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코엑스 D홀은 뜨거웠다.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혁신의 열기를 나누는 ‘컴업 2024’의 마지막 날이었다. 첫날부터 이어진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지난 11일 개막한 이 행사는 ‘경계를 초월한 혁신’이라는 주제로 45개국의 창업가들과 투자자들이 모였다. 개막식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을 대표해 윤찬 에버엑스 대표가, 해외에서는 시나 알바네즈 코랄로 대표가 각각 연단에 올랐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축사는 정부가 이 축제에 거는 기대를 대변했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사우디 아람코의 투자 조직인 와에드 벤처스에서 카마르 아프타브 투자 매니저가 참석했다. 그의 옆자리에는 와에드 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첫 한국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있었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축은 스타트업들의 경연장인 ‘컴업스타즈 2024’였다. 1,208개 기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10개 팀이 결선에 올랐다. 정보보호 기술부터 온디바이스 AI 솔루션까지, 기술의 스펙트럼도 다양했다. 한국은 물론 스웨덴, 인도 등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혁신을 선보였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UAE’, ‘인도’, ‘아프리카’, ‘콜롬비아’ 등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기술과 비전을 발표했다. 덴마크 대사관, 라 프렌치 테크,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이 후원한 네트워킹 세션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대화가 이어졌다.
12일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노스페이스 김수종 대표의 키노트였다. 한국의 우주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그의 발표는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Globalization Guidebook’ 세션에서는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알케미스트 액셀러레이터의 로랑 레인스 디렉터, 굿띵즈의 노석훈 CFO, 퓨처플레이의 차모건 상무가 현지 벤처캐피털 접근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일본의 제로원부스터, 싱가포르의 밋벤처스와 킬사글로벌 관계자들은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했다. 그들의 조언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얻은 경험이었다.
행사의 말미에는 창업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속마음 토크’ 세션이 마련됐다. 퓨처스쿨 김선혜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알토스벤처스의 정인혜 리드가 창업가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MS, 엔비디아, 다쏘시스템즈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로레알코리아, 현대자동차, 무신사 등 국내 대기업들도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를 공유했다. 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59개의 해외 스타트업이 참가한 국가관에서는 각국의 혁신 기술이 소개됐다. 일본, UAE를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 우간다, 인도, 동남아시아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행사는 ‘비바테크놀로지 2025’ 참가권을 놓고 벌이는 컴업스타즈 2024 루키리그의 최종 결선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틀간의 축제는 끝났지만, 이곳에서 맺어진 인연과 공유된 혁신의 아이디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이다. 컴업 2024는 그렇게 또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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