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D #29] 표에서 특정 부분을 세련되게 강조하는 방법
[러비 박성용]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 90년대 중반 국민학교와 초등학교 명칭을 모두 겪은 저에게 앞의 가사는 참 익숙합니다. 바로 학습지 재능교육의 광고에 나오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재능교육 뿐만 아니라 구몬이나 빨간펜 등 다양한 학습지가 있었습니다. 2014년인 지금도 다양한 학습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능을 직접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빨간펜입니다.
– 빨간펜이 답인줄 알았겠지? –
과거부터 이 빨간펜 표시는 채점 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된 도구가 아닐까 합니다. 아마 빨간 색연필하면 다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실 겁니다. 얇은 살색 종이를 돌돌 까면서 채점하는데 쓴 그 빨간펜을 말입니다.
사람은 자기 중심으로 생각한다고 하죠? 그래서 그런지 PT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지금의 저에게 문득 빨간펜의 역할이 와닿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PPT 슬라이드에서도 이 빨간펜처럼 영역을 쳐서 강조할 때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빨간색 영역 강조가 생각보다 세련되어 보이진 않습니다. 또 생각보다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열에 아홉의 직장인들에게 강조 표시를 하라고 하면 이 빨간 네모를 많이 쓸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이 쓸까?
PT디자인 일을 하면 클라이언트에게 원고를 받습니다. 그 원고에서 대부분 강조하는 것은 빨간색 글씨나 빨간색 네모입니다. 10명 중에서 10명 모두 그렇게 사용합니다. 그런데 문뜩 궁금해졌습니다. 왜 그렇게 많이 쓸까하고 말입니다.
빨강색은 노랑색과 더불어 채도가 가장 높은 색입니다. 채도가 가장 높다는 것은 색깔이 그만큼 깨끗하면서 눈에 잘 띄인다는 의미입니다. 빨간 색연필과 노랑 형광펜이 많이 쓰이는 이유도 이와 같은 원리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빨간펜을 통한 채점 표시덕에 그것이 눈에 잘 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익숙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빨간 네모로 강조하는 이유가 이 같이 과거의 경험때문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아래와 같이 정말 빨간펜으로 표시하는 듯한 느낌을 내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간 연필 자국과 같은 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파워포인트에서 만들기는 힘듭니다. 또한 저렇게 표현하는 애니메이션도 설정하기도 힘듭니다.
– 이 느낌을 원하셨습니까? –
결국, 빨간 원 표시가 강조되는 것을 삶의 경험으로 부터 알고 있지만 위처럼 만들지를 못합니다. 그 대안이 가운데가 텅 빈 빨간 네모 또는 원을 만드는 것이고 대부분 통용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학적, 통계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저의 추측)
생각보다 덜 강조되어 보인다
필기 방식에서 사용되는 빨강펜 강조 방식이 슬라이드에서 표현되면 생각보다 강조가 덜 되어 보입니다. 이는 빨강펜의 질감과 선의 두께 그리고 원의 모양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슬라이드에서 만드는 방식은 얇은 빨간 윤곽선을 가진 네모나 원을 만들기 때문에 필기 방식처럼 느낌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선을 두껍게 해봐도 큰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되려 텍스트들을 가려 보기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
빨간 네모 같은경우 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정 행이나 열을 강조하기 위해서 빨간색 네모를 만듭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강조된 느낌이 살지 않습니다. 더 부각시키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놔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좀 더 강조되어 보일까요? 방법은 쉽습니다. 빨간색 선을 좀 더 두껍게 하고 그림자 효과를 주면 됩니다. 빨간색 선만 표시하면 티가 잘 안납니다. 그림자 효과를 함께 주면 강조한 부분이 튀어나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더 강조되어 보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있다
하지만 표에서 강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이 방법이 스크린을 통해 보는 PPT에 좀 더 적합하고 좋은 방식입니다. 이것은 위의 “두꺼운 빨간선+그림자” 효과보다 훨씬 더 시각적인 강조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아래처럼 특정 행이나 열의 색깔을 채우고 글씨색을 필요에 따라 바꿔주는 것입니다. 참 쉽죠? ‘이게 다야?’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대부분 이 방법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저 습관처럼 빨간 네모부터 만들지는 않고 있습니까?
– 똑같은 강조이지만 무엇이 더 깔끔하고 세련된가? –
실제로 직접 두가지 경우를 놓고 보면 훨씬 비교하기 좋습니다. 순간적으로 봤을 때 좀 더 눈의 띄는 것은 행이나 열에 컬러를 입힌 쪽입니다. 왜냐하면 컬러의 대비가 크기 때문입니다.
빨간 네모만 친 쪽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주변 내용과 스타일이 같습니다. (배경색, 텍스트 컬러와 크기 등) 하지만 오른쪽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컬러 대비도 크고 다른 내용과 디자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훨씬 눈에 잘 띕니다.
물론 위의 내용보다 훨씬 강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강조할 영역의 셀을 따로 더 만들고, 오른쪽 방법을 적용한 후 그림자 효과를 주면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디자인 영역에 가깝습니다. 주업무가 PPT 제작이 아닌 이상, 최소의 노력과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행이나 열에 컬러를 입히고 텍스트 컬러를 바꾸는 것입니다.
더 이상 빨간 네모와 원에 집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손으로 직접 하는 필기 방식에서야 잘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PPT는 엄연히 컴퓨터 작업이고 스크린을 통해 결과물을 확인합니다. 그 결과물은 위의 대조를 통해 확인하셨을 것 입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 더 깔끔하고 세련되면서 눈에 잘 걸리는지는 더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