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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변곡점에 선 거인

중국 전자상거래의 상징 알리바바가 예상보다 저조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 기업이 AI와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리바바는 2025년 2분기에 2,432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 성장한 수치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2,499억 위안)에는 2.6% 부족했다. 순이익은 24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역시 전망치인 269억 위안을 하회했다.

실적 발표 이후 나스닥에 상장된 알리바바 ADR은 프리마켓에서 3.6% 하락했다. 현재 주가는 134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고점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알리바바 실적 부진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중국 내수 시장의 소비 둔화다. 중국 경기 침체와 함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알리바바의 주력 사업인 타오바오와 티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이러한 하락세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둘째, 경쟁 구도의 변화다. 징둥닷컴, 핀둬둬 같은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알리바바는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했다. 6월 ‘618 쇼핑데이’에 대규모 투자를 했음에도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셋째, 해외 사업과 물류 부문의 수익성 악화다. 해외 커머스 부문은 적자폭이 확대됐고,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는 직원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클라우드와 AI 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부문은 전년 대비 18% 성장해 301억 3천만 위안을 기록했으며, 이는 블룸버그 컨센서스 추정치(299억 위안)를 상회하는 수치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3800억 위안(약 76조 원)을 AI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투자 총액을 뛰어넘는 규모로, 회사가 장기적인 성장 전략으로 AI와 클라우드에 얼마나 중요성을 두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 투자를 통해 AI 기반 고객 서비스 개선과 공급망 최적화 등 새로운 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알리바바는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사업의 안정화와 AI·클라우드 중심의 신사업 확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게 될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부문이 2025년 1~3월 분기에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AI 서비스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제프리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은 알리바바에 대해 20% 이상의 상승 여력을 전망하며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PER, P/S, P/B 등 주요 지표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되어 있어, 실적 개선 시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내수 경기 회복 속도, 경쟁 구도 변화,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 등은 향후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남아있다. 또한 2020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알리바바는 현재 전환점에 서 있다. 전자상거래라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AI와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영역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과제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분석과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은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중국 경기 상황, 경쟁 구도, 규제 환경 등의 외부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알리바바가 기존 사업의 안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이 과거의 성과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에게 그 가능성은 AI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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