유는 ‘한류’의 영향력에 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억2500만 명의 한류 팬(동호회원)이 존재한다는 조사가 있다. 또한,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거대한 한류의 파도를 타고 나아간다면, 우리는 보다 넓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신뢰할 수 있는 한국의 파트너와 협력한다면,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Q. 퍼펙트는 상장사다. 여느 스타트업과는 접근 방식이 다를 것 같다.
션 샤오 : 한국은 대기업 및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K-뷰티 산업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는 뷰티 클리닉과 에스테틱 클리닉을 타겟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서 이러한 분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사업과 많은 접점이 있고 아니라 배울 점이 많은 국가이다.
Q. 반대로 한국 스타트업이 타이완에서의 비즈니스를 한다고 가정할때, 어떤 이점이 있을까?
세가 쳉 : 대만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에 가깝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을 위한 훌륭한 허브가 될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이나 비즈니스 개발을 지원하는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우수한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 및 다양한 인재풀이 풍부하다는 점도 중요한 이점이다. 아이카라도 대만에서 시작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삼았으며, AI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수 있었다.
션 샤오 : 대만 국민은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개방적이다. 큰 나라는 아니지만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대만과 중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다채로운 경험과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는 사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내놓아 사람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많은 회사들이 타이완에서 그들의 사업을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사 리 : 한국은 기술, 뷰티, 미용, 그리고 K-팝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아시아권, 특히 대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한국 스타트업이 대만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높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만의 젊은 세대는 매우 개방적이며, 이는 기술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거나 새로운 펀딩을 찾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거다. 따라서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대만 스타트업과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
키미 황 : 대만 정부도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육성에 열성적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사업을 원활히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대만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험하기에 적합한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이 사업을 전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Q. 회사가 지향하는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세가 쳉 : 아이카라의 최종 목표는 마케터들이 매일 반복되는 업무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마케터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마무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AI를 활용해 이들의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마케팅에서 AI를 활용하면 전 세계 인플루언서를 발굴하고, 캠페인 계획과 실행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우리는 현재 마케팅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글로벌 AI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케터가 특정 캠페인을 계획할 때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지속적으로 마케팅 세계를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
키미 황 : 우리 솔루션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여러 주제 및 직면한 문제들에 대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해결책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리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정하여 타겟 고객들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계속 이어가려 한다.
션 샤오 : 어메이징 토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튜터의 수입을 중대시키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서비스 질이 성공의 핵심 요소라고 믿으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튜터의 수입 증대를 위해서도 힘쓸 것이다. 또한 즐거운 학습 여정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리사 리 : 우리의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모든 사람, 특히 소비자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잖나. AI가 안전하지 않으며, 위험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는 AI의 긍정적인 측면을 믿는다. 뷰티 AI 제공자 입장에서, 에스테틱 클리닉과 의료사업 분야의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새로운 시대에서 AI를 이용한 아름다움을 더욱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