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트업의 사용자 가치 창출을 돕는다’ 라임페이퍼 조수호 대표, 김유진 실장

‘클릭 버튼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생소해 부모님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직업 1위로 꼽힌 UX/UI 디자인 산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가던 조수호 대표. 그에겐 하고 싶은 일이 늘 가슴 한쪽에 남아있었다. 그런데도 창업 생각은 8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못했단다. 창업가 구경이 힘들 정도로 빽빽한 직장인들 틈에서 살던 그에게는 ‘경계선’ 너머의 일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창업이라는 허들을 넘을 수 있느냐’이다. 다시 말해, 정기적으로 받는 월급을 뿌리치고 불안정한 꿈을 좇을 수 있느냐는 건데, 나는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스터디 모임을 통해 그 허들을 넘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직장을 그만둔 지 3년이 지난 끝에 라임페이퍼(LIMEPAPER)를 설립한다. 올해 앱센터(AppCenter)에서 스타트업을 돕는 UX 디자인 실전 교육 프로그램, ‘U-camp(U캠프)‘를 통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라임페이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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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페이퍼(LIMEPAPER)의 멤버들. 왼쪽부터 조수호 대표, 김유진 실장.

디자인공학과 인터렉션사이언스를 전공한 UX분야의 전문가 김유진 씨를 영입했다. 인재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작년에 조수호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 회사에 대한 호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는 디자인 에이전시의 수익모델이 무엇이고, 따라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미 한 번 경험해본 터라 조 대표의 제안을 거절할 참이었다. 그런데 그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방법이 달랐다. 대기업 중심의 디자인 용역은 거의 하지 않을 것이고, 스타트업 업계에서 독보적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좋은 일을 나와 하고 싶고, “이 일을 김유진 씨가 정말 잘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이러저러한 자격조건을 갖고 있으므로 그 일을 해달라는 식이 아니라 일의 비전을 공유하며 같이 일해보자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두세 번 만나 대화를 나눈 뒤에 라임페이퍼에 합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그 신규 사업이 ‘U-camp’인 건가.

기존 교육 프로그램은 강사 자랑을 늘어놓거나 전형적인 이론 위주의 교육이 대다수였기에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전 워크숍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2013년에 사업 아이템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걸 왜 하려고 합니까?”, “돈 없는 스타트업 대상으로 사업이 되겠습니까?”라는 냉소적 평가를 받았다. 오기가 생기더라. 수많은 자료를 참고한 끝에 스타트업 UX/UI의 핵심 가치를 높이는 방향의 워크숍 프로그램, ‘UX 트리거(UX trigger)’를 만들었다. 마침 앱센터에서 ‘B-camp‘를 운영 중인 김진영 로아컨설팅(ROA Consulting) 대표님의 소개로 김세진 앱센터 본부장님을 만나 U캠프를 신설하게 되었다.

UX 트리거‘를 소개해달라.

UX 트리거는 UX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실전 워크숍 프로그램으로써 2014년부터 U캠프라는 작은 플랫폼 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프로토타입을 진단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서비스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지 미리 살펴보게 된다.

UX 트리거는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뉜다. 사용자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핵심 컨셉과 기능을 짜는 ‘UX 액추얼리(UX Actually)’ 단계, 사용자 경험에 맞춘 화면 설계를 해보는 ‘UI 스토리보드(UI Storyboard)’ 단계, 이를 시각적으로 도출해내는 ‘GUI 무드보드(GUI Moodboard)’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단계별로 4시간씩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지만 U캠프에서는 각각 1시간씩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료 과정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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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어떤 걸 배우고 경험할 수 있나.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전문 지식을 전달하고자 함이 아니다. 스타트업이 자생적으로 UX 디자인의 방법론을 내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함이다.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게 아니라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체계화된 템플릿을 제공하면 스타트업은 컨셉을 기술하고, 발표하고, 만들어나가는 절차를 밟는다.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으로, 그리고 ‘3분 이상 말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수강생과 같이 호흡한다. 그러면 스타트업은 그들에게 맞는 각자의 방법론을 가져가서 사업 아이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게 된다.

2기 때 참가했던 팀이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려준 적이 있는데, 발전해나가는 여러 스타트업을 보면서 UX/UI 디자인 실력 내재화 작업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를 측정하려면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U캠프는 한 달 정도 AS 기간이 있다. 양재 사무실에서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자.”고 말한다. 최근에는 참가자분이 자신의 고민이 담긴 시제품을 들고 왔길래 가벼운 상담과 조언을 해드리기도 했다.

U-camp 현황

2014년 4월 1기를 시작으로 4기까지 진행되었고 40여 팀이 U캠프를 거쳐 갔다. “U캠프는 뚫어뻥이다.”, “U캠프는 까스활명수이다.”라는 후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UX 교육에 대한 갈증이 있었지만 그걸 해소해주려는 시도가 없었던 거로 생각한다. 우리는 스타트업의 간지럽던 곳을 긁어준 셈이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설렘보다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수강생의 니즈와 실력이 다양해서 그들을 만족하게 하는 게 가능한지 고민했다. 그런데 우리의 전공 분야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하는 걸 쉽게 정리해놓은 자료인데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1기를 마치고 앱센터에서 물어보더라, “2기 언제 할래요?”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스타트업이 사용자를 얼마만큼 생각하는지를 판단해볼 때, 아직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개발에만 몰두하는 팀이 많다. 스타트업은 사용자 가치를 빨리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 방법론을 강화하는 데에 집중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페이퍼 프로토타이핑(Paper Prototyping;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워킹 프로토타이핑(Working Prototyping)을 진행하거나, 현재 모바일 앱 중심으로 짜여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웹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U캠프는 4시간짜리 압축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데, 짧은 교육 시간에 아쉬워하는 참가자분들을 위해 후속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라임페이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돕는 액셀러레이터가 되고자 한다. 교육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처음 발을 담근 상태이고 큰 그림에서는 투자까지 준비하고 있다.

 

출처원문 : [앱센터 사람들 3] ‘U-camp’로 스타트업의 사용자 가치 창출을 돕는 ‘라임페이퍼(LIM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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