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손잡고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우주 산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LG는 17~1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리는 ‘슈퍼스타트 데이 2025’에서 국내 유일의 달 탐사 로버 연구개발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함께 추진하는 우주산업 실증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비롯해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그룹 임직원,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장, 스타트업, 투자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슈퍼스타트 데이 2025’는 LG그룹과 협업하는 유망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 서비스를 소개하고 다양한 협업 성과를 공유하는 행사다. 2018년 ‘LG 스타트업 테크 페어’, ‘LG CONNECT’를 거쳐 올해로 8회째를 맞는 LG의 대표 개방형혁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LG의 우주 진출 계획은 구체적이다. 오는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는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된다. 2026년 6월 누리호 5차 발사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셀과 LG전자의 통신 모듈용 안테나 등이 들어간다.
이번 실증은 처음부터 우주용 제품을 개발·제작하는 방식 대신 기존 양산품을 우주환경에 맞춰 기술 보완을 하는 사업 모델로 비용·시간 효율성이 높다. 이는 민간 주도 우주 산업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 슈퍼스타트 육성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된 22개 기업 가운데 중기부가 발굴·육성한 스타트업이 다수 포함되어 주목받았다.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기업 큐노바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영상을 3D 모션으로 변환하여 로봇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는 에이플라는 지난해 중기부 TIPS에 선정된 기업으로 LG와의 기술 협력을 준비중이다.
전시에는 우주산업 내 여러 스타트업들이 기술 협력을 모색했다. 우주 공간에서 생산·조립·제조 서비스로 우주 자산의 무인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워커린스페이스, 레이저를 이용해 우주와 지상을 잇는 우주광통신 기술을 보유한 스페이스빔, 올해 2월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을 통해 위성 자체에서 AI 기반 영상 분석에 성공한 텔레픽스 등이 참여했다.
우주 산업 외에도 다양한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눈길을 끌었다. 로봇 팔 영역에서 미국 등 5개국의 특허를 보유한 코라스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체형 로봇 손 체인저 시스템과 15종 이상의 그리퍼로 다양한 물체를 손상 없이 파지하는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모션캡쳐 기술을 보유한 에이플라는 로봇이 영상 속 동작을 학습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전시에서는 로봇이 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LG가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A·B·C’ 영역의 기술 전시도 두드러졌다. ‘넥스트 엔비디아’로 평가받는 망고부스트는 데이터프로세싱유닛 기반 네트워킹 솔루션 설계 기술을 알렸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한 ‘DPU 설계’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혈용 인공 혈액 생산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아트블러드는 세포 기반의 적혈구를 체외 생산하는 혁신 기술을, 국내 유일의 재활용 플라스틱의 디지털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파운드오브제는 다양한 재생 소재를 각각 선보였다.

중기부와 LG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 등 민관 협력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노용석 차관은 축사에서 “오늘 행사의 주제인 ‘Jump Beyond: 차원을 넘어서는 혁신’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중기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환경을 적극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LG는 우주 산업에서 기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LG에너지솔루션은 NASA의 우주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이온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우주복 배터리는 우주 비행사의 생명 보존을 위한 산소 공급 장비, 통신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최첨단 장비의 심장 역할을 한다.
지난 6월 말에는 우주항공청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우주산업에 대해 논의하며 뉴 스페이스 관점에서 LG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30년 5900억달러, 2040년 1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혁신과 자유로운 도전이 만들어가는 슈퍼스타트 데이는 융합 R&D 기지인 LG사이언스파크의 핵심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라며 “한국판 ‘유레카 파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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