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마지막 날 오후, 디캠프 마포 행사장에는 12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스타트업 관계자, 금융기관 직원, 투자사 심사위원,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일반 청중까지. ‘디캠프 스타트업OI #금융권’ 행사를 찾은 이들의 표정에서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이번 행사는 디캠프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단순한 네트워킹 이벤트가 아니라, 스타트업과 금융권이 실제로 협력해 이뤄낸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었다.
지난 10일까지 진행된 사전공모에는 59개 스타트업이 지원했다. 이 중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기업만이 무대에 올랐다. 남도마켓, 리턴제로, 에임스, 빅테크플러스, 앤톡. 각자의 분야에서 금융권과의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기업들이다.
남도마켓은 도매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유통 플랫폼이다. 생산자와 도매업자를 연결하고, 복잡한 정산 과정을 간편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리턴제로는 음성인식 AI 기술로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하는 ‘비토’와 기업용 회의 기록 서비스 ‘콜라보’를 운영한다.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에서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에임스는 보험업계의 AI 전환을 돕는다. 복잡한 보험약관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보험금 심사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다수의 보험사에 제공하고 있다.
빅테크플러스의 ‘홈큐’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다.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보증금 안전진단 기능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앤톡은 국내 모든 법인 기업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경쟁력과 리스크를 진단하는 금융 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금융사와 투자기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MRI’ 솔루션을 개발했다.

심사 결과, ‘올해의 스타트업’으로는 리턴제로가 선정됐다. ‘금융기관이 주목한 우수 스타트업’에는 남도마켓이, ‘투자사가 주목한 우수 스타트업’에는 빅테크플러스가 이름을 올렸다.
수상 기업들에게는 총 1,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실질적인 성장 기회가 주어진다. 2026년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 선발 검토 기회(최대 15억 원 투자), 디캠프 출자 펀드의 우선 투자 검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PoC 지원(기업별 최대 1.2억 원) 등이다.
행사장에서는 또 하나의 시상이 있었다. IBK기업은행의 이재준 과장이 ‘창업자가 직접 뽑은 스타트업 친화 금융기관 담당자’로 선정된 것이다. 금융위원장상이 수여된 이 상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선 금융인의 노력을 인정하는 의미를 담았다.
리턴제로와 기업은행의 협력 사례는 이번 행사에서 우수 사례로 주목받았다.
행사와 함께 금융권 오피스아워도 진행됐다. 금융 분야 45개 멘토 기관과 100여 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총 135건의 개별 미팅이 성사됐다. 강연장 밖 곳곳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마주 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이어졌다.
디캠프 박영훈 대표는 “스타트업과 금융권의 협력 성과를 한자리에 모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복도와 로비에서는 명함을 주고받으며 후속 미팅을 약속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이날의 만남이 또 다른 협력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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